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하>최소한의 혈당 목표 유지…알츠하이머병 예방 도움

최근 제2형 당뇨병이 혈관성 치매를 넘어 '알츠하이머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면서 전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어떤 원인이 존재하는지 알아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있는 가운데, 지난 7월 미 연구진들이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나는 당뇨병 환자에서 동반된 염증이 혈류 조절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며, 또 하나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 두 가지 원인을 잡는다면, 당뇨병 환자에서 동반될 수 있는 알츠하이머병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최근에 공개된 연구결과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모아본다면, 제2형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의 공통적인 병인으로 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데 어느 정도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거나, 제2형 당뇨병을 감소시킨다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 및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전문가들 역시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실제로 2005년 미국 퓨짓 사운드 재향군인 보건의료센터 Watson GS 교수팀이 인슐린감작제이면서 항염증작용을 하는 티아졸리딘디온(thiazolidinedione) 계열 약물이 제2형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전제하에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경증 알츠하이머병 또는 기억상실형 인지장애 환자들에게 로시글리타존(rosiglitazone)을 6개월간 투여한 결과, 인지기능이 호전되고, 혈중 아미로이드-베타(amyloid-β, Aβ) 농도가 치료기간 동안 유지됐다(Am J Geriatr Psychiatry. 2005 Nov;13(11):950-8).

이 밖에도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메트포르민과 비강 내 인슐린 투여 등이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발표된 임상연구는 없는 상태다.

차의대 김수경 교수(분당차병원 내분비내과)는 "제2형 당뇨병에서 관찰되는 혈압, 혈당 등을 엄격하게 조절하면 치매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몇몇 연구에서 엄격한 혈당조절로 인해 인지기능을 향상시키지 못했다고 보고된 바 있다"면서 "엄격한 혈당조절의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저혈당의 발생"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노인 당뇨병 환자들에서 저혈당은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므로 저혈당을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혈당 목표를 유지하고, 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하고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제의대 이동우 교수(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당뇨병에서 알츠하이머병이 동반될 경우, 인지기능 저하에 따른 치료 순응도 저하로 인해 당뇨병 경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을 단순히 인지기능의 변화로 오인해 진단과 치료가 적기에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당뇨병 환자의 인지기능저하에 대한 평가와 알츠하이머병 조기 발견 및 개입을 위한 노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세의대 차봉수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도 글리타존 계열 당뇨병 치료제의 알츠하이머병 예방 가능성을 확인함에 따라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