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4] 의료시스템을 수출하자

POST 2030 미래병원의 자세 
 
1. 환자경험이 곧 혁신이다
 
2. 환자에게 물으니 답 나오네 - 김재학 소장 인터뷰 
 
3. 연구중심병원을 향해 뱃머리를 틀어라 
 
▲ 분당서울대병원 진료정보 융합시스템인 베스트보드

중국이나 중동 등 외국 의료진이 국내 병원을 방문했을 때 대부분의 우리나라 의료진은 병원의 뛰어난 시설이나 값비싼 의료장비 등을 주로 보여주며 으쓱해한다. 이들이 이런 것을 부러워할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부분이 우리나라 병원 경영진이 착각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시설이나 장비는 자본력을 갖춘 중국이나 중동 사람들이 주목하는 핵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실장은 외국사람들이 눈여겨 보는 것은 우리나라 의료진이 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실장은 "그들은 우리나라 의사들이 의료정보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길래 그렇게 환자를 빨리 진료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지 궁금해 한다"며 "특히 제3세계 의사들은 시스템이 돌아가는 자체를 궁금해 한다"고 말했다. 시설이 아니라 병원의 시스템 혹은 병원의 문화를 만들어 외국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또 외국으로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중지가 모이고 있다. 
 
이 실장은 "저수가에 묶여 있는 우리나라 병원은 미래 먹거리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병원 정보 시스템의 운영 노하우를 만들고 더 나아가 이를 수출해야 한다. 물론 병원 지식문화로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두주자 분당서울대병원
국내에서 병원의 시스템을 노하우로 만들고 이를 문화로까지 발전시킨 곳은 없지만 이를 위한 첫걸음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변화를 이끌고 있는 곳은 분당서울대병원.
 
지난 2003년 종이·차트·필름·슬립이 없는 4Less 병원을 표방하며 다른 병원보다 빠르게 시작해 이미 멀찌감치 가 있는 상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환자의 편리를 위한 정보시스템은 물론 의료진의 유용함, 수출에 이르기까지 의료정보시스템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베드
차세대 HIS시스템을 통해 환자가 무료로 병원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에서도 개인건강기록을 열람할 수 있다. 또 55인치 대형 모니터인 베스트보드를 통해 환자가 검사 영상을 직접 보면서 설명받을 수 있도록 했고, 침대마다 전용 터치 모니터가 설치돼 있어 TV 시청은 물론 자신의 검사 결과와 자신에게 투여되는 치료제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외부의 평가에서도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보건의료정보관리 및 시스템학회(HIMSS) 애널리틱스에서 부여하는 의료정보화 단계 중 최고 수준인 7단계 레벨을 획득한 것. HIMSS 애널리틱스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의료 정보기술 분야 연구단체인 HIMSS의 비영리 자회사로 의료 IT 시장 동향을 분석하는 기관이다. 그동안의 결과물로 지난해 6월 분당서울대병원-SK텔레콤 컨소시엄이 사우디 국가방위부(Ministry of National Guard, MNG)와 병원정보시스템에 대한 수출 계약 및 합작회사 설립 기본 협약을 맺었다. 
 
삼성서울병원 자체 빅데이터 표준화
 
삼성서울병원은 병원을 방문한 환자 정보를 이용해 만든 자체적 빅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있다. 일명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CDW)구축. 삼성서울병원이 꿈꾸는 것은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으로 인한 의료정보활용과 시스템 연동이다.
 
의료정보를 활용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온 환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의료진이 환자의 질병 추적관찰 자료를 알고 싶을 때 따로 자료를 분석하지 않고,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에 접속하면 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환자의 데이터 분석이 실시간으로 가능해 연구나 논문을 쓸 때 유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삼성 SDS 등을 통해 모델 개발을 마치고 본격적인 자료 입력에 들어갔고,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차세대 병원 정보화 시스템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성모·아산병원도 추격 중
 
서울성모병원도 의료정보시스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4월 의료정보시스템 nU2.0을 오픈한 것. nU2.0 사업은 기존 nU1.0보다 시스템 응답시간, 사용자 사용시간, 개발자 유지보수 시간 단축을 위한 속도 부분과 오류발생 최소화 등을 개선했다. 
 
병원 측은 "nU 2.0은 기존 nU1.0 대비 약 45%의 속도개선을 체감할 수 있다. 클릭 수를 줄이고 팝업창 통일, 드래그 앤 드롭 기능 추가 등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했다"며 "프로그램 속도, 안정성 증대와 사용자 편의성까지 더해져, 의료서비스 질의 개선과 환자 안정성도 증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아산병원도 사용 중인 의료정보시스템인 '아미스(AMIS:Asan Meical Information System) 2.0'의 개선 버전인 아미스 3.0 구축에 돌입했다. 
 
세브란스병원도 차세대 프로젝트인 U세브란스3.0 프로젝트를 KT 합작회사인 후헬스케어와 진행한다. 250억원에 달하는 개발비를 투입, 착수에 들어갔다. 의료정보 사용자 중심의 진료환경 구축이 이 시스템의 골자다. 특히 세계화에 최적화된 통합의료정보시스템으로 의료사업 확장도 가능할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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