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찰병원 민승기 비뇨기과 과장

▲ 민승기 국립경찰병원 비뇨기과 과장(ⓒ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전립선비대증(BPH) 치료에서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의 효능은 거의 같지만 부작용에서 차이가 난다. 약물치료에서는 이에 대한 안전성을 고려해야 한다."

민승기 국립경찰병원 비뇨기과 과장(대한비뇨기과학회 보험이사)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를 단독 비교 시 효과는 비슷하지만 피나스테리드가 더 적은 이상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이 같이 언급했다.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보다 이상반응 적어

이들 약제는 전립선 비대에 영향을 미치는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을 감소시키기 위한 5알파환원효소억제제(5ARI)로, 전립선 치료 약물 중 전립선 크기를 줄어들게 하거나 성장하지 못하도록 돕는다.

5알파환원효소(5AR)에는 Type I과 Type II가 있다. Type I은  피지선, 피부, 전립선 상피 세포 등에 주로 존재하며 Type II는 두피, 모낭, 전립선 기질 및  비뇨생식기 관련 조직 등에 주로 분포된다. 같은 5ARI인 피나스테리드는 Type II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며, 두타스테리드는 Type I과 Type II에 함께 작용한다.

이 두 약제를 비교한 Kaplan study에서는 두 약물의 장기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해, 장기복용 시 두타스테리드의 성기능 부작용과 유방 합병증의 이상반응 발생률이 피나스테리드보다 높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민승기 과장은 "Kaplan study는 장기간 두 약제를 비교했고 증상 개선이나 전립선 사이즈 감소에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약을 쓰다 중단했을 때 부작용 발현에서 차이를 보였다. 특히 남성 성기능과 관련해 발기부전, 사정장애, 성욕감퇴의 확률이 두타스테리드가 높았다"고 말했다.

Kaplan study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의 안전성, 효과, 전립선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전립선 크기가 30ml 이상인 전립선비대증 환자 378명(피나스테리드 처방 197명, 두타스테리드 처방 21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효과 평가는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 최대요류률(Qmax), 배뇨후잔뇨량(PVR), 전립선특이항원(PSA), 전립선크기(PV)를, 안전평가는 국제발기기능지수(IIEF)와 이상반응(adverse events)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연구결과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두 치료제에서 IPSS, Qmax, PVR, PSA, PV의 수치 변화는 유사해, 효과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두타스테리드, 사정장애·성욕감퇴 확률 더 높아

하지만 치료 중단 시 발기부전, 사정기능 저하, 성욕감퇴 이상반응 발생률에 있어 피나스테리드 집단이 각 2.1%, 1.8%, 1.4%이고 두타스테리드 집단이 각 5.1%, 2.4%, 2.7%로 통계적으로 두타스테리드 집단의 이상반응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P<0.01).

또 자가보고된 유방연화증, 유방확대증과 같은 합병증 발생률 또한 피나스테리드 집단이 1.2%, 두타스테리드 집단이 3.5%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에 연구는 장기복용 시 두타스테리드가 피나스테리드보다 성기능 부작용과 유방 합병증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피나스테리드가 TypeⅡ만 억제하는 반면 두타스테리드는 TypeⅠ, Ⅱ에 모두 작용하는 과정에서 성욕 및 성기능을 유지시키는 안드로겐(Androgen)까지 억제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두타스테리드 반감기 5주…피나스테리드는 6~8시간

▲ 민승기 과장(ⓒ메디칼업저버 고민수)

Kaplan study는 5년 동안의 장기 복용에 대한 연구였기 때문에 반감기에 따른 부작용 발현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1년간 두 성분을 각각 비교한 EPICS 연구에서는 두 약물에 대해 전립선 비대나 비뇨기과 증상 개선 및 안전성에 있어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

실제로 전립선비대증 환자 39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피나스테리드의 반감기는 6~8시간이고 두타스테리드의 반감기는 5주로 나타난 바 있다.

민 과장은 "두 약제는 타입에 따른 차이도 있지만 반감기도 차이가 크다. 두타스테리드는 장기간 약을 복용하다 중단했을 때 피나스테리드보다 성기능 장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 또한 원인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 약제의 기전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이것이 실제 성기능장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연구가 없고 통계적 확인만 이뤄진 단계"라고 덧붙였다.

반감기 차이는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의 헌혈 금지 기간 조항에도 반영됐다. 대한적십자사는 약물이 혈액 및 수혈자의 건강에 미칠 위험을 고려해 두 가지 약제 복용 중인 자는 헌혈을 금지시키고 있으며, 약을 중단한 이후에도 피나스테리드는 1개월, 두타스테리드는 6개월까지 헌혈을 금지토록 명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두 약은 임부 금기로 지정됐지만, 이를 복용했던 남성이 모르고 헌혈했다 산모에게 수혈될 수 있다"면서 "남성호르몬 억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임신 초기의 산모가 이를 수혈받으면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또 최근 TypeⅠ과 Type II를 모두 억제하는 두타스테리드가 주변 조직의 인슐린 민감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타스테리드 성분을 투여한 집단에서 인슐린 민감도가 감소하고 체지방 증가 현상이 확인된 것.

이에 대해서는 "두타스테리드를 사용하면 인슐린 민감도가 감소해 당뇨환자들은 혈당이 높아질 수 있고 인슐린 치료 반응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지만 앞으로 대규모 연구가 나와봐야 알 것"이라고 밝혔다.

비뇨기과 전문의 통해 반드시 PSA 검사를

안전성 이슈 등이 있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는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ARI를 처방할 때 성기능장애 등 이상반응이 있는 것에 대해 유의해야 하지만 전문의가 아니면 이를 간과할 수 있으며,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 등도 거쳐야 하는데 검사 없이 약을 쓰면 만약의 경우 전립선암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금 당장은 문제가 안 될 수 있지만 PSA검사를 하지 않는 것이 향후 전립선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타과에서 탈모 치료 목적으로도 처방을 하는데 PSA 검사 등을 거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비뇨기과학회도 무분별한 사용을 지양하고 최소한 PSA 검사나 직장수지검사를 거쳐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면서 "보건복지부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이런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면 암 진단이 늦어지는 것도 예방하고 불필요한 약제비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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