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트레시바 투제오 격돌

지난 수 년간 잠잠했던 인슐린 시장이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들썩이고 있다.

특히 이번에 나온 제품들은 진정한 1일 1회 요법의 기저 인슐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인슐린에 대한 처방확산과 인식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로운 성분의 트레시바 
인슐린 디글루덱

우선 가장 먼저 국내 허가를 받은 제품은 트레시바로 인슐린 명가인 노보 노디스크사 제품이다. 인슐린 디글루덱이라는 새로운 성분의 신약이다.

트레시바의 특징은 체내 반감기가 지금까지 나온 기저인슐린 중 가장 길다는 점이다. 임상을 통해 확인된 반감기는 kg당 0.6 유닛(Unit)을 투여했을 때 27시간이었으며, 0.4유닛의 경우에는 25.9시간이다. 또 0.8유닛을 투여시에는 23.6시간으로 평균 25.4시간을 자랑한다.

▲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는 트레시바,
기존의 기저인슐린의 반감기가 12시간인 것에 비해면 두 배가량 개선된 것이다. 진정한 1일 1회 인슐린을 구현했다고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세의대 안철우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기존의 기저인슐린은 완벽한 1일 1회 인슐린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면서 "반감기는 약물의 효과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시간을 의미하기 때문에 24시간이 넘게되면 1일 1회 투여도 가능하다. 이러한 점은 인슐린투여로 인한 저혈당을 예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트레시바의 강력한 무기는 인슐린 글라진(제품명 란투스)과 비교한 헤드투헤드 연구이다.

BEGIN ONCE LONG 연구로 명명된 이 연구는 인슐린 경험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2년간 관찰한 것인데 야간저혈당 발생률을 인슐린글라진 대비 43% 가량 줄였다. 이로 인한 혈당 변동율도 4배 가량 더 낮다.

혈당감소 효과는 인슐린 글라진과 유사하면서도 저혈당을 낮춰 안전성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 때문에 유럽시장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은 지난 5월에 허가를 획득했으며, 현재 미국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란투스의 명성을 그대로
투제오 솔로스타

이와 함께 최근 허가를 획득한 투제오 솔로스타는 사노피 아벤티스사 제품이다. 이 약의 성분은 기존의 판매되고 있는 란투스와 동일한 인슐린 글라진이다.

인슐린 글라진은 체내에 들어가면 데포를 형성해 인슐린을 내보내는데, 새로운 제품은 이 ‘데포의 표면적’의 사이즈가 절반으로 줄었고, ‘약물의 볼륨(양)’은 ‘3분의 1’로 줄었다. 또 반감기를 늘려 1회 1회 투여할 수 있는 약물로 재탄생시켰다.

약물의 반감기는 kg당 0.4 유닛을 투여할 경우 21.2시간이며, 0.6유닛인 경우 24.4시간이다. 평균 22.8시간이다.

▲ 차세대 인슐린을 강조하고 있는 투제오 솔로스타.
투제오의 장점은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나온 임상 연구만 6개로, 특히 아시아 환자들에 대한 데이터도 갖고 있어 매력적이다.

연구명은 EDITION으로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EDITION 1, 2, 3, 4, JP1, JP2 연구가 모두 발표됐다.

EDITION 1 연구는 기저+식후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 8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년짜리 대규모 연구인데, 투제오의 야간저혈당 발생률이 란투스 대비 26% 더 적었다.

또 EDITION 2 연구는 기저인슐린과 경구용 약제를 사용하고 있는 제2형당뇨병 환자 811명을 관찰한 1년짜리 연구로 투제오의 야간 저혈당 또는 심각한 저혈당 발생률이 란투스대비 27% 낮았다.

이밖에 EDITION 3는 인슐린 경험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 900명을 대상으로 비교한 것으로, 투제오의 확진된 저혈당 발생률이 란투스보다 24% 적었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EDITION JP2 연구에서도 투제오군의 확진된 저혈당 또는 심각한 저혈당이 36% 가량 덜 발생했다.

사노피 아벤티스 의학부 박창해 이사(가정의학과 전문의)는 "EDITION 1, 2, 3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를 보면 투제오는 야간저혈당 발생을 기존 제품보다 31% 가량 더 줄인다"면서 "특히 유연성과 심혈관 안전성도 뛰어나 최적화된 인슐린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감기를 늘려 투여시 저혈당을 줄인 제품이 나오면서 전문가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안철우 교수는 "인슐린은 췌장기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을 위해 필요한 약제지만 단점은 혈당변동폭이 존재해 늘 저혈당 위험이 존재해왔다"면서 "하지만 반감기가 늘어난 약물의 등장으로 저혈당 위험성도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저혈당을 한 번 경험해 본 환자들은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인슐린을 멀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점에서 안전한 제품이 나오면 처방률을 높일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약사들 간 경쟁도 치열

한편 이런 움직임에 제약사들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조짐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례적으로 홍보를 강화하고 있으며, 사노피 아벤티스 또한 제품 허가 시점에 맞춰 언론 간담회을 여는 등 여론 몰이에 나서고 있다.

트레시바는 반감기가 가장 길다는 장점을 살려 초장기지속 기저인슐린이라는 점과 동시에 저혈당 안전성을 홍보 메시지로 정했으며, 투제오는 차세대 인슐린이라는 컨셉아래 낮은 저혈당, 안정적인 조절효과와 심혈관 안전성 입증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은 관심사는 누가 먼저 약가협상을 끝내고 시장에 먼저 공급하느냐다.

노보 노디스크는 약가협상에 유연성이 적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이번 만큼은 새로운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사노피 아벤티스는 란투스의 후속제품인 만큼 빠른 시장선점효과를 얻기 위해 가급적 빠른 트렉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연 어떤 제품이 시장에 시장 선점효과를 누릴지 두 당뇨 명가의 판매 전략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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