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에서 족부전문병원으로 자리잡은 최경진정형외과

▲ 조주원 원장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경영 전문가들은 개원의들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병원을 전문화·특성화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특히 정형외과나 외과처럼 수술이 중요한 옵션이 되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이런 가운데 서울 중구 신당동에 자리한 최경진정형외과가 기존의 특성화 개념을 깨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방법으로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무지외반증 수술 4000회…족부전문병원 정착

2000년 초반까지만해도 무지외반증은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기에는 중증도가 낮고, 개원가에서는 수술하는 병원이 거의 없는 애매한 질병이었다.

▲ 최경진 정형외과는 무지외반증 수술 4000례를 돌파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이런 상황에서 기회를 알아챈 것이 최경진정형외과다. 정형외과 의사들이 관심 있게 여기지 않았던 무지외반증,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단지증 등을 치료하고 수술하는 병원을 오픈한 것. 병원은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무지외반증 수술 4000회라는 개원가에서 찾기 힘든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개원 초기부터 지금처럼 탄탄대로는 아니었다는 것이 조주원 원장의 말이다. 병원을 열 당시 족부전문병원으로 차별화를 했기 때문에 성공적인 안착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에 차 있었다고.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고 한다.

조 원장은 "차별화라는 무기를 갖고 병원을 오픈했지만 생각만큼 환자가 많지 않았다"며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아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컸던 시기였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초기 캄캄했던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조급한 마음을 뒤로 하고 병원에 찾아온 환자에게 최선을 다한 것이 지금의 최경진정형외과를 만든 힘이라고 했다. 조 원장은 "매체 홍보를 통한 환자 증가는 잠깐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병원에 찾아온 환자에게 잘 하자는 생각을 했다"며 "이미지 등을 이용해 발이나 발목을 해부학적으로 설명했다. 또 환자의 눈높이에서, 환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환자 목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라

환자의 통증에 예민하게 반응했던 것도 병원이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무지외반증 등의 족부통증으로 대학병원을 방문하면 돌아오는 의료진의 대부분은 "쉬세요"라고 말한다.

조 원장은 "참으라는 의사의 말 때문에 환자는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닐 수밖에 없게 된다"며 "통증을 느끼는 환자가 오면 왜 통증을 느끼는지 설명을 하고, 통증관리를 한다. 이후 통증의 원인을 해소할 수 있는 관리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 최경진 정형외과는 ESWL 등 다양한 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입소문만으로 환자가 증가했다. 더불어 족저근막염이나 아킬레스건염, 단지증, 발가락변형, 평발 등 발과 관련된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이러한 수술 건수가 1935건이나 됐다.

현재 병원에는 최경진 대표원장과 조주원 원장 그리고 1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여기에 발이 불편한 사람들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전자동 족압 측정 및 보행 분석기계와 족저근막염이나 아킬레스건염 등 통증치료에 효과가 있는 체외충격파 치료기(ESWT) 등도 갖추고 있다.

조 원장은 "무지외반증 수술은 큰 수술도 아니고 전신마취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한시간 정도 수술하면 되고, 다음날이면 걸을 수 있는 질병"이라며 "몇 년 사이 4000건이라는 무지외반증 수술을 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합병증이나 재발, 감염 등의 부작용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처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뇨발로 불리는 당뇨병성족부질환과 류마티스성 족부질환으로 최경진정형외과를 찾는 환자도 많다고 한다. 10%가량의 사람이 당뇨병에 시달리는데 이 중 15~20% 이상이 당뇨발로 고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렇게 봤을 때 당뇨발 관리는 매우 중요한 치료임에 틀림없다.

조 원장은 "당뇨발에서 중요한 것은 궤양치료다. 환자가 오면 우선 소독 등을 통해 상처를 치료하고, 살이 빨리 차오르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전족부는 6주 후족부는 8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류마티스로 인해 생긴 발가락 기형이나 굳은살 등이 생긴 발도 치료한다"고 말했다.

직원 교육 게을리 해선 안돼

최경진정형외과는 개원가지만 직원 교육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개원가의 취약점인 내부직원 재교육이라는 헛점에 빠지기 않기 위해서다.

조 원장은 "아직도 세팅이 안 됐다라는 생각으로 한 주는 의사들이 교육을 하고, 다른 주는 외부에서 환자를 대하는 방법 등에 대해 교육을 받는다"며 "돈을 들여 하는 홍보가 아니라 본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잘 하는 것이 최고의 홍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