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료 효과 없거나, 성폭력 위험 수준 있는 성도착증 환자 등에서부터 치료 권고

성폭력 위험 수준이 높거나, 이미 범죄 이력이 있는 환자들의 치료는 어떻게 시행되야 할까?

전문가들은 성충동 약물치료의 부작용을 감안해 인지행동치료(CBT)와 심리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한다.

성충동 약물치료는 소위 화학적 거세라고 불리는데, 우리나라는 2011년 7월부터 성범죄자의 성욕을 억제하는 호르몬 치료를 통해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했다.

약물치료는 환자들의 성적 생각과 강도, 자위 빈도 등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반면 부작용도 무시하지 못한다. 흔한 부작용에는 △열감 △체중증가 △우울감 △고환크기 감소 △근육통 △고밀도 감소, △체모감소 △혈당수치 등이 있다.

▲ ⓒEnd Sexual Violence in Conflict

현재 시행되고 있는 성충동 치료의 경우, 초치료에서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권하지 않고 있으며, CBT 등을 통해 기존의 성적활동과 성욕에 영향없이 도착적인 환상, 행동 등을 조절하는데 초점을 맞춰 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초치료에서 특별한 효과를 보지못한 환자 △성폭력 위험 수준이 있는 접촉성 성도착증(강간, 소아기호 위험 없는 노출증) 환자 △가학적 성적환상 및 행동을 동반한 환자 △물리적 폭력까지 가하는 환자들의 경우 환자의 심각도에 따라 약물치료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기존의 성적활동과 성욕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면서 성적 환상과 행동 등을 조절하는 것부터 성적 활동과 성욕을 완전히 억제시키기까지 그 범위는 넓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약물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SSRI) 계열인 플루옥세틴(fluoxetine)과 파록세틴(paroxetine)과 사이프로테론 아세테이트(CPA),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MPA), 장기지속형 GnRH 유도체 등이 있다.

용법은 초치료 시 매일 환자에게 약물을 최소 40㎎에서 최대 60㎎ 투여하는게 일반적이다. 불안, 우울, 강박 증상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 SSRI 계열 약물에 CPA가 병용 처방된다.

성폭력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장기지속형 GnRH 유도체 치료 수준을 통제하기 위해 테스토스테론 수준을 먼저 측정한 후, 일탈적인 성적 행동 재발 위험을 조절하기 위해 CPA와 GnRH 유도체를 치료 한달 간 병용 할 수 있다.

성적활동과 성욕을 완전히 억제시키는 것이 필요한 환자는 장기 지속형 GnRH 유도체 외에 항안드로겐 치료제를 사용하고 또는 SSRI를 적절히 추가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부연설명이다.

국립법무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재우 교수는 "특히 성폭력 범죄자들의 경우 약물치료만으로는 성폭력에 대한 사실과 틀린 신념을 변화시킬 수 없어 획기적인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약물치료와 CBT 등과 같은 정신학적 개입이 함께 이뤄져야 효과적인 치료 개입이 될 수 있다"면서 "향후 대규모 표본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약물 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했을 때 나타나는 영향 등을 추적관찰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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