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하>"성격유형 따른 진료…의사와 환자간 올바른 소통의 첫걸음"

서울의대 이진석 교수(의료관리학교실)는 "정보독점이 아닌 정보공유에 근거한 수평적 의사 환자 관계의 정립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환자의 성향과 경험이 모두 독특하고 개별적이기 때문에 범용적인 의사소통 방법과 수준을 결정하는데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어 이를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임상에서 환자는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적용되지 않는 다양한 태도, 의사소통, 반응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이럴 때일수록 환자의 성격적 특성에 맞는 맞춤형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효과적인 '환자중심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진료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의존적 △자기애적 △강박적 △히스테리 성향의 환자와의 소통법을 공개한다. <기획-하>환자소통도 이젠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으로 <기획-하 인터뷰>"환자 태도 결정하는 건 의사의 말 한마디" 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장
 

의존적 환자

먼저 의존적인 성향이 강한 환자는 타인에게 의존하거나 보호받으려는 행동을 특징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부모마음'으로 면담에 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의존적인 환자 가운데 간혹 의료진과의 안정적인 관계가 되면 지나치게 병원을 자주 방문하거나 면담 시간을 오래 사용하려는 경향을 드러낼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매일 이렇게 오래 상담할 수 없기 때문에 진료 시간을 15분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라는 명확한 제안과 함께 "치료를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이는 것이 좋다.

계명의대 김대현 교수(동산의료원 가정의학과)는 "지속적으로 돌봐준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서는 신체적인 증상과 무관하게 정기적인 방문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 "환자들이 분노나 거부로 두려워하거나 도망가지 않도록 면담을 진행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기애적 환자

자기 확신이 결여돼 있는 의존적인 유형의 환자와 달리 자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으며 특별대우를 기대하는 '자기애적 성향'이 강한 환자가 내원했을 때는 특별함을 인정해주는 것이 현명하다.

자기애적인 성향이 강한 환자 가운데는 의사에게 화를 내거나 위협적인 태도를 취하고 불합리한 경우를 당했다고 생각하면 법적 소송까지 감행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최대한 이들의 성향을 이해하고 "약을 잘 드시고 계시기 때문에, 특별히 더 도움되는 몇 가지 방법도 알려드리겠습니다"라며 특별함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해 줌과 동시에 동기를 강화시켜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 입원한 환자의 경우에는 "주무시는 데 도움이 되도록 투약과 혈압 측정 시간을 특별히 조절해 드리겠습니다. 다만 식사는 정해진 시간에 오기 때문에 바꿔드릴 수 없습니다"라는 식으로 가능한 것은 들어주고 불합리한 요구는 제한하는 것이 좋다(김대진, 성격유형에 따른 면담기법 Korean J Fam Pract Vol 4 No3 Suppl 2014).

 

강박적 환자

반대로 처방 약부터 치료까지 지나치게 집착하는 강박증 환자가 내원했다면? 자기애적인 환자와 같은 특별대우가 아닌 질병을 함께 싸워나가는 '동반자'로 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극심한 불안감을 동반한 환자에게는 질환에서부터 치료 계획까지 세부적인 정보를 열거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약 환자가 같은 질문을 반복할 경우 "그 질문에 아까 충분히 설명을 드렸습니다"보다는 "많이 불안하시죠? 환자분이 힘드신 것 다 이해합니다. 환자분이 완전히 이해하도록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치료는 항상 예측불가한 면이 많으니까요"라며 질병의 불확실성에 대한 환자의 걱정을 언급해 주는 것이 하나의 팁이 될 수 있다.

 

히스테리적 환자

히스테리적인 환자는 감정 폭이 크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고집하거나 위협적인 자세를 보일 수 있다.

이 경우 "이런 점을 매우 심각하게 느끼신다는 점을 잘 알겠습니다" "어떤 점이 그렇게 불편한 문제인지를 말씀해 주시면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라는 대화법이 환자의 위협적인 성향을 효과적으로 잠재울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김준영, 성격유형을 고려한 당뇨병 교육 Korean Diabetes 2011;12:50-52).

김대진 교수는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모든 인간이 자신의 기준으로 이해하고 판단하며 자신과 다른 개별화된 상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면서 "환자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자율성을 촉진하면서 개개인의 성격유형에 따른 적정한 조정이 의사와 환자간의 올바른 소통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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