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A, 고도비만수술 사망률 1% 이하 ... 수술치료와 비수술치료 비교연구

▲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8일 NECA 컨퍼런스룸에서 '고도비만 수술 안전강화'라는 주제로 원탁회를 개최했다.

고도비만 환자에서 수술치료가 비수술치료보다 체중 감소는 물론 비용·효과적인 면에서도 가장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특히 고도비만수술로 인한 사망률이 1% 이하로, 그만큼 안전한 수술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권진원 박사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권진원 박사(경북대 약대)는 8일 열린 '고도비만수술 안전강화를 위한 원탁회의'에서 국내 고도비만환자를 대상으로 비수술치료와 비교해 수술치료의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9개병원의 설문조사와 2009년 건강보험 통계연보, 2009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여기에는 △비수술치료(운동, 식이, 약물 등) 진료비용 △수술치료 비용 △수술 후 외래 추적관찰비용 △수술 후 합병증 동반질환(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포함됐다.

분석결과 수술치료가 비수술치료와 비교했을 때 분석기간 약 1년동안 체중감소율 1%를 증가시키기 위해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의료비용은 약 50만원이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평생의 분석기간 동안 1인당 기대의료비용은 비수술군이 16,392,886원, 수술군에서 17,914,487원으로 수술군에서 1,521,601원 더 소요됐다. 하지만 질보정수명(QALY)를 분석한 결과 비수술군에서 15.43, 수술군에서 16.29로 수술군에서 0.86 QALY가 더 높은 결과가 나왔다.

권 박사는 "연구결과 고도비만 환자에서 수술치료가 의료비용은 높으면서, 효과는 좋은 대안"이라면서 "만약 환자가 약 200만원 이상의 지불 의사가 있을경우, 비수술치료보다 수술치료가 비용효과적인 면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고도비만 환자에서 시행되는 비수술적치료(운동·식이요법, 약물요법)의 성적은 양호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제의대 강재헌 교수(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는 "대부분 5년 이내 다시 체중 증가를 경험하고, 비수술적 치료에 대한 부작용, 특히 약물 부작용으로 새로운 질병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고도비만 수술은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만큼, 높은 비용이 여전히 걸림돌이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 2월 '2014∼2018 건강보험 중기보장성 강화 계획'을 발표함과 동시에 2018년부터 비만 수술 치료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룡 건강보험공단 급여보장실장은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 내 '비만대책위원회'를 꾸려 고도비만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 및 보험급여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당초 계획한 18년도 보험급여 시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도비만수술 안전합니다"

▲ 고려의대 박성수 교수

6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고도비만수술이 사망률이 1%도 안 되는 안전한 수술법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려의대 박성수 교수(안암병원 위장관외과)는 현재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고도비만 수술법은 총 3가지로 △위밴드술 △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술 등이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비만대사 수술군이 비수술군에 비해 사망 위험도가 5년간 89% 감소했으며, 합병증 발생 및 사망률이 각각 최대 6%, 0.1%에 그쳤다. 합병증에는 위밴드 수술은 밴드이탈, 위식도역류, 연하곤란, 밴드침식이 있고 위소매절재술은 협착, 위식도역류, 유출, 위우회술은 소장폐쇄, 문합부협착과 내부탈장 궤양 등이 있다.

박 교수는 "현재 국내 당뇨병 유병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한 고도비만 문제도 심각하다. 고도비만 수술 치료를 통해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한 고지혈증, 고혈압, 수면무호흡 등 동반질환 개선이 충분히 가능함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고도비만수술을 통해 제2형 당뇨병의 경우 76.8%의 환자가 완치했고, 고지혈증,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역시 최소 61%에서 최대 85.7%의 완치율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하의대 외과 허윤석 교수는 "고도비만은 일회성 수술치료로 완치에 이를 수 없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므로 외과적 치료와 더불어 가정의학과 및 정신과, 영양학 등 다학제적 관리팀을 구성해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양 비만 환자의 수술 적응증 변화 필요해

현재 고도비만 수술 적용대상은 서양인 기준 BMI 35kg/㎡ 이상이면서, 1가지 이상의 중증 동반질환(당뇨병, 심장질환, 수면 무호흡증 등)이 있거나 BMI가 40kg/㎡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 인제의대 강재헌 교수

미국식품의약국(FDA)는 위밴드술은 BMI 30kg/㎡이상이고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등 비만과 연관된 질환이 적어도 1가지 이상 동반될 경우데도 허가를 하고있다.

하지만 강재헌 교수는 서양환자의 기준이 아닌 동양 비만환자의 수술 적응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동양인은 서양인 비해 동일 체중에서 근육량이 적고 체지방이 많아, 내장비만과 복부 비만 형태를 띠고 합병증 발생률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국내외적으로도 비만환자의 수술적응증을 달리해야 한다는 논의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2011년 국제비만대사수술학회(IFSOAPC Consensus meeting)는 합의문을 통해 △체질량지수 35kg/㎡ 이상이거나, △체질량지수 30kg/㎡ 이상이면서 심각한 동반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지만, 향후 추가적인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명시한 바 있다.

강 교수는 "비용효과 측면의 기준으로 본다면, 보험적용 초기에는 체질량 지수가 35kg/㎡ 이상이면서 1가지 이상의 중증 동반질환이 있거나 BMI가 40kg/㎡ 이상인 경우로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이후 치료 적용기준을 낮춰 대상자들에 대한 수술적 치료의 비용효과 연구결과들이 축적됐을 때, 치료적용 비만 기준을 낮춰 그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가능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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