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의과대학 마크 넬슨 교수

세계적인 HIV 치료 석학으로 평가받고 있는 영국의 마크 넬슨 교수가 내한해 국내 도입을 앞두고 있는 새로운 통합효소억제제인 돌루테그라비르에 대한 실제 임상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돌루테그라비르가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제공하면서도 안전성도 확보된 약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다양한 조합의 복합제들의 츨현으로 지금까지 해왔던 스탭 바이 스텝의 칵테일 치료 개념이 깨질 수 있다며 패러다임의 변화도 예고했다.

현재 마크 교수는 영국 런던 첼시앤웨스트민스터병원 고문 의사(consultant physician)이자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의과대학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학 부주임 튜터를 역입하고 있으며, 단체활동으로는 영국 HIV 협회(BHIVA) 집행 위원, 기회감염과 C형 간염 지침 위원회 공동 의장, 현 국제에이즈치료의사협회(IAPAC) 부의장를 맡고 있다.

▲ 마크 교수는 영국 런던 첼시앤웨스트민스터병원 고문 의사(consultant physician)이자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의과대학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학 부주임 튜터를 역입하고 있으며, 단체활동으로는 영국 HIV 협회(BHIVA) 집행 위원, 기회감염과 C형 간염 지침 위원회 공동 의장, 현 국제에이즈치료의사협회(IAPAC) 부의장를 맡고 있다.
Q. 최근에 나오는 복합제제를 보면 인테그라제 억제제를 기반으로 한 복합제들이 대부분이다. 기존의 PI나 NRTI 대비 통합효소 억제제의 장점이 있다면?

가이드라인이나 실제 임상 측면에서 볼 때 최근 HIV 치료에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ART)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인테그라제 억제제에 대한 선호로 점차 방향성이 잡히고 있다.
그 이유는 임상시험에서 나오는 좋은 데이터들과 점차 쌓이고 있는 실제 임상 경험 때문이다. 인테그라제 억제제들이 사용되고 있는 주요 이유를 살펴보면 일단 치료 성분에 대한 데이터들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독성이 적고 1일 1정이라는 복합제의 장점을 이용해서 복약순응도가 상당히 좋기 때문이다. 동시에 약물 상호작용도 적다.

Q. 통합효소억제제 간 차이가 있는가?
HIV 치료제 선택 시 제제가 가지고 있는 유효성, 독성, 약물 간 상호작용이나 내성의 발현,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의 장점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살펴보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인테그라제 억제제라는 동일한 치료제 계열 안에서도 개별 제제별로 차이가 있다. 모든 인테그라제 억제제들이 다 같지는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개별 제제간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차이점 때문에 각각의 제제가 좀 더 잘 적용될 수 있는 환자들도 다를 수 있다.

Q. 그중 돌루테그라비르라는 기존의 통합효소억제제와 어떻게 다른가? 기전적인 설명을 부탁드리면?
기본적으로 인테그라제 억제제의 작용기전은 인테그라제라는 효소에 결합해 작용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서 제제간의 차이는 한 마디로 요약해서 인테그라제에 결합되어 있는 결합 시간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결합 시간의 차이 때문에 인테그라제의 작용을 억제하는 시간에 있어서도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돌루테그라비르가 엘비테그라비르 대비 결합시간이 약 30배 더 길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억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며, 내성 발현이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Q. 임상적 특징은?
일단 인테그라제 억제제 중 3개 제제인 랄테그라비르, 엘비테그라비르, 돌루테그라비르를 비교해 보면 일견 보기에는 유효성(efficacy) 측면에서 임상에서 동등한 결과가 나타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특정 연구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통계 면에서 유의미한(significant) 것은 아니고 우월성 입증은 아니지만, 돌루테그라비르가 랄테그라비르에 대해 비열등성을 보여준 연구 결과가 있다.

그리고 상태가 심한 환자들, 즉 바이러스 수치가 높은 환자들을 보게 되면 랄테그라비르 대비 돌루테그라비르가 효능면에서 월등한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 그 외에도 에파비렌즈나 다루나비르와 비교해봤을 때도 우월한 효능 결과가 나왔던 임상 데이터가 있다. 구조가 같은 계열의 엘비테그라비르와 에파비렌즈의 비교 임상 연구에서는 효과 측면에서 비열등성을 보여준 연구가 있지만, 우월성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이런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동일한 인테그라제 억제제 계열이라 할지라도 차이점이 있다.

두 번째로 독성 측면에서 보게 되면, 인테그라제 억제제 계열의 제제들은 계열 자체가 전체적으로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복약 순응도(adherence) 측면에서 1일 2정 복용을 해야 하는 랄테그라비르 대비 1일 1정 복용하는 트리멕과 스트리빌드는 순응도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다.

Q. 최적의 투여 대상은?
환자의 바이러스 수치가 잘 억제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환자에게 내성이 발현될 수 있다. 그런 경우 내성 장벽이 높은 돌루테그라비르가 큰 장점이 있다. 특히 아직까지 신환자 치료에 있어서 내성이 발현됐다는 보고가 없다. 허가를 받기 위해 진행되었던 제 3상 임상 데이터를 살펴 볼 때 높은 내성 장벽은 돌루테그라비르가 가지고 있는 뚜렷하게 차별화된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랄테그라비르나 엘비테그라비르와 비교해 보면 랄테그라비르는 3년 정도 사용 시 환자 5% 정도에서 내성이 발현된다는 보고가 있다. 엘비테그라비르는 코비시스타트라는 부스터를 사용해야만 약물의 농도를 높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이때 사용되는 부스터인 코비시스타트가 효소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것이 다른 제제들과 상당한 약물 상호작용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Q. 기존의 통합효소억제제의 역할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치료제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은 운이 좋은 것이다. 가장 적절한 약제를 가장 적절한 환자와 매칭시키는 것이기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마다 외모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제가 제일 잘생겼으니까 모든 여자들이 다 저를 선택할 것 같은데 취향이 독특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선택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의사들도 하나의 제제로 모든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별로 환자가 가지고 있는 차이점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딱 맞는 환자를 매치하는 데 있어서 넒은 선택의 폭이 대단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신독성 문제는 어떻게 결론내릴 수 있나?
임상에서 돌루테그라비르가 크레아티닌 수치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신기능 자체를 저하시키는 것은 아니다. 수송체를 차단하기 때문에 크레아티닌 수치가 변한 것이지 신장 기능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스트리빌드의 경우에는 테노포비어의 신기능 문제가 있으므로 신장 기능이 변화할 때 이것이 코비시스타트 때문인지 테노포비어 때문인지 명확하게 구분해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결국 돌루테그라비르나 코비시스타트는 신기능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기보다는 수송체 차단을 통해 그냥 크레아티닌 수치에서만 변화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Q. 신기능측면에서 영국의 사례는 어떤가?
일단 신기능과 관련된 지표들의 작은 변화에 너무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큰 변화가 나타날 때가 주의할 순간이지 작은 변화는 기전 상 예상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요즘 인테그라제 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들 가운데 많은 환자들이 젊은 환자로 신기능이 아주 좋은 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연령대가 좀 높아서 신기능이 다소 감소된 그런 환자들에 대해서는 물론 테노포비어 처방을 하지 않고 있다.

Q. 실제 임상에서 내성문제는 어떻게 정리할 수 있나?
지금까지는 내성이 없었다. 돌루테그라비르 초치료 환자들에 대해서는 임상시험뿐만 아니라 저의 실제 임상, 다른 의사들의 실제 임상에서도 지금까지 내성 보고 건수가 하나도 없다. 미국에서는 2년 째 사용하고 있는데 비해 영국은 돌루테그라비르를 쓴지가 미국만큼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아직 그 경우에 대한 보고가 없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구분해야 할 것은, 기존에 인테그라제 억제제 계열 약제에 내성이 있던 환자들에게는 돌루테그라비르로 처방 변환 시 추가적인 내성이 발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내성이 완전히 발현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보고된 사례가 없다.

Q. 처방의 변화도 예고되는데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나?
HIV 치료에서 가장 큰 패러다임의 변화는 과거에는 NRTI를 기반요법(backbone)으로 해서 여기에 다른 계열의 제제를 결합하는 것이 기본적인 약물치료(regimen)의 철학이었다면 이제는 그 순서가 뒤바뀌고 있다. 새로운 인테그라제 억제제들이 출현하면서 이 계열을 선호하는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세번째 약물을(3rd agent)를 먼저 선택하고 여기에 맞는 기반 요법, NRTI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즉, 완전히 큰 틀에 변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DHHS(미보건복지부)나 BHIVA(영국HIV협회) 가이드라인은 처방을 하는 데 있어서 우리를 이끌어 주는 가이드라인일 뿐 반드시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Q.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환자에게 처방해야하나?
과거에는 의료진 중심, 약제 중심적 접근을 했었다면 이제는 점점 더 환자 중심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환자가 원하는 것, 또 원하지 않는 것을 중심에 두는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환자가 약물에 대한 임상 정보를 잘 알 필요가 있다. 그래서 오히려 의료진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각각의 제제가 지니고 있는 장점이나 단점을 잘 파악해서 환자들에게 설명해줘야 한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환자들이 많은 정보들을 다 알고 오는 시대는 이제 간 것 같고, 오히려 제 환자들을 보면 환자들이 의료진의 선택을 따르고 굉장히 신뢰하고 있는 것 같다.

영국에서는 에파비렌즈 복합제가 많이 사용되다가 이제는 점차 돌루테그라비르로 전환을 하고 있는 동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스트리빌드의 사용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또 일부 의사들은 랄테그라비르를 선호하는데 아마도 장기 데이터가 있기 때문인 것 같지만 돌루테그라비르로 전환되는 동향은 뚜렷한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다른 제제들은 설 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의료진들은 기존에 처방하던 동일한 처방 패턴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개별 환자들, 환자가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 억제 수준, 환자의 필요들, 이러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환자가 장기적으로 복약하면서 좋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고, 또 오래살 수 있도록 하는 약물을 선택을 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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