서울 모 병원 호스피탈리스트 도입 등 약속 후 사흘만에 복귀

내과 전공의들의 파업, 중도수련포기, 정원 미달 등의 헤드라인이 연일 언론을 달구는 가운데 최근 서울 모 병원 내과 전공의들이 단체 파업에 나서는 일이 벌어졌다.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병원측의 답변을 듣고 사흘만에 파업은 철회됐지만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정원미달과 높은 업무강도, 부실해지는 수련 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송명제, 이하 대전협)에 따르면 지난 14일 모 병원의 전공의가 파업을 앞두고 답답한 심정을 호소해 왔다고 밝혔다.

업무강도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실해지는 수련을 견디지 못해 내과 전공의 1년차 3명중 2명, 2년차 1명이 사직했으며, 현 상황으로는 내년 전공의 정원을 채울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것.

전공의들은 병원측에 구체적인 해결책 강구를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전공의들이 해결책을 제시하라며 책임을 전가, 결국 15일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사흘간 지속됐고 호스피탈리스트 도입과 80시간 근무시간의 준수 등을 약속받고 현장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내과 전공의들의 파업과 정원미달은 오랜 시간 누적된 문제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며 꼬리를 문 것으로 근본적인 문제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공의들 입장이다.

특히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중환자 비율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각 병원 내과 전공의의 업무량·강도가 증가해 전공의들의 수련과 삶의 질이 하락하는데, 이로 인해 각 년차에서 이뤄져야 할 필수적인 수련내용을 이수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지고 환자를 위한 의료의 질 역시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문제다.

대전협은 내부적인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조 이사는 "근본적인 해결방안 없이 늘어나는 업무는 제한된 정원의 전공의에게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원격의료,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내과의사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미래의 내과의사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정책을 무분별하게 추진하고 있어 문제가 크다"며 "최근 정부시범사업시작으로 공식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호스피탈리스트의 고용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대전협은 전공의를 위한 단체"라며 "앞으로 대한민국 전공의들이 힘들어하는 곳이면 전국 어디든 찾아가 고민을 듣고 해결을 돕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