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클린자 순베프라 24주 860만원 '파격'

한국BMS제약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만성 C형 감염 치료제 약값이 24주를 기준으로 860만원으로 결정되면서 앞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제약사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22일 복지부는 약제급여목록 고시를 통해 다클라타스비르(제품명 다클린자)는 1정당 4만1114원, 아수나프레비르(제품명 순베프라)는 1캡슐당 5154원으로 등재했다. 이를 치료 기간인 24주로 환산하면 약제비는 865만원이다.

이는 당초 한국BMS제약이 공개했던 1280만원보다 더 저렴한 금액이다. 파격적인 약값으로 접근성은 더 좋아졌다. 환자들은 치료 기간 동안 전체 약값의 30%인 258만원만 본인부담하면 된다. 이는 인터페론 기반의 치료를 했을 경우보다도 50만원 가량 더 저렴한 수준이다.

한국BMS제약이 이같이 더 낮은 약가에 공급하기로 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일단 부족한 결점을 약가로 보완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만성 C형간염 환자들이 다클라스타비르 아수나프레비르를 병용하기 위해서는 내성 검사(Y93H 또는 L31)가 필수적이다. 그 배경에는 내성 돌연변이가 발생했을 경우 치료률이 30~40%로 확 떨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학회에서도 다클라스타비르 아수나프레비르를 병용요법으로 투여하기 위한 조건으로 내성검사에 대한 조건을 권고한 바 있다. 이처럼 약물을 복용하기 전에 내성검사를 해야되는 불편한 과정이 있기 때문에 이를 약가로 보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환자들은 약 10~17%가량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후속제품에 대한 견제도 상당히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10월 소포스부비르와 레디파스비르 복합제 허가가 예상돼 있기 때문에 경쟁사가 약가 협상을 하는 동안 빨리 시장선점을 하기 위한 전략으로 본 것이다.

소포스부비르와 레디파스비르는 현재 길리어드에서 준비하고 있는 신약으로, 고정용량 복합제라는 점에서 환자들의 순응도도 개선에도 장점이 있는 약물이다. 게다가 내성검사도 필요치 않다.

내성유무에 상관없이 높은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SVR12)을 입증한 데이터를 갖고 있어, 여러모로 정면으로 부딪히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한국BMS제약의 약가 결정에 의료진들도 다소 놀랐다"면서 "회사 전략적인 차원에서 언급할 수 없지만 경쟁약대비 내성의 한계와 복용의 불편함 정도가 반영돼 스스로 약가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결정에 앞으로 남은 관심은 후속 제품인 소포스부비르와 레디파스비르 약가인데 크게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지난 수십년간 다국적 제약사 한 약가 담당자는 "내성 등 제품별 차이성은 인정하지만 정부의 입장에서 보는 시각은 같은 약물로 볼 것"이라며 "따라서 약값에서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약값결정으로 길리어드사이언스, 한국애브비등 만성C형 간염 신약을 공급하는 제약사들은 비상에 걸린 상황이다. 이들은 이번 약값은 OECD 국가의 평군 50% 수준에 불가한 금액이라며 제약사들의 개별 약가협상의 문제를 떠나서 산업육성차원에서 재검토해야한다고 성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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