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인 1실 개별 투석 결정...병원의 빠른 의사결정

▲ 지역주민들이 강동경희대병원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강동경희대병원에 첫번째 비상벨이 울린 것은 지난 달 5일이다. 14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당시 응급실에 있었던 76번 환자가 골절로 강동경희대병원을 찾은 것이다.

병원은 즉시 응급실을 폐쇄하고 환자 20여명을 1인 병실로 입원조치했다. 당시 의료진도 모두 격리조치를 했다.

그렇게 잘 마무리될 줄 알았던 충격은 6월 18일 '투석실에서 메르스 환자 확진'이라는 더 엄청난 뉴스로 병원을 뒤흔들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투석실에서 메르스 노출이라는 제목으로 매일 같이 신문과 방송을 달궜다. 병원은 결국 6월 21일 완전 폐쇄라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일각에서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투석실에서 메르스에 노출돼 환자가 대량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
주변의 걱정과 달리 투석실과 관련된 환자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고, 병원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1인 1실 개별 투석

전문가들은 강동경희대병원의 '1인 1실 개별 투석'이라는 결정이 좋았다고 후한 평가를 내린다.
메르스 발생 당시 강동경희대병원 투석실 환자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등 103명. 투석실이 메르스에 노출되자 병원측은 병원 전면폐쇄 결정과 '메르스 중앙 상황실'을 꾸리고, 1인 격리투석이라는 기본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상황실에 참여했던 한 의료진은 신속하게 신장투석 환자 전원에게 1인 1실 입원치료를 결정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던 같다고 말한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환자들이 같은 장소에서 투석을 받기 때문에 한명이라도 감염이 되면 모두가 감염될 수 있어 위험한 상황이었던 것. 당시 투석 환자 간 메르스 전파 가능성을 막는 것이 1차 목표였다고 밝힌다.

그는 "병실이 부족했지만 1인 1실로 한다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환자를 격리했다"며 "어려운 결정이었음에도 병원과 대학차원의 판단이 신속하고 정확했던 것 같다"고 전한다.

당시 강동경희대병원의 전체 병상수는 다인실 포함 약 700병상. 다인실에도 투석환자를 한명씩 밖에 입원시킬 수 없어 병실 수로만 따지자만 약 200병실이 있는 셈이었다. 결국 103명의 투석환자를 각각 1인실에 입원시키려면 일반 환자를 퇴원시키고 병원 전면 폐쇄가 필요했던 것이다.

병원측은 지하 1층, 인공신장실, 8~12층 병동을 격리구역으로 정하고, 엘리베이터도 8~12층까지 막아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했다.

6월 24일경 병원측은 의료진 판단 하에 입원이 어렵거나 원내 격리유지가 어려운 환자는 보건소에 명단을 통보하고 경찰과 연계해 밀착 감시하는 등의 활동을 시행했다. 또 자가 격리 투석 환자 중 메르스 증상이 나타날 경우를 대비해 5~10개의 1인 격리 입원실을 비워두기도 했다.

▲ 의료진뿐 아니라 병원 모든 직원들이 메르스 위기를 넘기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다.   

병원 직원 모두의 노력의 결과

병원은 물론 지역사회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었던 상황을 슬기롭게 넘긴 것은 의료진 뿐 아니라 병원 직원 모두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병원 직원 모두가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하나된 힘을 보여준 시기이기도 했다"며 "투석을 받았던 환자들이 사용했던 병실을 방역복을 입고 의료기사, 행정직 등 직원들이 소독을 했다. 다들 고생이 많았다"고 말한다.

또 밤낮 없이 직원들이 환자 안내, 출입구 통제, 물품 공급 등으로 애를 썼다고 한다. 그는 "메르스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물류팀 직원들이 병동으로 물품을 공급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병원 직원들의 수고로움이 알려지면서 여기 저기서 응원이 이어졌다. 병원 노동조합, 지역에 있는 학생과 주민들의 격려가 쏟아졌다. 심지어 강동구 일대에 "환자를 지키는 강동경희대병원 직원분들을 응원합니다", "우리가 함께 당신을 응원합니다" 등의 프래카드가 붙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추가 환자가 없으면 11일 해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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