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의견 반영 안 된 보건의료정책 곳곳서 부작용

 

▲ 본지가 창간 14주년을 맞아 주요 학회 보험이사들을 초청해 학회와 정부 간 주요 이슈를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보건의료 전문 언론이 복지부와 여러 학회 보험이사를 초청해 여는 좌담회는 이번이 처음으로, 학회와 복지부의 고민을 서로 공유해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무순>
▶ 대한당뇨병학회 박태선 보험이사
▶ 대한비뇨기과학회 이영구 보험부회장
▶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강경훈 보험위원장
▶ 대한간학회 김영석 보험이사
▶ 대한신장학회 김성남 보험이사
▶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보험급여과 조충현 서기관
▶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국장 / 박상준 부국장

글싣는 순서-

1, 보건복지부, 대한신장학회 편
2,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대한간학회 편
3,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뇨기과학회 편

박선재: 메디칼업저버 창간 14주년을 맞아 특별히 마련한 토론회에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오늘 자리는 학회와 복지부 간 소통을 위해 마련했다. 학회마다 현안은 다르겠지만 현장에서 보험이사가 겪는 어려움은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 순서에 따라 먼저 조충현 서기관으로부터 보험정책 방향을 듣겠다.

# 보건복지부 건보정책 방향은

"상대가치점수 개편 속도 낼 것"

▲ 보건복지부 조충현 서기관은 서류로만 검토해왔던 문제들을 직접 들어보니 좀더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불합리하고, 불균형인 의료정책을 검토해 바로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충현 보건복지부 서기관: 보험급여 분야에서 연초부터 고민했던 것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보장성 강화, 두 번째는 수가나 급여기준을 개선하는 것. 마지막으로 효율성 부분이다. 현재는 재정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상태지만 고령화 등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는 그렇게 낙관할 수 없기 때문에 효율적 지출에 대한 부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첫 번째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 올해는 특히 암환자에 대한 교육상담을 시작하고 방향이 잡히면 2016년부터는 교육상담에 대한 수가 검토를 계획하고 있다. 2014년도에는 진단초음파에 대한 급여화가 있었고 올해는 유도초음파에 대한 급여화가 이뤄졌는데, 향후 진단초음파와 유도초음파를 같이 묶어 급여화하는 정책도 구상 중이다. 또한 2016년에는 주로 유전성 질환에 대해 검사부분을 좀 더 급여화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수가와 관련해서는 우선 환자 감염 안전에 대한 수가가 개선될 전망이다. 현재 이 부분은 2월부터 관련 학회가 의견을 줘 현재 진행되고 있다.

두번째는 '의료질 향상분담금'이라고 해서 지표평가를 통해 병원별 수가를 만드는 부분이다. 현재 확인해 보니 병원마다 몇 개 주요지표는 모두 해당되고 그 외에도 한두 개는 들어가 있다. 2017년 이후 계획상으로는 전문진료 가산제도라는 건보제도를 하나 만들 계획이다.

상급병실료 부분은 2014년에 4~5인 입원실 급여화를 만드는 부분이었고 격리실 수가도 당시에 만들었는데, 최근 메르스가 발생하면서 이 격리실 수가를 약간 조정중이다. 9월에는 상급병실 개편과 관련해 특수병상에 대한 입원료를 인상할 계획을 갖고 있다. 중환자실, 중중환자실, 무균치료실들에 대한 수가를 인상하거나 심사하는 부분이 될 것이다.

2015, 2016년도에는 임신출산에 대한 부분을 좀 더 중점적으로 강화하고 아동청소년 부분의 소아당뇨라든지, 충치질환에 대해 단계적으로 보험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청장년층에 대해서는 금연치료가 있다. 현재 국고지원에서 올 하반기에 건강보험으로 논의가 시작될 것 같고, 더불어 고혈압, 당뇨병에 대한 부분들은 좀 더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맞춰져 있다.

2018년에는 고도비만 수가를 2016년, 2017년에는 정신질환자에 대해 보험급여 수가검토를 할 예정이다.
올해의 가장 특이할만 한 점은 상대가치 개편이 될 것 같다. 전반기를 넘어 70% 정도 진행된 것 같다. 연구점수는 다 나온 부분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상대가치 기획단과 격주로 논의하고 있는데 메르스 사태로 현재는 중단된 상태이다. 어쨌든 7월말부터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좀 더 검토를 진행 중이다.

추가적으로 재정이동 5000억원 외에, 정부가 재정적으로 5000억원을 더 투입해 1조원 정도의 재원을 만들어 그중 7300억원 정도는 수술 처치 기능에 대한 수가인상 쪽에 넣으려 한다. 1700억원 정도는 행위분류, 기본진료 중에서 빼야 될 것이 뭐가 있는지를 검토해 그 쪽에 대한 불균형을 보완하려 하고 있다. 그 외에 산부인과에 대해서 수가개편 방안을 검토해 2016년도 초에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작업을 하고 있고 중기보장성 차원에서 정신과부분 영역에서도 수가보완이 필요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박선재 : 2015년 및 향후 건강보험 급여계획을 들었다. 질문 사항은 각 학회별 보험 현안을 듣고 논의하겠다. 그러면 신장학회 김성남 보험이사부터 시작하겠다.

# 대한신장학회

"내과분야 유·무형 가치 비중 왜곡 무형의 가치 인정해야"

▲ 대한신장학회 김성남 보험이사는 투석문제를 예로 제시하며 국가의 막대한 의료비가 들어가는 보건의료정책이 혼탁한 모습도 있다고 말하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성남 대한신장학회 보험이사: 신장학회에서 보험관련 업무만 거의 10년째 해오고 있다. 그 사이 상대가치 평가는 5년 단위로 두 번에 걸쳐 진행됐다.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유형의 가치와 무형의 가치에 대한 비중이 항상 왜곡된다는 점이다.

신장내과 전체 행위 중 95%에 해당하는 혈액투석이다. 혈액투석 행위는 1년에 1조 4000억원 정도가 건보재정에서 지원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1년 의료비의 2.5~2.7%를 차지하는 규모다. 그런 막대한 비용이 지출됨에도 혈액투석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나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행위의 양태는 상당히 혼탁하다.

그 원인 중 하나가 무분별한 환자식사 제공이다. 식사제공을 통해 환자를 유인하는 것이다. 일본은 혈액투석 환자에 대한 식사제공은 보험급여에 포함돼 있다. 암환자가 외래항암치료를 받을 때 낮병동제에 의해 건보급여혜택을 받는 것처럼 혈액투석 환자도 내원에서 퇴원 시까지 급여혜택을 주고 있다.

그 배경은 투석시간이 보통 6시간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탈의 등 준비하고 투석받는 데 4시간이나 걸리고, 끝나고 정리하고 나가는 시간 동안 당뇨병 등을 앓는 환자는 저혈당성 쇼크의 위험에 빠질 수 있는데, 이런 환자들에 대해 건보적용을 하면 식사 등이 급여화 되면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불법 환자유인 행위 등 혼탁성이 일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번째로 지속적 신대체 요법(CRRT)이라는 투석방법이 있다. 이는 신장기능이 급속히 떨어져 중환자실에 입원을 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투석이므로 의사 행위가 24시간 동안 지속되는 행위임에도 일부에서는 4시간 동안 진행되는 일반투석 행위보다도 낮은 수가가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상대가치 개편작업에서 일부 조정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

세 번째는 중환자실에서 이뤄지는 혈액투석의 문제이다. 이는 지금 정부가 한참 강조하고 있는 환자의 안전성 문제이다. 혈액투석 인공신장실을 운영하고 있는 종합병원급 의료기관들은 인공신장실이 별도의 구역으로 구분돼 있다.

그곳에서 혈액투석을 받지 못하는 중증환자에 대해서는 중환자실로 이동시켜 투석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때 발생하는 수가가 인공신장실에서 진행하는 수가와 똑같다. 짐작은 하시겠지만, 중환자실에서 진행하는 혈액투석은 인공신장실보다 많은 업무량을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환자의 안전성을 담보로 하는 중증도가 인정돼야 하는데 이런 배려가 전혀 없는 상태다.

그 외에 만성신부전 환자의 혈액투석 교육비용 즉, 무형의 가치 인정이다. 혈액투석이든 복막투석이든 환자가 왔을 때는 기본진료료가 책정되지만 여기에 추가로 상담하고 교육하는 가치에 대해서는 인정되는 부분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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