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피부과의사회는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이 되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에 대해 잘못 알려진 속설을 살펴보고 올바른 정보를 소개하는 자료를 발표했다.

최근 포털 사이트에 남성탈모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DHT라는 키워드가 함께 소개될 정도로 남성 탈모 환자들 사이에서 DHT에 대한 관심이 높다.

DHT란 모낭에 작용해 탈모를 일으키는 호르몬으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 환원효소를 만나 변환된 물질이다. 이 DHT는 모낭을 위축시켜 검고 굵은 모발을 가늘고 축 처지게 만드는 연모화 현상을 일으킨다. 모발이 연모화 현상을 나타낸다는 것은 남성형 탈모의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에 DHT의 생성을 억제하면 탈모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임이석 회장은 “최근 남성 탈모 환자들 사이에서 DH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DHT에 대한 근거 없는 속설이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오히려 치료에 방해를 받는 경우도 늘고 있어 이번 자료를 발표하게 되었다”며 “효과적인 탈모치료를 위해서는 비의학적인 민간요법이나 속설에 의지하기보다는, 증상이 의심될 때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탈모 상태를 진단받고 이에 따른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DHT는 탈모환자에게만 발생한다?

탈모 환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DHT가 존재한다. DHT는 모든 남성, 여성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사춘기 이후 테스토스테론이 신체 기관에서 분비되어 생성되면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을 거쳐서 DHT가 만들어진다. DHT가 탈모를 일으키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는 유전에 영향을 받는다. 탈모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DHT와 모낭 세포의 특정부분이 결합하며, 모낭이 소형화되어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락하는 탈모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 DHT를 억제하는 탈모치료제를 복용하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진다?

탈모치료제는 DHT의 생성을 억제하여 탈모를 치료한다. DHT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변환된 물질인데, 바로 이 때문에 탈모치료제가 남성호르몬을 억제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DHT는 테스토스테론과 그 역할이 상이한 물질로, 이를 억제한다고 하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최근 연구에 의하면, 탈모치료제 복용 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올라간다는 결과가 보고된 경우도 있다. 또한, 많은 남성들이 탈모치료제 복용 시 가장 염려하는 성기능 저하 및 근육량 감소 등의 문제 역시 탈모치료제 복용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음식으로 DHT를 억제할 수 있다?

검은콩과 같은 블랙 푸드는 탈모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식품들은 대부분 두피와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차원에 그칠 뿐 탈모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검은콩에는 약하게나마 DHT를 억제하는 이소플라보노이드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긴 하지만, 탈모의 진행을 막거나 이미 발생한 탈모를 치료하여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의학적으로 치료효과가 검증된 방법은 먹고 바르는 약물 치료와 수술뿐이다. DHT의 생성을 억제하는 방법으로는 먹는 치료제가 효과적인데 이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두 가지 제제가 있다. 이중 피나스테리드 제제는 FDA와 국내 식약처 등 다수의 기관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 받은 약물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 유럽, 미국 등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한 탈모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제로 추천 받고 있다.

◆ 샴푸 사용은 DHT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각종 탈모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 중 하나는 ‘DHT 억제 샴푸’이다. 홈케어를 통해 손쉽게 DHT의 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탈모인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샴푸로 DHT의 생성을 막기는 힘들다. 샴푸는 두피 청결과 모발의 건강을 도울 뿐,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는 등 실질적인 발모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샴푸는 보조적인 차원의 탈모 예방과 모발 관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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