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설명과 공감어조로 의사소통

환자와 의사 간의 원활한 소통은 좋은 환자와 의사 관계를 형성하는 근간이 된다. 의사의 소통능력 역시 환자의 면담 과정을 통해 발휘되는데, 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장(기쁨병원 흉부외과 과장)은 환자의 질병 경험을 존중하고 환자의 전체적인 삶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며 환자와 함께 치료 과정과 계획을 만들어 나가는 끊임없는 노력이 의사소통에 능한 '의사'가 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기획-하>환자소통도 이젠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으로 <기획-하 인터뷰>"환자 태도 결정하는 건 의사의 말 한마디" 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장 -의료현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이 갖는 의미는?
▲ 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장ⓒ메디칼업저버고민수기자

커뮤니케이션은 환자와 의사, 의사와 간호사, 의사와 정부 등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모두 포괄한다. 그중에서도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환자가 처한 입장, 가족관계 등의 이야기를 이끌어내면서, 환자의 마음과 영혼을 어루만져 주는 것은 물론, 진단을 더욱 정확히 하고, 환자에게 가장 최선의 치료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환자와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의사가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질의 하나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대인관계 형성 능력을 학습,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의사와 환자 간 소통이 강조되고 있지만,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간제약 문제가 크다. 예를 들면, 중증 질환자의 경우 첫 진료에서부터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이유를 모른 채 밖에서 대기 중인 환자는 지체되는 시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럴 경우 의사가 먼저, 기다린 환자에게 상황 설명을 하는 것이 좋다. "죄송합니다. 이전 환자가 너무 중환이라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이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99%는 이해하고 오히려 설명해주는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

- 외래진료가 평균 3분을 넘지 못하는 상황 역시 커뮤니케이션 부재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인 소통법은?

우리나라는 진료시간의 이점(advantage)이 전혀없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잘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의사보다는 짧은 시간 내 많은 환자를 보는 의사를 오히려 유능한 의사로 평가하는 것이 현실이다. 병원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이상 진료를 보는 의사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환자의 입장에서도 급한 마음에 꼭 해야 하는 질문을 하지 못하거나 짧은 시간 내에 끝나버리는 진료가 '불성실한 진료'라는 생각에 불만을 표시할 때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줄이려면 환자 진료에 앞서 궁금한 것은 꼭 메모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증상이 어떤지, 그리고 나타나는 증상과 관련된 궁금증이 무엇인지를 미리 적어오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 의사가 메모를 보고 짧은 시간 안에 보다 명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 의사중심에서 환자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두 개념의 차이와 함께 실제 임상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권위적이고 수직적이었다면, 지금은 병을 함께 이겨나가는 '동반자' 개념이 강해지고 있다. 그만큼 환자가 정보를 대하는데 훨씬 자유로워지고 소통과 접근이 용이해졌다고 볼 수 있다.

환자중심에 더욱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우리 의료진도 이제 환자가 자신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부에서 진료만 잘해주면 되는 것 아닌가? 수술이 성공적이었거나, 치료가 잘됐으면 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의료 서비스가 굉장히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커뮤니케이션 역시 월등히 좋아졌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환자와 좀더 잘 '통'하는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의사의 '사명'이자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