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의료진, 피부과·이비인후과·안과질환 대비책 제시

7월 5주차. 2015년도 여름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년 중 손꼽아 기다려 온 휴가지만 자칫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면 스타레스를 날리러 갔던 휴가지에서 건강만 잃고 돌아오기 쉽상.

특히 장시간 햇빛노출에 의해 유발되는 피부병과 물놀이 후 발생할 수 있는 귓병, 눈병 등은 휴가철 발생빈도가 높은 질병으로 꼽힌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들로부터 이러한 질병에 대한 준비 및 주의사항을 들어봤다.


"일광욕, 일광화상은 물론 피부노화의 적"

▲ 피부과 장성은 교수

햇빛은 여름철 일광화상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물놀이를 즐기고 난 뒤 뜨거운 햇빛에 피부를 노출시킬 경우 4~8시간이 지나 피부가 빨갛게 되고 화끈거리는 등의 통증이 발생한다. 심하면 물집이 생길 수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는 "햇빛에 의한 급성 부작용으로 일광화상을 입었을 때에는 먼저 찬 물수건이나 얼음주머니로 피부를 진정시켜 주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약 껍질이 일어났다면 곧바로 벗겨내지 말고 자연적으로 벗겨지도록 내버려 두는 게 옳은 방법.

얼굴 부위는 야외활동 직후 찬물로 세수를 한 뒤 얼음찜질로 열기를 가라앉혀야 하고, 매일 저녁 깨끗이 세수를 한 뒤 화장솜에 수렴화장수를 충분히 적신 채 10~15분 정도 광대뼈 근처와 콧등에 얹어두면 좋다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피부노화, 피부암 같은 만성적인 부작용인데, 며칠 후 물집이 없어지고 피부껍질이 벗겨지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큰 오산이라는 것.

급성 부작용은 수 시간 내지 수일 후에 나타나지만 만성 부작용은 10~20년 후 심지어는 30년 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 교수는 "주름이 지고 탄력이 없어지면서 거칠어지거나 때로 검버섯이 생기는 것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 여기지만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실제 피부노화의 원인은 햇빛과 나이의 기여도가 4대 1 정도로 햇빛에 의한 영향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더욱이 어려서 일광화상의 경험이 있거나 20세 전 각종 레저에 의해 햇빛노출이 많았던 사람에게서 추후 피부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장 교수는 "일광욕에 관한 허만 있을 뿐 실은 없다"며 "젊은 객기로 일광욕을 즐긴 데 대한 책임은 수십 년 후 당신 자신의 얼굴이 져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물놀이 후 귀의 통증…급성 외이도염 의심하세요"

▲ 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

여름휴가의 묘미는 뭐니뭐니 해도 물놀이가 아닐까.

휴가철을 맞아 바다나 워터파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물놀이 후 귀의 통증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환자수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러한 증상은 일명 'swimmer's ear'라고 불리는 급성 외이도염이 주원인으로, 급성 중이염과 함께 귀의 통증 및 이루를 유발하는 대표질환이다. 수영이나 목욕 후 외이도에 남아있는 수분이 외이 피부에 습진을 일으키고, 세균 등이 피부의 상처를 통해 침입하면서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는 "외이도 안쪽의 피부는 매우 얇고, 특히 지방이나 근육조직 없이 외이도 뼈 바로 밑에 밀착돼 있기 때문에 쉽게 손상될 수 있다"면서 "심한 통증과 함께 피부의 찰과상 부위로 외부의 세균 혹은 진균 등이 침입해 각종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급성 외이도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균은 녹농균인데, 그 밖에도 다양한 세균들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 때로는 칸디다 혹은 아스페르길루스 같은 진균들도 번식하게 된다.

안 교수에 따르면 초기에는 습진처럼 가려운 증상으로 시작하면서 점차 외이도 주위의 발적이 일어나고, 심한 경우 화농성 분비물이 나온다. 귀 앞에 위치한 귀밑샘으로 염증이 진행된 환자들은 입을 벌릴 때도 통증을 호소한다고.

또한 염증으로 고막이 두꺼워지면 일시적인 전음성 난청이 발생하기도 하며, 급성 중이염을 동반하게 되면 고막천공 및 이소골의 손상을 일으키며 영구적인 난청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급성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안 교수는 "물놀이 후 귀에 물이 들어가서 먹먹한 경우 면봉으로는 외이도의 겉면만 살짝 닦아주고, 안쪽의 물기는 헤어 드라이기를 이용해 바람으로 가볍게 말려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목욕이나 수영 후 습관처럼 면봉 등으로 귀를 후비는 분들이 많은데, 과도하게 귀지를 제거하면 피부의 찰과상과 더불어 피부의 보호기전이 손상을 받게 되므로 가급적 면봉사용은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급성 외이도염이 이미 발생한 뒤라면 진통소염제로 치료하거나 세균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항생제를 투여해야만 한다.

안 교수는 "무엇보다 외이도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항생제 및 항진균제 연고를 바르는 드레싱이 필요하다"면서 "항생제 및 스테로이드 성분을 포함한 외이도 점액을 하루 두세 번 투여하고, 만성 외이도염으로 진행해 지속적인 이루가 나오는 경우에는 식초를 적당한 비율로 생리식염수와 혼합해 외이도를 세척해주는 식초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행성 각결막염 의심된다면 격리, 개인위생 철저"

▲ 안과 김명준 교수

여름 휴가철이 지나 더위가 한풀 꺾이면 유행성 각결막염이 빈발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바이러스에 의한 결막염 중 하나로, 감기의 원인 바이러스 중 하나인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을 매개로 옮기 쉽다.

잠복기는 평균 5~7일로 보통 감염 후 3일이면 눈물, 눈곱 등 분비물이 많아진다. 이어 흰자위가 빨개지면서 눈이 퉁퉁 붓고 햇빛을 보기가 힘들어지는데, 이는 아데노바이러스가 눈의 흰자위 부분을 덮고 있는 결막에 침범해 발생하는 증상이다. 한쪽 눈에 걸렸다 하더라도 대부분 눈물을 통해 반대쪽 눈에도 전염되게 되며, 다만 반대편 눈에 나타나는 증상은 처음 발병한 눈보다는 경미한 편이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김명준 교수는 "통상 2주 정도가 지나면 치료되지만 바이러스의 증식이 왕성할 경우 검은 동자에 해당하는 각막을 침범해 각막혼탁과 시력저하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아폴로 눈병이 일주일 정도면 치료되고 각막염으로 악화되지 않는 데 반해 유행성 각결막염은 증상 지속기간이 길고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다.

따라서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핵심은 격리와 개인위생. 

일단 가족 중 한 명이 걸리면 다른 가족구성원에게 옮기기 쉽기 때문에 수건, 침구 등 바이러스 감염을 매개할 수 있는 것들을 공유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전염력이 유지되는 발병 후 2주 동안은 환자와 가족, 주변사람 모두 손으로 눈을 만지는 것을 삼가되,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감염이 발생한 경우라면 증상완화와 합병증을 줄이는 데 치료의 초점이 맞춰진다.

김 교수는 "안과의사의 진료를 받은 후 2차감염을 막기 위한 항생제 안약과 항염증제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인공눈물은 바이러스로 오염된 눈물을 세척하는 효과가 있어 증상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눈 주변이 붓고 이물감이 심할 때는 냉찜질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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