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대 조영민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인슐린 요구량 낮춰 고인슐린혈증 위험도 줄어"

 

 

2형 당뇨병은 베타세포 기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질환으로 즉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국내외 당뇨병 가이드라인에서는 혈당관리를 위해 다양한 약물의 2제 및 3제 병용요법을 제시하고 있고 필요할 경우 인슐린 요법도 함께 사용토록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8 1일부터 SGLT-2 억제제인 다파글리플로진(제품명 포시가)과 인슐린 병용요법이 보험급여 적용을 받게 됐다. 이번 고시는 인슐린을 포함한 치료전략으로도 당화혈색소(A1C)7% 이상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 + 다파글리플로진 2제 병용요법은 물론 메트포르민 또는 설포닐우레아까지 포함된 3제 병용요법까지 인정한다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2형 당뇨병 관리전략에 이번 급여고시가 임상적으로 미칠 영향에 대해 서울의대 조영민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에게 들었다.


인슐린 요법 반드시 고려해야

우선 조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 요법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2형 당뇨병은 베타세포의 기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질환으로, 혈당조절 상태가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단독요법~3제 병용요법 시행 중 필요할 경우 인슐린과 경구용 당뇨병 약물의 병용요법을 권고하고 있고, 미국당뇨병학회(ADA)·유럽당뇨병학회(EASD) 컨센서스 가이드라인에서는 메트포르민 이후 2제 병용요법부터 기저 인슐린을 추가할 수 있다고 제시, 적극적인 혈당강하를 주문했다.

하지만 조 교수는 "경구용 약물의 병용전략은 물론 메트포르민 + 인슐린 병용전략으로도 만족스러운 혈당 조절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제2형 당뇨병 환자 관리전략은 기저 인슐린 + 식전 인슐린 또는 혼합형(premixed) 인슐린 등으로 구성된 집중 인슐린 요법(intensive insulin therapy)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어떤 방법을 적용해도 베타세포 기능의 악화를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인슐린 + 경구용 약물 병용요법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고용량의 인슐린 요법이 가지고 있는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인슐린 투여량이 증가해 고인슐린혈증이 발생할 경우, 이는 인슐린 저항성의 문제로 이어진다. 혈중 인슐린 농도가 높은 경우 인슐린의 성장 촉진 효과가 증가하고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nsulin like growth factor) 수용체를 통한 성장 작용도 증가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잠재적으로 동맥경화, 암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당뇨병 환자 중 10~20% 정도에서 집중 인슐린 요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의료비용 측면의 부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파글리플로진, 기존 병용요법 한계 극복

현재 다양한 경구용 약물 + 인슐린의 병용전략이 제시돼 있는 상황에서 조 교수는 각 병용요법이 보이는 특징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메트포르민은 대부분 1차 약물로 사용하고 있고 인슐린을 추가해도 일반적으로 투여를 중단하지 않는다. 설포닐우레아는 베타세포 기능이 감소되면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고, 식전 인슐린(meal insulin)을 추가할 경우에는 대부분 투여를 중단한다. 티아졸리딘디온 계열은 인슐린과 병용했을 때 체중 증가, 부종, 심부전 등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조 교수는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가 인슐린과의 병용요법을 통해 혜택을 보인다고 말했다. 단 약물을 통한 혜택은 차이를 보인다는 단서를 달았다. DPP-4 억제제 + 인슐린 병용요법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분비 정도도 낮춰준다. 그러면서도 저혈당 위험은 높이지 않고 인슐린 단독요법에 비해 체중도 증가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SGLT-2 억제제는 저혈당 위험증가 없이 혈당조절 개선, 공복혈당 감소, 체중 감소, 인슐린 요구량 감소 등의 이점을 보인다. 이에 조 교수는 "SGLT-2 억제제는 기존 경구용 약물 + 인슐린 병용요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평했다. 

병용요법 혜택, 임상현장에서도 이어질 것

특히 조 교수는 다파글리플로진 + 인슐린 병용요법의 혜택이 임상현장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집중 인슐린 요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기존 집중 인슐린 요법의 문제는 체중증가와 저혈당인데 다파글리플로진 + 인슐린 병용요법은 추가적인 저혈당 위험증가 없이 혈당을 조절해주고 체중감소 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인슐린 요구량도 낮춰주기 때문에 고인슐린혈증 위험과 비용 감소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조 교수는 "인슐린을 사용하지만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서 인슐린 요구량이 높고, 체중증가가 문제가 되는 환자에서 혜택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다파글리플로진 + 인슐린 병용요법의 주요 임상(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2014;16:124-136)에서도 나타난 내용으로 인슐린 1 30단위 이상 ± 경구용 약물 2개 병용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 808명을 두 군으로 분류해 104주째 평가한 결과 인슐린 + 위약군에서는 인슐린이 18.3단위, 체중은 1.8kg 증가한 반면, 다파글리플로진 + 인슐린 병용군에서는 인슐린 요구량은 유지됐고 체중은 0.9~1.4k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 교수는 임상현장에서 다파글리플로진 + 인슐린 병용요법을 적용할 때 SGLT-2 억제제의 특징을 고려, 초기에 비뇨생식기 감염, 탈수, 저혈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75세 이상, eGFR 60mL/min/㎡ 미만, 루프 이뇨제와의 병용은 권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인슐린 용량의 적극적인 조절을 강조하면서 "기존 치료전략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는 별도의 인슐린 용량 변화 없이 다파글리플로진을 추가하면 된다. 하지만 혈당이 어느 정도 양호하게 조절되는 환자에서는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공복혈당을 매일 평가해 70~80mg/dL 이하로 나타나면 (환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인슐린 용량을 2단위(unit)씩 감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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