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미래가 있을 것인가?

최상위권 학생들이 여전히 의과대학을 가장 선호하고 학사학위 취득자들도 의사가 되기위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대거 몰리는 것을 보면 이는 허튼소리라 하겠지만 의료계는 이를 현실 상
황으로 인식해가고 있다.
 
취업난이 극심, `삼팔선` 이니 `사오정`이니 하며 장래에 불안감을 느끼며 일반적으로 `의
사`를
정년 없는 최적 직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의료계는 의료제도의 `사회주의화` 경

과 의사의 과잉배출 등으로 의사에 `내일`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있다.
 
게다가 의사면 대부분 전문의가 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임상과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안

적 진료`로 미래의 경제적 우위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전공 재수`도 심심찮게 발생하

도 한다. 이에 대해 많은 의료 관계자들은 적성여부나 다른 전공을 하고 싶다는 개인적 변화
도 있겠지만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현재 이 부분에 대

의학계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는 모습이다.
 
또한 최근 들어 미혼이 늘고 아이를 낳지않는 경향이 가속화되면서 `환자는 적고 의사는 많은
`
예측 가능한 내일은 의사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또하나의 중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
으로 특히 산부인과와 소아과 의사가 먼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인구는 2003년 7,954,080명에서 2010년에는 6,879,855명으로
추정되며, 이중 여성은 3,846,351명에서 3,280,195명으로 56만6천여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30대 여성도 같은 기간 22만명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아인구도 최근 10년간 매년 1.0%씩 감소하고 있고, 이 추세는 당분간 큰 변화없이 진
행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쯤이면 20대 여성의 수가 남성에 비해 35만명 정도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커다
란 사회혼란도 예상되고 의료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김숙희 산부인과의원장(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기획이사·본지 객원논설위원)은 񓟳
년도
산부인과전문의는 4,950명으로 매년 230명의 전문의가 새로 배출되어 2010년에는 6,800
명으로 추정된다"며, 2010년에 이르면 20대 여성은 15% 감소하는 반면 산부인과의사는
30% 증가가 예상, 전문의 1인당 담당해야 할 20대 여성은 올해보다 30%는 감소될 것이라
고 지적하고 있다.
 
산부인과는 이미 레지던트 지원율이 크게 줄고 전공의 중 여자의사 비율이 70% 정도로 남자
의사들의 관심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는 대책 마련을 위한 태스
크포스팀을 구축키로 했다.
 
소아과의 경우에도 윤용수·정해일 서울의대교수에 따르면 소아인구는 매년 줄어드는 반면 소
아과의사는 최근 10년간 8.3% 증가세를 보여 소아인구 10만명당 의사는 1990년대 18.4명
에서 2003년 44.1명으로 증가, 수가와 함께 소아과 병·의원 경영을 어렵게 하는 주요인이라
고 밝힌 바 있다.
 
소아과학회는 해결방안의 하나로 청소년들을 진료대상으로 하기 위해 `소아청소년과`로 개

을 추진하고 변화에 적극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윤용일 서울의대 교수(대한소아과학회 이사장)는 "진정한 의학발전을 위해서는 메이저과에
우수 인재가 몰려야 하는데 최근의 전공선택 경향을 보면 우리나라 의학계의 앞날이 어둡게
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제는 현상황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이 없
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게다가 임상과간 영역 파괴와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내부적 갈
등은 현실적으로 더 큰 걸림돌로 다가서고 있다.
 
따라서 의료계의 불투명한 미래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의대생 선발에서부터 의학교육, 면허부
여, 평생교육 등 의학계 내·외부의 개선 노력과 함께, 인력수급·수가정책을 비롯한 보건의료

분야에 걸친 총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문제는 무릇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출산율 저하는 궁극에는 노동인구 감소와 생산성
악화로 이어지고 고령화사회에 많은 노령인구를 적은 수의 청장년층이 부양해야 하는 사회적
책무까지 떠안게 되는 힘겨운 삶으로 이어진다.
 
의학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켜진 적신호가 푸른신호등으로 바꿀 수 있도록 정부·국민·의료계
모두가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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