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이현석 회장

▲ 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장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최근 3개월가량 국내외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이현석 회장(고려대 좋은의사연구소)은 제 2의 메르스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해법이 '커뮤니케이션'에 있다고 주장한다.

다가오는 12일 중앙대병원에서 열리는 가을철 학술대회의 주제를 '메르스와 리스크 커뮤니케이션(MERS and Risk Communication)'으로 잡은 것도 그러한 믿음에서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메르스는 종식됐다고 봐야 겠지만, 메르스 위험지역이 아닌 중동에서 온 1번 환자의 병력을 끈질기게 파헤쳐 첫 진단을 내렸던 경우뿐 아니라 의사·환자 간 커뮤니케이션, 병원과 정부, 병원과 병원, 그리고 정부와 국민 간의 커뮤니케이션부터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자랑스러운 부분과 안타까운 부분이 혼재돼 있었다.

이 회장은 "1번 환자와 14번 환자의 치료 성패를 가르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야말로 '의사와 환자 간 대화' 아니겠냐"며 "사스(SARS), 신종플루, 에볼라 바이러스 등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감염병들이 창궐하는 현실에서 의학지식만으로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이 이번 사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게 됐다"고 말했다.

즉 커뮤니케이션이란 이제 단순히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에 그치지 않고, 질병의 확산과 위기상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임으로써 사회경제적 비용까지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나 중국 텐진 폭파사건과 같이 국가적인 재난상황에 봉착했을 때 신속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그로 인한 루머는 차단함으로써 위험성을 알리되 패닉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회장이 말하는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단기 손실만 10~20조에 달하는 사회경제적 손실과 국가 브랜드의 실추과정을 지켜보면서 "메르스 관련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와 고찰을 철저히 하고, 앞으로 있을지도 모르는 위기상황에 대비해야 겠다는 각오로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메르스와 커뮤니케이션' 각계 전문가들 시각 균형있게 다뤄

이러한 다짐은 당일 학술대회 프로그램만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와 의료계가 함께 메르스 사태에 대한 해법을 고민해 보자는 의미에서 내노라 하는 국내 커뮤니케이션학 석학들과 현장 경험자들을 연자로 모셨으며, 강연 순서에도 신경을 썼다.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개괄부터 메르스 후 정신건강 지원에 관한 부분까지 7개의 주제 강의가 스토리텔링을 이루는 구조다.

우선 첫 번째 세션은 학회 전 회장이었던 단국의대 박일환 교수(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가 좌장을 맡았고, 한국소통학회 직전 회장인 김연종 교수(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과)가 문을 연다. 김 교수는 '공론장과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이란 제목의 기조 강연을 통해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개괄적인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다음 두 번째 세션은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한 이병관 교수(한양대 광고홍보학과)와 노환규 전 의협회장(흉부외과 전문의)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각각 '리스크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메르스와 의료커뮤니케이션'이란 주제로 커뮤니케이션학과 전 의협회장으로서 메르스에 대한 관점을 풀어나가게 된다.

오후 세션에서는 보다 실질적이고 현장감 있는 내용들로 흥미를 더 했다.

메르스 사태 때 의료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했던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이재갑 홍보이사(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를 섭외했고, 간호계 대표로는 분당서울대병원 신명진 간호사(감염관리실)가 참석해 메르스와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경험과 생각들을 나눈다.

미디어 쪽에서는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백혜진 회장(한양대 광고홍보학과)이 참석하고, 마지막으로 경희의대 백종우 교수(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메르스와 정신건강: 재난 후 정신건강지원'이란 제목 하에 메르스 완치 환자 및 격리 해제자, 유가족 등에 대한 정신적 트라우마 케어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이현석 회장은 "내 입장만 전하려 하다보면 왜곡되기 쉽다. 의료계 내부의 좁은 관점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성을 더하기 위해 신문방송학과 선생님들을 세 분이나 모셨다"면서 "학술대회 흥행 여부에 관계 없이 메르스 역대 소중한 자료로 남길만한 뜻깊은 행사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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