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획 하] 의학회 "처우개선 필요성 느끼지만 논의 여력 부족"

전임의 눈물 누가 닦아주나

1. 당직실 하나에 행복한 전임의

  -휴가 당직비 보장없어... 담당교수 따라 좌지우지

2. 제 길 못 찾는 전임의 "문제 많네"

  -수련 후 봉직의나 개원가로

3. 전공의 문제 단초 풀어야 전임의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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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지난 2014년도에 대한의학회 용역으로 국내 전임의제도 실태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과목별 또는 학회별 전임의 연수과정 기준과 목표, 세부분과전문의제도 운영 현황, 외국 주요 병원의 전임의제도 운영 실태, 전문의제도 관리 방안 등이 주요 목표였다.

하지만 연구 용역 결과는 발표된 후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한 채 책상 서랍에 잠자고 있다. 전공의 문제와 맞물리면서 전임의 문제가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인 박중신 교수(서울대병원 산부인과)는 전공의 수련문제가 불거져 의학회에서도 전임의들에게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박 교수는 "전임의들이 겪는 어려움 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은 많지만, 전공의 수련환경 문제가 워낙 크기 때문에 순위가 밀려나 있는 상태"라며 "의학회 차원에서 결정된 것도 없고, 현재 논의되는 것도 없는 상태"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몇몇 병원은 전임의 문제를 위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몇 년 전 서울대병원은 교육연구부를 중심으로 '전임의수련환경 개선 TF'를 구성해 활동을 한 바 있다. 지난 2013년 서울대병원 전임의 수는 내과 54명, 외과 19명, 영상의학과 19명, 소아청소년과 11명 등 모두 200명이다. 이들 중 유급 전임의도 있고 무급 전임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교육연구부장이었던 박중신 교수는 "당시 각 진료과에서 한명씩 약 30명의 전임의가 모여 회의를 해 그들의 고충이 무엇인지 들었다. 공간부족 등이 주요 불만요인이었고, 기조실과 논의해 풀어갈 계획이었는데 이후 TF가 제대로 운영이 안 돼 흐지부지된 상태"라고 아쉬워했다.

 

전임의 개념부터 명확히
전문가들은 전임의 제도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개념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대병원 교육연구부장 권준수 교수는 "전임의를 어떻게 정의 내릴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병원과 의학회 등이 모여 전임의에 대한 정의를 토론해야 한다"며 "전임의 과정에 있어 전임의 수련 목표, 교육과정, 평가와 인증 등도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서울병원 하규섭 원장도 의료계에 전임의가 보편화됐다면 정확한 정의를 내리고, 자격이나 평가 등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익단체도 없는데 무급으로 일하기도

전임의들의 처우에도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공의들은 전공의협의회 등을 통해 자신들의 권익을 대변하는데, 전임의들은 권익단체도 없고, 무급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조차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전임의들은 전공의들과 비슷한 연봉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공의들보다 낮은 대우를 받는 곳도 있다. 서울의 S병원과 A병원은 전공의들보다 전임의 월급이 낮은데, 이들 병원의 전공의 수련환경 자체가 우수하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무급, 저임금 등의 열악한 조건을 버텨온 전임의들에게도 이제는 제대로 된 대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립서울병원 하규섭 원장은 "급여나 환경 등 근로조건에 대해서도 전임의들도 전공의들처럼 제대로 된 대우를 해야 한다"며 "일부 병원이 전임의를 싼 인력으로 이용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병원들이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2014년 대한의학회가 조사했을 때 무급 전임의가 10.3%가 됐을 정도였지만 점차 무급 전임의는 사라지는 경향이다. 무급 전임의 제도로 이름(?) 높았던 서울대병원도 올해부터 무급 전임의를 없애고, 4대보험 적용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임의들의 처우 문제는 병원과 연계돼 있어 간단하지 않다고 전망한다. 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전임의 문제는 좀 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전임의는 병원의 한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병원들이 전문의를 고용해 쓰고 있는 것이라 주장하면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공의 수련과 연계

전임의 문제는 단시간에 해결점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맞닿아 있어서다. 인턴제 폐지 등 전공의 문제가 풀려야 뒷단이 전임의 문제가 길을 모색할 수 있다.

현장에 있는 전임의들은 인턴제 폐지에 부정적이다. 인턴 업무가 없어지면 전공의들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그러면 결국 전임의들에게 업무가 전가될 것이란 걱정에서다.

병원 측 관계자들은 전임의 과정을 수련과정에 연계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병원이 전임의 수련에까지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 표현이다.

일각에서는 대부분 의사가 전임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인턴제를 폐지하고 전공의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줄여 전체 수련과정을 7년에서 5년으로 줄이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결국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문제가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전임의 문제의 양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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