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서울병원, 학제간 협업진료 심포지엄 개최... 다학제진료 2차병원에도 수가 지급해야

▲ 순천향대 서울병원이 23일 제1회 학제간 협업진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열정 페이' 즉 무급 또는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적은 월급을 주면서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말이다. 열정 페이란 단어가 병원 의사들 입에서 튀어 나왔다.

23일 순천향대 서울병원이 제1회 '학제간 협업 진료 심포지엄'을 개최한 자리에서였다.

지난해 8월 1일부터 보건복지부는 환자 만족도 향상과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다학제진료를 하는 병원에게 수가를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상급종합병원 외래를 방문하는 암 환자에 한한다는 단서가 붙은 내용이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수가가 책정되기 전부터 소화기내과와 외과 등에서 다학제진료를 해 왔다. 그런데 상황이 애매해진 것은 올해 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서 탈락해 2차병원으로 지정되면서부터다.

2차병원이 됐다고 해서 다학제진료를 중단할 수 없고, 그렇다고 수가라는 동력을 잃은 상태에서 더욱 강하게 추진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현재 다학제진료의 수가는 의사 4명이 참여할 경우 11만 3000원, 5인 이상이 참여할 경우 14만 1000원 정도가 책정돼 있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가는 아니지만 존재하던 것에서 없는 것이 된 상태라 그야말로 난감한 상황이 된 것이다.

심포지엄에서 병원 경영진은 고민은 있지만 다학제진료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유성 원장은 "환자를 위한 치료에서 3차와 2차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수가를 받을 수 없게 됐지만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다학제진료를 중단할 수 없다. 미래를 위한 투자와 준비라 생각하고 암이 아닌 다른 진료과에도 확대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행 의지를 보였다.

▲ 2차병원에서 의료진의 열정페이만으로 다학제진료를 끌고 가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다학제진료에 참여하는 의료진은 의도는 좋지만 현실적인 고려를 요구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감염내과 김태형 교수는 "과거와 달리 의사의 역할이 달라져 다학제진료는 필수적 요소가 됐다. 정보를 독점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환자와 공유하고, 환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그럴려면 다학제진료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런 역할을 의사들의 열정만으로 채우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는 병원의 시스템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다학제진료가 수가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확실히 다운된 것은 사실"이라며 "환자나 의료진의 니즈와 효과는 확실하기 때문에 병원에 정착됐으면 좋을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또 "의료진의 희생과 노력만으로 다학제진료를 끌고 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학제진료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의료진에게 수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환자를 위한 의료질 향상을 위해 다학제진료를 한다고 표방하면서 종합병원에 수가를 책정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는 "2차병원이라도 다학제진료를 잘 하는 병원이 많은데 제도에 막혀 시행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환자를 3차병원으로 쏠리게 하는 것"이라며 "역량이 있는 종합병원에도 다학제진료를 허용해 더 많은 환자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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