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과 COPD 감별 전략 제시…‘증후군’에 입각한 단계적 접근전략 권고
천식·COPD·ACOS 정의
천식: 이형접합적인 질환으로 만성 기도 염증이 특징으로 나타난다. 호흡기 증상으로는 천명, 숨가쁨, 흉통, 기침 등을 꼽을 수 있고 반복적으로 다양한 강도의 기류제한과 함께 나타난다(GINA 2015). COPD: 대부분 예방 가능하고 치료 가능하다. 지속적인 기류제한이 특징으로 점진적으로 진행하며 기도의 만성 염증 반응이 강해진다. 악화와 동반질환은 환자의 개별적인 중증도에 영향을 미친다(GOLD 2015). ACOS: 지속적인 기류제한과 함께 천식 및 COPD의 주요한 특징을 동반하는 경우로 정리, 임상현장에서 천식과 COPD의 특징을 공유하는 것으로 진단할 수 있다. 별도의 ACOS 진단은 임상적 페노타입과 기저 메커니즘에 대한 근거를 적용할 수 있을 때까지 규정해서는 안 된다(GINA·GOLD 2015). |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천식-COPD 중복증후군(ACOS)에 대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호흡기내과 Reynold A. Panettieri 교수는 올해 3월 국내에서 열린 Airway Vista 2015에서 “임상적 실체는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의와 임상적용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즉 문제는 명확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전략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천식기구(GINA)와 세계폐쇄성폐질환기구(GOLD)는 지난 4월 ACOS 진단 및 초치료 전략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양 기구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말 그대로 전문가들의 합의를 모은 ‘가이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만성 기류제한을 보이는 환자의 진단 전략과 ACOS로 진단된 경우의 초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동시에 ACOS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천식·COPD와 감별 필요
양 기구는 이번 가이드라인의 주요 목적을 만성 기류제한을 가진 환자에서 천식, COPD, ACOS 진단의 구분으로 꼽았다. 소아·청소년에서 호흡기증상을 동반한 만성 기도질환은 천식이지만, 40대 이상에서는 COPD의 발생 위험도 높아지는 만큼 천식과 COPD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힘들다. 특히 고령 환자에서는 천식과 COPD의 특징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고 만성적인 기류제한의 양상도 보이기 때문이다. ACOS 환자의 비율은 역학연구에서는 15~55%, 임상현장에서 천식과 COPD를 모두 진단받은 비율은 15~20%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GINA·GOLD는 천식과 COPD의 특징을 공유하는 ACOS가 천식, COPD 단독유병 환자보다 삶의 질이 낮고 폐기능 감소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선별을 통해 환자의 상황에 맞춘 치료전략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GINA 가이드라인의 천식 정의, GOLD 가이드라인의 COPD 정의와 함께 ACOS에 대한 합의된 정의를 제시했다. ACOS는 지속적인 기류제한과 함께 천식과 COPD의 주요한 특징을 동반하는 경우로 진단하도록 정리하되 임상적 페노타입과 기저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았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ACOS는 단일질환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폭넓은 인구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많지 않고 기저 메커니즘에 대한 부분도 대부분 밝혀지지 않았다”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정의에서 말하고 있는 부분은 결국 임상적인 특징으로 ACOS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발생시기, 호흡기 증상의 양상, 폐기능, 증상 간 폐기능, 과거력·가족력, 질환 진행 경과, 흉부 x-ray, 악화(급성악화), 기도 염증 등에 따라 천식, COPD, ACOS의 특징을 구분해 정리하고 있다.
‘증후군’에 입각한 단계별 평가전략 강조
가이드라인에서는 천식과 COPD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환자를 선별하는 전략으로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 대한 단계적(stepwise) 접근을 총 5단계로 구분해 제시하고 있다. 우선 만성 기도질환 여부를 확인하고, 환자의 증상이 천식과 COPD 어디에 더 가까운지 확인한다. 그 이후 폐기능 검사를 통해 기류제한의 성향을 확인한 후 초치료를 시행하거나 평가 결과에 따라 전문기관으로 전원시키도록 하고 있다.
▶ Step 1. 만성 기도질환 확인
가이드라인에서는 만성 기도질환 여부를 1차적으로 확인해 환자의 위험도를 평가함과 동시에 호흡기 증상의 다른 원인을 배제시킬 것을 권고했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는 임상적 병력, 신체평가, 영상의학적 검사, 설문조사를 제시했다.
임상병력에서는 만성기침, 기침재발, 객담, 호흡곤란, 천명, 하기도감염, 천식, COPD, 흡입제 치료, 흡연력, 직업성 공중오염물질 및 실내공기 오염 노출 정도도 확인토록 했다.
신체검사에서는 만성 폐질환 및 호흡기능 부전, 비정상적 청진결과 여부를 확인하고, 영상의학적 평가에서는 초기 단계의 질환 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흉부 x-ray, CT에서의 비정상적 소견 여부도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 Step 2. 천식·COPD·ACOS의 증후군 차원에서 진단
가이드라인에서는 천식, COPD, ACOS의 분류를 위해 다각도에서 관련 인자들의 평가를 주문했다. 평가해야 할 인자로는 연령, 증상(증상발현, 증상진행, 다변성, 계절성, 간헐성, 지속성 등), 과거력, 사회·직업적 위험인자, 흡연력, 폐기능, 이전의 진단 및 치료 경력, 증상에 대한 치료 등을 제시했다.
이후에는 천식과 COPD 중 어디에 가까운지 경향성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체크리스트를 제공, 천식 또는 COPD에 해당하는 항목이 3개 이상이면서 다른 대체 진단이 없을 경우 천식이나 COPD로 진단하도록 했다. 천식과 COPD에서 비슷한 개수의 특징이 나타난다면 ACOS를 고려하도록 했다. 단 GINA·ACOS는 “전형적인 특징이 없을 경우 예측 지수가 낮아지고 다른 질환으로의 진단을 배제할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평가를 당부했다.
▶ Step 3. 폐기능검사
진단 후 만성 기도질환이 의심될 경우에는 폐기능검사를 필수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초기에 만성 기류제한을 진단하거나 배제시키는 과정으로 불필요한 임상치료를 피할 수 있고 다른 연구의 시작을 연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GINA·GOLD는 “폐기능검사는 만성 기류제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천식과 고정기류폐쇄, COPD, ACOS를 구분하기에는 변별력이 낮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가이드라인에서는 “최고노력성호기량(PEF)이 폐기능검사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1~2주 이후에도 높은 변동성이 나타난다면 천식 진단을 뒷받침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폐기능검사는 1회 시행으로 확진할 수 없고 임상적인 표현형(phenotype)에서의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Step 4. 초치료전략
평가결과 천식, COPD, ACOS로 진단되는 방향에 따라 초치료 전략을 다르게 제시하고 있다. 진단이 천식 단일질환에 가까울 경우 GINA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치료하도록 했다. 약물치료는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기반으로 구성하고 필요할 경우 지속형 베타-2 작용제(LABA)나 지속형 항콜린제(LAMA)와 함께 사용하도록 했다.
COPD 단일질환으로 진단될 경우 GOLD 가이드라인에 따라 치료하도록 했다. 약물요법은 증상을 우선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관지확장제(LABA, LAMA 단독 및 병용요법)를 투여하도록 했고 ICS 단독요법은 금기로 했다.
천식과 COPD의 양상이 균등하게 나타난 ACOS는 기본적으로 천식에 입각해 치료를 시작하도록 했다. 즉 ACOS에서 ICS의 역할에 무게를 둔 것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ICS가 질환 이환과 관리되지 않는 천식 증상으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ACOS 약물치료는 저용량 또는 중간용량 ICS로 시행하고, LABA·LAMA를 추가해 병용요법으로도 시행한다. 천식의 양상을 보일 경우 ICS 없이 LABA 단독요법으로는 치료하지 않도록 했다.
▶ Step 5. 전문 의료기관 전원
가이드라인에서는 ACOS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만큼 1차 의료기관에서 전문 의료기관으로 전원해야 하는 환자군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가 나타나는 환자 △기관지 확장증, 기관지염, 폐섬유화증, 폐동맥고혈압, 심혈관질환, 호흡기증상 등 다른 진단들을 배제했을 때 진단이 불명확할 경우 △천식 또는 COPD로 의심되면서 비정형적이거나 객혈, 체중감소, 열, 기관지확장증, 구조적 폐질환 등이 있을 경우(추가적인 폐진단 필요) 등을 제시했다.
GINA·GOLD 공동 가이드라인 주요 권고사항 - 천식과 COPD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않고 특히 흡연자, 고령에서는 더 어렵다. 일부 환자에서는 천식과 COPD의 임상적 특징이 모두 나타나는데 이를 천식-COPD 중복증후군(ACOS)으로 명명한다. - ACOS는 단일질환이 아니다. 여기에는 기도질환의 다른 페노타입(phenotype)을 가진 환자들이 포함된다. 이는 천식과 COPD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기저 메커니즘의 범위를 파악해야 한다. - 만성 기도염증 여부를 파악하고 천식, COPD, ACOS의 특징에 대해 증후군적(syndromic) 분류를 기반으로 한 단계별 접근전략을 제언한다. - ACOS의 최초 인지와 치료는 1차 의료기관에서 시행할 수 있지만, 확진을 위해 전문 의료기관으로 전원할 것을 권장한다. - 임상적 효과 및 안전성에 입각한 초치료 권고사항은 다음과 같다. : 천식 특징을 보이는 환자들에게는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를 비롯한 적절한 조절제 치료전략을 처방한다. 단 장기간 기관지확장제 단독요법은 권고하지 않는다. : COPD 특징을 보이는 환자에게는 기관지확장제 또는 복합제 등 적절하게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전략을 권고한다. 하지만 ICS 단독요법은 권고하지 않는다. : ACOS에 대해서는 저용량~중간용량 ICS(증상 수준에 따라 결정), 여기에 LABA ± LAMA 요법도 일반적으로 요구된다. 천식의 특징이 강하게 나타날 경우에는 LABA 단독요법은 피하도록 한다. : 만성 기류제한이 있는 모든 환자들은 다른 임상적 문제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는 금연, 육체활동, 동반질환 치료 등이 포함된다. - 이 가이드라인은 전문가 합의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임상의들에게 중간 정도의 조언역할을 한다. 이후 ACOS의 정확한 특징, 기저 메커니즘, 일반적 문제에 대한 치료전략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