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고온환경 식중독균 번식 위험 높아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식중독 발생률 역시 8월에 최고조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월별 식중독 발생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8월 식중독 환자수가 4676명으로 집계돼 가장 많았고, 6월 4457명, 9월 3706명, 5월 3698명 순이었다.

▲ 식품의약안전처 <식중독 통계시스템> 연도별 환자수 (단위:명)

더운 여름철 식중독 환자가 많아지는 이유는 기온이 25도 이상인 환경에서 6∼11시간이 지날 경우 음식물에 장염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번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

전국 대부분 지역에 기상청으로부터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원장으로부터 식중독 예방수칙 및 발생 시 주의사항을 들어봤다.


"자의적인 지사제 복용 금물…증상 의심되면 전문가에게"

식중독은 세균, 기생충, 독소, 화학물질 등의 유해물질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질환으로, 여름철 호발하는 바이러스성 장염도 식중독의 일종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구토, 설사, 복통이지만 심할 경우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어지러움,부정맥, 호흡곤란, 마비와 같은 증상도 생길 수 있다.

식중독은 원인에 따라 증상이 다양한데, 역으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가지고 원인을 추정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구토가 가장 현저한 증상이라면 포도알균 식중독, 구토형 세레우스 식중독,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으며, 고열이 동반된 경우라면 살모넬라 위장관염, 세균성 이질 등이 의심된다. 그 외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체 중 버섯 독소는 환각을, 복어에 들어있는 테트로톡신(tetrodotoxin)은 운동신경장애를, 보툴리눔(Botulinum)은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나 운동장애, 대화곤란, 눈꺼풀 처짐 등의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위와 같은 증상은 통상 빠르면 음식을 먹은 후 1시간, 늦어도 72시간 안에 나타나게 된다.

홍성수 원장은 "보통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에 먹은 음식 때문에 식중독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식중독은 원인에 따라 수 분에서 수 일까지 잠복기가 다양하므로,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이 식중독을 일으켰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음식을 먹고 식중독이 의심된다면 같은 음식을 먹은 사람의 증상도 살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은 음식을 먹은 2명 이상이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면 일단 식중독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홍 원장은"설사 증상이 있을 때 자가진단으로 지사제를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도 짚었다.

특히 소아 환자에게 임의로 지사제를 먹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지사제를 복용할 경우 장내 식중독균 및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게 돼 질병 이환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반면 복통이나 구토를 완화시키기 위한 약물치료는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특정 세균에 의한 식중독일 경우 제한적인 항생제 사용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시겔라균에 의한 여행자 설사의 경우 항생제 치료로 질병 이환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홍 원장이 식중독 환자들에게 강조하는 원칙은 설사로 인한 탈수를 막는 것이다.

생수나 보리차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되, 알코올, 카페인, 설탕 함유 음료는 피해야만 한다고. 전해질 보충을 위해 이온음료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당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는 이온 음료를 그냥 마실 경우 설사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물에 희석해 먹는 편이 좋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여름철 음식을 반드시 냉장보관하고, 개봉 후 바로 먹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물론 육안상 괜찮아 보인다고 해서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어서도 절대 안된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여름휴가철 식중독 예방안을 발표했다. 

△ 피서지나 야외활동 시에는 식재료를 운반, 보관할 때 아이스박스 등을 이용해 0~10도의 적정온도를 유지하고, 채소 및 과일은 고기나 생선의 육즙이 닿지 않도록 분리시켜야 한다.

△ 굴이나 조개 등의 어패류는 완전히 익혀야 하고, 채소, 과일 등 익혀먹지 않는 음식이라면 깨끗한 물로 씻어서 먹어야 한다.

△ 칼과 도마 등 음식재료에 직접 닿는 조리도구는 용도별로 나누어 사용한 뒤 자주 살균해 2차오염을 막고, 행주와 수세미는 1주일에 2~3번가량 고온살균하는 것이 좋다.

△ 손을 자주 씻도록 한다. 손만 제대로 씻어도 식중독을 포함한 감염질환의 60% 정도는 예방할 수 있으며, 특히 손에 상처가 있는 경우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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