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의 요구사항을 가장 먼저 실행해 긍정적인 답을 얻어낸 사례는 삭사글립틴을 대상으로 한 SAVOR-TIMI 53 연구로, DPP-4 억제제의 심혈관 안전성을 최초로 입증했다. 연구는 심혈관질환의 과거력이 있거나 위험도가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 6492명을 대상으로 2.1년간 삭사글립틴 또는 위약군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했다.

삭사글립틴 안전성 검증으로 출발
최종적으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을 이미 동반했거나 고위험군인 환자에게 삭사글립틴과 위약을 비교한 결과 심혈관 원인 사망, 심근경색증, 허혈성 뇌졸중 복합빈도에 차이가 없었다. 세부적으로는 24개월 후 심혈관사건 복합빈도가 삭사글립틴군은 7.3% 대 위약군 7.2%(P=0.99)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심부전 입원율, 관상동맥 재형성술, 불안정형 협심증을 더한 2차 종료점 역시 각각 12.8% 대 12.4%(P=0.66)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에 이르지 못했다. 이로써 삭사글립틴은 FDA에서 제시한 심혈관 안전성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심부전에 의한 입원 가능성을 본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삭사글립틴군에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이 위약군보다 27% 높게 나오면서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3.5% 대 2.8%, P=0.007). 서울의대 임 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삭사글립틴에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이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오면서 이를 설명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진행됐는데, 결국 약물관련성은 찾지 못했다”면서 “이후 추가로 나오는 연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 최종적으로는 안전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췌장 관련 부작용 이슈 가라앉아
인크레틴 기반 약물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췌장 관련 부작용 이슈도 삭사글립틴의 하위분석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대체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다. 과거 GLP-1 수용체가 췌관세포에도 풍부하게 존재해 베타세포와 마찬가지로 인크레틴 기반 치료의 결과 췌관세포 증식이 일어난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면서 DPP-4 억제제의 췌장염·췌장암과 관련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2014년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발표된 SAVOR-TIMI 53 하위분석결과에 따르면, 췌장염 발생 환자가 삭사글립틴군에서 33명 대 위약군 30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췌장염이 확진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도 삭사글립틴군 24명 대 위약군 21명이었다.

알로글립틴 연이어 출격
SAVOR-TIMI 53과 동시에 발표된 EXAMINE 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이면서 최근 90일 이내 급성관상동맥질환으로 진단된 5380명을 대상으로 평균 18개월간 알로글립틴 투여 시 심혈관질환 발생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살펴봤다. 분석결과 알로글립틴군의 심혈관사건(심혈관 원인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이 11.3%로 위약군의 11.8%와 비교해 차이가 없었다. 이 외에 저혈당증, 암, 췌장염, 투석 등의 유해사건 발생률도 양 그룹에서 비슷했다. 최종적으로 두 연구의 약물 모두 1차 종료점 위험을 무사히 통과하면서 신규 혈당강하제의 심혈관 안전성과 관련해 굳히기에 돌입하는 형국이다.
                                                                                  박미라 기자 mrpark@monews.co.kr

 

SAVOR-TIMI 53 연구에서 제기된 DPP-4 억제제의 심부전 관련 안전성에 대해서는 EXAMINE 연구의 사후분석과 새롭게 보고된 TECOS 연구가 답을 주고 있다. EXAMINE 연구 하위분석의 결론은 알로글립틴이 고위험, 저위험군을 막론하고 심부전 입원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로글립틴은 심부전 병력이 있거나 높은 BNP(brain natriuretic peptide) 수치를 나타내는 고위험군에서도 위약군 대비 심부전 입원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EASD)는 올해 초 발표한 고혈당 관련 공동성명 업데이트판을 통해 “(EXAMINE 연구에서) 알로글립틴이 심혈관질환 또는 심부전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계열 약제의 또 다른 임상연구에서 심부전 입원율 증가가 보고됨에 따라, 양 학회는 DPP-4 억제제의 계열특성과 관련해 심부전 입원 위험에 의문부호(?)를 달며 여전히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었다.

프랑스 로레인대학의 Faiez Zannad 교수팀은 DPP-4 억제제의 심부전 위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알로글립틴의 영향 유무를 명확히 하기 위해 EXAMINE 연구에 대한 사후분석을 실시했다(Lancet 2015;385:2067-2076). 앞서 보고된 EXAMINE 연구는 알로글립틴의 심혈관 안전성을 규명한 사례로, 급성관상동맥증후군 병력의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위약과 비교해 주요 심혈관사건(MACE: 심혈관 원인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사후분석에서 심혈관 사망과 심부전 입원 빈도를 종료점으로 평가했다. 더불어 기저시점의 심부전 병력 유무와 심부전 표지자인 BNP 수치에 따른 빈도 또한 들여다봤다. 그 결과, 알로글립틴과 위약군의 심혈관 사망 및 심부전 입원 빈도는 7.4%(201명) 대 7.5%(201명)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hazard ratio 1.00, P=0.976). 이 같은 결과는 기저시점의 심부전 병력자(0.90, P=0.221)와 비병력자(1.14, P=0.337) 모두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BNP 수치가 상위 25%에 있는 환자군으로 심부전 위험이 가장 높은 경우에도, 알로글립틴은 위약 대비 심혈관 사망 및 심부전 입원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았다(0.90, P=0.420).

한편 EAXIMINE 연구에서는 MACE 종료점을 전체 사망률,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인한 응급 재형성술, 심부전 입원까지로 확대해 치료·관찰이 이뤄졌다. 결과는 알로글립틴군 16.0%(433명) 대 위약군 16.5%(441명)로 양 그룹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0.98, P=0.728). MACE 가운데 심부전 입원이 처음 발생한 경우는 3.1%(85명) 대 2.9%(79명)으로 역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1.07, P=0.657).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TECOS 연구는 DPP-4 억제제 시타글립틴을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 심부전에 이르기까지 전체 심혈관사건에서 광범위한 안전성을 구비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이 시타글립틴군과 위약군 모두에서 3.1%로 차이 없음을 보고하면서, 다른 DPP-4 억제제가 보였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의혹을 잠재우는 역할을 했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 사망률 역시 각각 7.3% 대 7.2%로 차이가 없었다.

연구는 50세 이상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 4735명(ITT 분석 1만 4671명)을 시타글립틴 또는 위약군으로 분류해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에 참여한 대상군은 기저시점에서 평균 11.6년간 당뇨병을 앓고 있었으며, 당화혈색소(A1C) 평균 7.2%에 수축기혈압 135mmHg, 이완기혈압 77mmHg, LDL-C 91.2mg/dL, HDL-C 43.5mg/dL, 중성지방은 166mg/dL이었다.

심혈관 1차 종료점은 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 불안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의 최초 발생빈도를 평균 2.84년간 추적관찰했다. 2차 종료점은 1차 종료점의 각 인자별 발생, 치명적 및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치명적 및 비치명적 뇌졸중,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부전 입원 또는 심혈관 사망에 대한 통합적 평가로 2.87년간 추적관찰했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은 3.02년으로 가장 긴 기간동안 관찰했다.

3.0년(중앙값)의 관찰결과, ITT(intention-to-treat) 분석에서 1차 종료점 복합빈도는 시타글립틴군 11.4% 대 위약군 11.6%로 두 그룹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심혈관 1차 종료점 결과에 있어서 위약군 대비 시타글립틴군의 비열등성이 검증된 것이다(hazard ratio 0.98, P=0.65). 이와 함께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은 시타글립틴군 7.5% 대 위약군 7.3%(P=0.88), 심혈관 사망률은 5.2% 대 5%(P=0.71)였다. 특히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률은 양 군 모두에서 3.1%로 차이가 없었다(hazard ratio 1.00, P=0.98). 추가적으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 또는 심혈관 사망률은 7.3% 대 7.2%였다(hazard ratio 1.02, P=0.74). 또 급성 췌장염 발생이 0.3% 대 0.2%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췌장암 역시 0.1% 대 0.2%로 시타글립틴군에서 증가하지 않았다.

경희의대 전 숙 교수(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는 “일부 연구에서 DPP-4 억제제가 심부전 입원율을 증가시킨다고 나오면서, 처방해도 괜찮을까라는 불안감이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DPP-4 억제제 성분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시타글립틴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심부전 환자의 입원율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밝혀지면서, 심부전 문제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실마리를 푼 셈”이라고 설명했다.
                                                                                                         임세형·박미라 기자

 

TECOS 연구에서 시타글립틴이 심혈관 아웃컴에서 위약과의 비열등성, 즉 안전성을 입증했지만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고 임상에 적용해야하는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본지는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 현장에서 TECOS 주요저자인 영국 옥스퍼드대학 Rury Holman 교수(사진)를 만나 연구의 의미와 향후 임상에 미칠 파급력에 대해 들어봤다.

- TECOS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우선 DPP-4 억제제를 많이 사용하는 상황에서 세번째 연구가 나옴으로써 다시 한번 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SAVOR-TIMI 53, EXAMINE 등 다른 DPP-4 억제제 심혈관 아웃컴 연구에서 대두된 심부전 위험도가 TECOS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시타글립틴이 세부적인 심혈관 위험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그 밖에 췌장염 및 췌장암에서도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TECOS 연구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동반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최초의 DPP-4 억제제인 시타글립틴의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 앞선 연구와 비교해 최대 관전 포인트는?
TECOS를 포함해 SAVOR-TIMI 53, EXAMINE 연구에서도 1차 심혈관 아웃컴을 평가한 결과 유해성도 없고 혜택도 없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췌장염 및 췌장암에 대해서도 위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앞선 연구에서 심부전 위험의 가능성이 제시된 가운데 TECOS는 심부전 위험의 의혹을 해소시켰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심부전이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2번째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심혈관사건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더 의미가 있다고 본다. SAVOR-TIMI 53 연구에서는 심부전 입원 위험도가 27%, EXAMINE에서 19% 증가한 것으로 보고된 반면 TECOS에서는 0%로 나타났다. 약물별 효과가 다를 수 있고 연구에 포함된 환자군이 다를 수 있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 이번 연구가 향후 임상에 미칠 영향은?
일단 연구결과가 나왔더라도 지금까지의 처방경향에 큰 변동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가이드라인에서 DPP-4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와 관련해 긍정적인 변화가 반영될 것으로 본다. 또한 일부 심혈관 위험성이 높은 환자에서도 DPP-4 억제제의 자유로운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임세형 기자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