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급여재심사 돌입...테리파라타이드 유용성 검토

▲ 사회적 이슈엔 언제나 많은 미디어의 눈길이 향한다.사진ⓒ메디칼업저버 원종혁 기자

한 달 약값만 60만원을 훌쩍 넘기는 골다공증 치료제가 관련 학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10년간 비급여로 처방된 골형성촉진제인 프리필드펜 타입 주사제 테리파라타이드(제품명 포스테오)의 급여화 작업이 올 하반기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

과거에도 몇 차례 급여심사가 이뤄졌지만 당시 심사당국의 의견은 비용대비 효과가 낮다는 평가가 주였다. 하지만 상황은 많이 바꼈다. 고령화가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고 중증 골다공증 보장성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리면서 지난 7월부터는 테리파라타이드의 급여 심사가 다시 시작됐다.

일단 해당 약물의 유용성과 비용 효과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건복지부 보험 약제 담당자의 입장까지 표명된 상태다. 테리파라타이드 20μg이 국내서 사용가능한 유일한 골형성촉진제인 만큼 하루 한 번 피하접종하는 부갑상선호르몬 주사제의 유용성 데이터를 살펴봤다.

중증 골다공증 치료, 골형성촉진제 유용한 옵션

골흡수억제제와는 다른 기전으로 중증 골다공증 치료에 보다 효과적인 결과를 내놓는 골형성촉진제가 집중적인 치료가 절실한 해당 환자에서 정작 마음편히 쓰일 수 없다는 데 문제가 따른다.

때문에 유관 학회인 대한골다공증학회, 대한골대사학회, 대한척추외과학회, 대한고관절학회를 비롯한 한국여성건강 및 골다공증재단,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이 보험보장에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앞서 대한골다공증학회는 올해 3월 개정된 진료지침을 공개했다. 핵심은 골다공증 환자에서 다발성 골절 및 골절 고위험군에 대한 약물치료 방안이었다.

여기서 진행된(advanced) 중증 골다공증이거나 기존 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라면 골형성촉진제(부갑상선호르몬, 테리파라타이드)를 골흡수억제제(RANKL 단일클론항체, 비스포스포네이트)와 함께 추천한 것이다.

작년 미국국립골다공증재단 가이드라인의 약물치료편에서도 테리파라타이드에 대한 효과가 명시돼 있다. 적응증은 폐경 여성과 골절 위험도가 높은 골다공증 남성 환자의 치료에 승인을 받았는데, 승인의 배경이 된 연구에 따르면 18개월간 해당 약물을 투여한 결과 척추 골절 위험은 65%, 비척추 골절 위험은 53%까지 감소시켰다.

일본 시판후조사결과, 지속 치료할 경우 '긍정적'

아시아인종을 대상으로 테리파라타이드의 유용성을 밝혀낸 연구도 다수 있다. 그 가운데 가까운 일본에서 테리파라타이드의 시판후조사를 중간분석한 결과가 공개됐다(doi: 10.1007/s00774-013-0546-6).

J Bone Miner Metab 2013년 12월 25일자에 게재된 해당 연구는 전향적 관찰연구로 골다공증 환자 가운데서도 골절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루 한 번 투약하는 테리파라타이드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

결론은 명확했다. 매일 투약하는 테리파라타이드의 유용성은 해당 환자의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데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연구는 일본의 골당공증 골절 고위험군 1671명에게 테리파라타이드 20μg을 1일 1회 피하주사하는 방법으로 최대 24개월간 투약케 했다.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은 75.3세, 93%가 여성(1552명)이었다.

중간분석 결과 전체 환자 중 101명(6.04%)에서 117건의 이상반응이 보고됐는데, 가장 빈번한 증상은 구역, 현기증, 두통, 두근거림과 같은 심계항진 등이었다.

하지만 전체 환자 가운데 중증 이상반응이 관찰된 4명(0.24 %)마저도 문제가 되는 안전성 이슈는 없었다. 때문에 테리파라타이드 투약 12개월째 환자의 71.9%는 투약을 계속 유지한 상태였다.

눈에 띄는 변화는 투약 1개월 시점부터 뼈형성에 관여하는 바이오마커인 P1NP, BAP가 신속하게 증가했고, 뼈흡수와 관계된 바이오마커인 혈청 NTX, 소변 NTX, TRACP5b 등은 이보다 적게 늘었다. 또 요추, 대퇴골 경부, 고관절의 골밀도가 치료 12개월차에 증가했다.

게다가 환자의 요통과 관련 통증 진단 척도인 Visual Analog Scale 스코어가 감소한 것은 물론 새롭게 발생한 척추 골절과 비척추 골절 역시 1.21%와 3.18% 수준으로 미미했다.

해외 지역, 테리파라타이드 처방받는 환자군은?

그렇다면 국내와 경제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은 선진국의 경우, 어떠한 환자들에서 골형성촉진제인 테리파라타이드의 처방을 고려할까.

비교적 최근 공개된 ExFOS 코호트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럽지역에서 테리파라타이드를 처방받는 환자 대부분은 중증 골다공증 환자였다. 더욱이 이들은 해당 질환으로 인해 오랜시간 약물치료를 받았음에도 고빈도의 척추 골절과 심각한 요통이 발생해 건강과 관련한 삶의 질(HRQoL)까지 낮은 점수를 받았다.

Curr Med Res Opin 2014년 5월 2일자에 게재된 다기관 전향적 관찰연구인 ExFOS 연구는 테리파라타이드를 처방받는 환자들의 특징을 확장 분석했다(doi: 10.1185/03007995.2014.907561). 특히 24개월에 걸친 일반적인 치료과정에 더해 치료종료 후 최소 18개월간의 추적관찰을 시행해 의미가 남다르다.

결과에 따르면 1607명 중 90.9%는 여성들로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은 70.3세, 85.8%가 과거 골절 경험이 있었다. 특히 2개 이상의 취약골절(fragility fracture)이 발생한 환자는 64.7%였으며, 90.8%가 척추 골절 환자였다. 이 중 흉추 골절이 67.8%이나 차지했다.

중요한 것은 골밀도를 나타내는 평균 T 값은 허리뼈(-3.0), 고관절(-2.4), 대퇴골 경부(-2.5)로 환자 대부분이 중증 골다공증 환자에 해당됐다. 더불어 환자들의 요통에 대한 평균 visual analog scale 스코어는 마지막 달 50.7로 환자의 62.1%가 거의 매일 요통을 겪었다. HRQoL 역시 0.62로 지극히 낮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데 제한을 뒀다. 대조군이 없었고 무작위 연구가 아니었다는 점, 약물 투약 경험과 골절 과거력을 환자 보고에 의존했다는 문제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1주 1회 테리파라타이드, 추가 척추 골절 발생 획기적 줄여

매일 피하접종하는 테리파라타이드를 너머 1주 간격으로 접종하는 테리파라타이드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결과도 제시됐다. 사용된 테리파라타이드 용량은 기존 20μg보다 많은 56.5μg이었다.

Curr Med Res Opin 2014년 1월 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위약군 대비 테리파라타이드의 효과는 뛰어났다(doi: 10.1185/03007995.2013.879440). 골밀도 변화와 척추 골절 발생 건수에서 월등한 차이를 보였던 것.

연구는 일본에서 진행된 TOWER(Teriparatide Once-Weekly Efficacy Research) 임상시험으로 중증 골다공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의 무작위대조연구(RCT)였다.

여기엔 1주 1회 테리파라타이드의 효과를 평가하기위해 골밀도(BMD), 골전환지표(bone turnover markers), 척추 골절 위험 감소 등을 주요 평가변수로 잡았다. 이에 총 237명(위약군 130명, 테리파라타이드 투약군 107명)을 대상으로 72주차까지 결과가 평가됐다.

결과에 따르면 요추의 골밀도 변화는 위약군 0.28%에 비해 테리파라타이드 투약군은 6.69%로 차이가 벌어졌다(p<0.01). 또 테리파라타이드 투약군에선 척추 골절이 1명 발생한데 반해 위약군은 16명이 보고됐다.

관련 학계는 "무엇보다 중증 골다공증 환자의 골절 고위험군에서는 골형성제의 효과를 인정해 반드시 급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지금, 제때 적절한 관리가 안 된다면 중증 골다공증의 다발성 골절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돼 이후 이를 치료하는 데 막대한 재원 투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설명.

대한골다공증학회 부회장인 한양의대 박예수 교수(구리병원 정형외과)는 "해외 선진국이나 이와 비슷한 경제 수준을 가진 대부분의 나라에선 추가 골절 위험이 높은 해당 질환 치료를 위해 골형성제 등과 같은 신약의 접근성을 끌어 올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골형성촉진제의 사용은 단순히 골다공증 환자의 골밀도 증가에만 머물지 않고 환자가 경험하는 삶의 질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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