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혈압·지질·체중 종합적 관리 강조

 

국내 대사증후군 증가세
대사증후군은 말 그대로 여러 가지의 대사적 위험도가 동시에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증후군’이라고 명명된 만큼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는 가운데 미국국립콜레스테롤교육위원회(NCEP ATP Ⅲ)의 정의는 대사증후군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NCEP ATP Ⅲ는 복부비만, 중성지방, HDL-C, 혈압, 공복혈당을 평가했을 때 3개 이상 기준을 초과할 경우 대사증후군으로 정의했다. 즉 전통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이 중첩돼서 나타난 현상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런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유병률이 증감함에 따라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8·2001·2005·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이들을 분석한 연구로 1998년(1만 876명), 2001년(7918명), 2005년(6000명), 2007년(3000명)을 분석한 결과 각각 22.2%, 26.9%, 27.8%, 31.5%로 일관된 증가세를 보였다(Diabetes Care 2011;34:1323-1328).

당뇨병, 대사증후군 사망률 높여
논의되고 있는 대사증후군의 복합적인 위험도 중 당뇨병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우선 일각에서 제시된 근거에서는 대사증후군의 병태생리와 심혈관 아웃컴에 대한 임상적 영향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당뇨병에 대해서는 일관된 결과들이 제시되고 있다.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당뇨병 위험도는 5배, 대사증후군과 인슐린 저항성이 동반된 경우에는 6~7배까지 증가된 것으로 관찰됐다.

역으로 당뇨병은 대사증후군 환자의 사망 위험도에도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성균관의대 성기철 교수(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팀은 JCEM 2015년 7월호(2015;100:2613-2620)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당뇨병, 고혈압이 대사증후군 환자의 사망위험도 증가에 직접적으로 연관성을 보인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강북삼성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검사를 받은 15만 597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542명이 사망했다. 대사증후군 여성 환자에서 대사증후군 비동반 환자들과 연령을 보정해 비교했을 때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유의하게 증가했다(HR 1.82, 1.15~2.88).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모든 대사증후군 동반 환자에서 높았다(HR 1.60, 1.02~2.20). 하지만 당뇨병 또는 고혈압이 동반된 환자들을 배제하고 분석한 결과에서는 유의한 위험도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HR 0.95, 0.29~3.12).

이에 성 교수는 “동양인에서 비교적 대규모 인원으로 이뤄진 조사라는 데 의미가 있으며, 특히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요인을 보다 세부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함께 연구를 연구를 진행한 성균관의대 이은정 교수(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는 “당뇨병과 고혈압이 대사증후군 환자의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을 증가시키는 직접적 요인으로 확인했고, 고혈압과 당뇨병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대사증후군 환자, 위험인자 종합 관리
대사증후군은 정의에서 제시한 다양한 인자들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세계당뇨병재단(IDF)은 2006년 발표한 대사증후군 컨센서스 성명서에서 1차관리 전략으로 생활습관개선을 꼽았다. 섭취열량의 감소, 운동량의 증가, 식습관 개선으로 우선 체중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체중감량이 궁극적으로 당뇨병 및 심혈관질환 예방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2차적으로는 대사증후군의 개별적인 인자인 혈당, 혈압, 지질을 적정수준으로 관리하도록 했고, 타깃은 관련 학회의 기준을 인용해 제시했다.

즉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상호동반된 경우에 입각해서 관리할 것을 주문한 것인데 대사증후군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전략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외 당뇨병학회들도 비슷한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 혈당 타깃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EASD)는 2015년 가이드라인, 대한당뇨병학회 2013년 진료지침에서는 대사증후군에 대한 별도의 언급 없이 타깃 당화혈색소(A1C)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ADA·EASD 가이드라인에서는 7%,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6.5%로 제시했다. 단 나이, 당뇨병 유병기간, 여명, 혈관 합병증의 진행정도, 순응도 등을 고려해 타깃을 개별화할 수 있다는 단서는 달았다.

▶ 이상지질혈증 동반
ADA는 2015년 가이드라인에서 타깃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성인 당뇨병 환자에게 최소 1년 1회 공복지질검사를 시행하고, LDL-C 100mg/dL 미만, HDL-C 50mg/dL 초과, 중성지방 150mg/dL 미만인 저위험군은 2년에 1회 재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해 지질관리에 대한 비중은 높였다.

이와 함께 중성지방 150mg/dL 이상, HDL-C 남성 40mg/dL 미만·여성 50mg/dL 미만인 경우 고강도의 생활습관개선과 혈당관리를 권고했다. 또 공복 중성지방이 500mg/dL 이상인 환자에서는 췌장염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LDL-C 100mg/dL 미만, 중성지방 150mg/dL 미만, HDL-C 남성 40mg/dL 초과(여성 50mg/dL 초과)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약물요법 관련 권고사항에서는 양 학회 모두 스타틴을 주요한 전략으로 제시했다. 단 ADA는 스타틴 치료전략을 강도에 따라 세부적으로 제시했다. 심혈관질환이 없는 40세 미만 저위험군 중에서도 LDL-C 100mg/dL 이상이거나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스타틴 치료를 고려토록 했고, 40~75세의 당뇨병 환자면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없는 경우는 중간강도 스타틴 요법을,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에게는 고강도 스타틴을 권고했다.

75세 초과 당뇨병 환자 중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없는 이들에게는 중간강도 스타틴을,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에는 중간강도 또는 고강도 스타틴 요법을 권고했다.

추가적으로 40세 미만이어도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는 이들에게는 중간강도 또는 고강도 스타틴 요법을 치료전략으로 제시했다.

한편 대한당뇨병학회는 스타틴으로 LDL-C 타깃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다른 계열의 약물을 추가할 수 있고, LDL-C 타깃에는 도달했지만, 중성지방 타깃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다른 계열의 지질강하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 고혈압 동반
ADA는 2015년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 환자의 고혈압 관리 타깃으로 수축기혈압 140mmHg, 이완기혈압 90mmHg를 제시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140/80mmHg를 타깃으로 제시했다.

치료전략은 생활습관개선과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나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가 포함된 약물치료 전략을 권고했다. 약물요법에 대해서는 ARB, ACEI와 함께 티아지드계 이뇨제가 추가된 다제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과, ACEI, ARB, 이뇨제가 포함된 전략에서는 혈청 크레아티닌/사구체여과율, 혈청 칼륨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추가적으로 ADA는 임신한 당뇨병 및 만성 고혈압 환자들은 110~129/65~79mmHg를 타깃으로 권고했고, ACEI, ARB 제제는 임신부에게 투여치 않도록 한다는 권고사항도 제시했다.

 

증례
주요 증상 및 과거력: 45세 남성 환자가 당뇨병성 망막증 진단을 받고 본원에 내원했다. 당시 환자는 5년 전 건강검진에서 당뇨병으로 진단받고 치료 중인 상태였다. 환자의 키는 168cm, 몸무게는 86kg였으며 허리둘레는 102cm였다. 당시 혈압은 150/80mmHg였다. 환자는 당뇨병 가족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심혈관질환 가족력은 없었다. 과거 흡연력이 있었으나 당뇨병 진단 후 중단한 상태였다. 영업직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음주력은 일주일에 2회 소주 1~2병 정도를 마시며 특별히 하는 운동은 없었다.  환자는 타병원에서 glimepiride 2mg 1일 2회, metformin 500mg 1일 2회를 처방 받아 복용하던 중 수개월 전부터 saxagliptin 2.5mg을 추가한 상태였다. 또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어 candesartan 16mg과 simvastatin 20mg도 함께 복용 중이었다.

검사 결과: 내원 당시 공복에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aspartate aminotransferase(AST) 56IU/L, alanine transaminase (ALT) 87IU/L, γ-glutamyltranspeptidase(γ-GTP) 109IU/L였다. 수년간 간수치의 증가가 관찰됐으며 타병원에서 시행한 복부 초음파에서 지방간 진단을 받았었다. 당시 중성지방(triglyceride, TG)은 489mg/dL,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high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HDL-C) 26mg/dL,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DL-C) 53mg/dL, 당화혈색소(HbA1c) 9.4%, 공복혈당 167mg/dl였다.

처방 및 결과: 환자에게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에 대한 교육을 시행했다. 환자는 기존 3제요법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절되지 않아 metformin과 인슐린으로 약제를 변경했으나 직업 및 경제적인 이유로 추가적인 주사제 투여에 대한 강한 거부를 보여 인슐린 용량을 감소하고 지방간 치료를 위해 pioglitazone 15mg을 사용했다. 3개월 뒤 체중이 82kg으로 감소했고 HbA1c 7.2%, AST/ALT 39/67IU/L, γ-GTP 79IU/L로 감소 소견을 보였으나 TG 401mg/dL, HDL-C 24mg/dL로 지질수치의 개선은 보이지 않았다. 환자는 남성으로 TG 204mg/dl 이상이고 HDL-C 34mg/dl 이하면서 비증식성 망막증의 소견이 있어 기존 simvastatin을 fenofibrate/simvastatin 복합제로 변경해 투여했다. 6개월 뒤 환자의 체중은 79kg으로 감소했으며 HbA1c 7.3%, AST/ALT 37/49IU/L, γ-GTP 55IU/L로 감소 소견을 보였으며 TG 221mg/dL, HDL 38mg/dL로 지질수치 또한 개선됐다. 또 안과에서 당뇨병성 망막증의 진행은 더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고찰 및 증례 해설
당뇨병 환자에서 LDL-C 이상뿐 아니라 HDL-C 감소 및 TG의 증가 또한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인자이다. 여러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LDL-C 감소효과가 있는 statin은 당뇨병 치료의 gold standard로 자리잡았으며, 2015년 미국당뇨병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ADA) 가이드라인에서는 다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보유하지 않은 40세 미만의 환자가 아니라면 중강도 이상의 statin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Diabetes Care. 2015;38:S49-57). TG와 HDL-C 이상을 가진 환자에서 fibrate제제를 사용할 경우 심혈관질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여러 연구결과는 나와 있으나(Circulation 1992;85:37-45, Circulation  2000;102:22-7, N Engl J Med 1999:341:410-8), statin 사용 후에도 개선되지 않는 TG와 HDL-C 이상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Rosuvastatin과 fenofibrate의 병용요법에 대한 통합분석(pooled analysis, J ClinLipidol 2012 6:534-42) 및 특히 Action to Control Cardiovascular Risk in Diabetes (ACCORD) 연구(N Engl J Med 2010;362:1563-74) 결과, 모든 환자에게 있어 병용요법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추가효과를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TG 수치가 증가하고 HDL-C 수치가 감소하는 환자에 있어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추가효과를 나타냈다. 이는 기존 Fenofibrate Intervention and Event Lowering in Diabetes (FIELD) 연구결과와 일치
한다. 두 연구 모두 TG 204mg/dL 이상 HDL 34mg/dL 이하인 죽상경화성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simvastatin과 fenofibrate 병용요법 시행 시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statin을 이미 투여중임에도 불구하고 TG 및 HDL-C 수치가 호전되지 않는 환자에서는 다른 fibrate보다 횡문근융해증(rhabdomyolysis) 등의 위험성이 적은 fenofibrate와의 병용요법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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