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라디올 수치 많이 감소될수록 심장지방량 증가

 

폐경 이후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높아지는 데에는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라디올(estradiol)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내분비·대사학회지(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7월 15일자 온라인판에는 폐경 후 에스트라디올 감소폭이 큰 여성일수록 심외막 지방량(epicardial fat)이 많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폐경기 여성의 심혈관계 위험이 높다는 것은 이미 학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

그러나 중년층 여성을 대상으로 에스트라디올과 심장지방(cardiovascular fat)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는 시행된 적이 없었다. 

피츠버그대학 Samar R. El Khoudary 교수팀(공중보건대학원 역학과)은 미국립보건원(NIH) 주도로 진행됐던 SWAN(Study of Women's Health Across the Nation) 연구를 토대로, 심장지방과 폐경 여부 및 내인성 성호르몬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분석에는 SWAN 참여군 가운데 폐경이행기에 해당하는 42~52세 여성 456명(평균연령 50.75세)이 포함된다. 수술에 의한 폐경이거나 호르몬요법을 시행 중인 여성은 제외시켰으며, 연구참여군 중 폐경 전 또는 폐경 초기에 해당하는 여성이 62%, 폐경기말 또는 폐경 후 상태인 이들이 38%였다.

연구팀은 베이스라인 방문 시 폐경 상태와 함께 혈중 에스트라디올 수치를 측정한 뒤 4.8년(중앙값)에 걸쳐 추적했다.

심장지방량 측정에는 전자빔 전산화단층촬영(CT)이 시행됐는데, 심외막 지방(EAT), 심장주위 지방(PAT)을 포함한 심장지방 총량(TAT)과 대동맥 혈관주위 지방조직(PVAT)을 주요아웃컴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에스트라디올 수치가 낮은 여성일수록 심장지방 함량이 높았다(P<0.05).

폐경기 말 또는 폐경 후 여성은 폐경 전 여성에 비해 심외막 지방조직이 평균 9.88%, 심장주위 지방이 20.72% 더 많았고, 이들을 합한 심장 내 전체 지방조직량은 11.69%의 차이를 보였다(P<0.05). 특히 베이스라인 대비 에스트라디올 수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여성은 감소량이 가장 적었던 이들보다 심장주위 지방량이 많았다(P=0.02).

반면 대동맥 혈관주위 지방조직은 폐경 상태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Khoudary 교수는 "연령, 비만 등 다른 변수와 관계없이 폐경기말 또는 폐경 후 여성은 폐경 전 여성에 비해 심장지방량이 많았다"면서 "폐경기 중년 여성에서 내인성 성호르몬이 심장지방에 영향을 미쳐 관상동맥심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심장지방량과 안드로겐 수치 사이에도 연관성이 확인됐다.

유리 안드로겐 지표값(free androgen index)이 높고, 성호르몬 결합 글로불린(sex-hormone-binding globulin) 수치가 낮을수록 심장 내 침착된 지방량이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던 것.

이와 관련 Richard J Santen 교수(버지니아보건시스템대학) ""폐경과 무관한 안드로겐이 어떻게 심장지방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매우 흥미롭지만 미심쩍은 결과다. 인과관계인지, 단순한 연관성일 뿐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고, 폐경 후 여성을 대상으로 에스트로겐 치료를 시행했을 때 실제 심장지방이 감소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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