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관련 중증환자에 대해...병협요청에 적극 지원 약속

메르스(MERS) 사태가 장기화 됨에 따라 중증환자들의 조기대응을 위한 '에크모 핫라인'이 도입될 전망이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에크모연구회(회장 성귀익)는 19일 긴급집담회를 열고 '메르스 거점병원에 에크모 전문인력을 지원해 달라'는 병원협회의 요청에 적극 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 정재승 고려의대 교수

현재까지 보고되기로 메르스는 일반적인 폐부전보다 상당히 빨리 진행되는데, 폐를 넘어 골수, 신장에 영향을 미치고 심할 경우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져 사망률이 매우 높다.

사우디는 치사율 40%, 기저질환이 있으면 64%까지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으며, 국제적인 의료진 감염율도 평균 15%를 육박하고 있다.

에크모연구회 정재승 교수(고대안암병원 흉부외과)는 "발생 국가들을 통들어 메르스 환자에 대한 에크모 적용 사례가 많진 않으나 과거 H1N1 등에 대한 치료경험에 비춰볼 때 향후 적극적인 에크모 치료의 필요성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교수가 세계에크모학회(ELSO)와 유럽에크모학회(EURO-ELSO), 아시아태평양에크모학회(APELSO)에 문의해 본 바에 의하면, "환자 생존율을 증가시키기 위해 장기적 감염관리가 중요하고 조기 에크모 삽입이 권유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특히 영국에서는 "에크모 치료를 받았던 환자가 전원 사망했다. 치료시기가 지연된 원인이 큰 만큼 치료시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미국은 조직위원회 미팅을 거쳐 대응방안이 마련되는대로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며, 오는 7월 일본 교토에서 열리는 APELSO 2차 미팅 때 전 세계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국제 권고안을 만들자는 데 합의가 이뤄진 상태.

다만 현재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고려해 국내 환자들에 대해서는 메르스 발생 시 에크모 삽입기준 및 운영지침을 연구회 차원에서 먼저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날 집담회에서는 실제 에크모를 적용했던 메르스 환자 사례(5례)를 리뷰한 뒤 기존 1차 권고안에 대한 개정 논의도 함께 진행됐다. 빠르면 다음주 월요일 개정안을 공식 발표하게 된다.

현행 권고안은 "중증 폐부전 양상의 메르스 환자는 에크모 경험이 많은 병원으로 후송해야 하고, 에크모 환자는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다학제 에크모팀에 의해 치료돼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 정의석 인제의대 교수

특히 에크모 삽입 후 2~3일가량은 환자 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 기간 만큼은 전문의와 체외순환사, 간호사 최소 3인의 전문인력이 확보돼야만 한다.

에크모연구회 정의석 교수(상계백병원 흉부외과)는 "에크모가 만능은 아니지만 중증 환자의 주치료수단으로서 점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장비, 인력 등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어떤 환자에게 어느 시점에 적용해야 할지 명확한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에크모 보유대수는 180여 대, 보유기관은 100곳 정도지만 1년에 20례 이상 시행하는 기관은 10여 곳에 불과하다"며 "경험이 매우 중요한 분야인 만큼 학회 차원에서 도움이 필요한 기관에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