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대한신장학회·대한투석협회 투석환자 메르스 진료지침 발표

강동경희대병원 투석실을 이용한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투석실 대량 감염 사태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1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 사태에 대한 권장 진료지침 및 방역당국에 대한 요청사항 등을 발표했다.

최근 메르스 확진 환자 및 사망자 수가 점차 늘면서 국민적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관련 전문가들은 일반병실, 응급실에 이어 투석실까지 메르스가 번진 것과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 대한투석협회 김성남 총무이사(대한신장학회 보험이사).

대한신장학회 김성남 보험이사(대한투석협회 총무이사)는 "혈액투석 치료는 폐쇄된 공간이며, 환자 병상 간격도 1m 이내의 근접상태에서 이뤄진다"면서 "병원 체류 시간도 최소 5시간 이상이기 때문에 투석실 내 감염이 발생하면 매우 심각한 상태에 이른다"고 밝혔다.

더욱 문제는 메르스 확진 및 의심환자로 분류돼 가택격리 중이더라도, 투석치료를 중단할 수 없기 때문에 인공신장실을 계속 이용할 수밖에 없어 대규모 3차 감염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이유로 대한신장학회와 대한투석협회에서는 국가 재난 수준의 감염성 질환 대응을 위해 방역당국에 협조를 당부하고 나섰다.

김 보험이사는 "확진환자가 대량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권역별로 격리가 필요한 환자들을 모아서 관리하는 '거점 인공신장실'을 구축해야 한다"며 "확진자 투석 관리를 위해 별도 대응팀을 구성하고, 의료기관에 적극적인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가택격리자들의 외래 투석을 위해 의료기관까지의 왕복 이동수단 및 방역장비 등을 정부에서 제공해야 하며, 격리 투석에 필수적인 의료장비 및 소모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러한 요청 사항은 신장학회와 투석협회가 공동으로 정부에 전달했으며, 앞으로 메르스 감염관리 지침에 혈액투석 환자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도록 당부한 상태다.

종식 여부는 내달 지나서야 추측 가능할듯

혈액투석환자의 메르스 감염 전 정부는 임산부, 소아환자 등에서의 감염과 발생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다행히도 임산부와 소아환자에서 발현된 메르스는 큰 중증증상이 없었고, 잠복기에 제왕절개를 통해 태아를 출산하는 등 '회복기'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신종감염병대응 TF 이재갑 위원장은 "메르스 노출자였던 몇몇 산모들이 거의 완치상태에 다다랐다"며 "7살 최연소 메르스 환자도 별다른 증상 없이 호전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려가 가장 컸던 임산부, 소아 환자에서 큰 이상 반응이 없었을 뿐, 여저히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환자마저 중태에 빠지거나 사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서울병원 이송자나 혈액투석환자 등 예기치 못한 곳에서 '수퍼 전파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광범위한 노출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돌발변수'로 인해 종식은 커녕 종식 여부를 예측하는 것 조차도 1달이 지나서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삼성서울병원의 이송 담당자의 경우 매우 많은 환자, 보호자, 병원 종사자, 방문객 등과 접촉했다"며 "또 이들이 각 지역사회로 흩어져 메르스 매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종식은 아직까지 가늠할 수 없다. 국민들이 모두 위생을 철저히 하고 주의를 기울이더라도 종식 예측은 다음달이 되어서야 전망할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메르스 위험에도 최전방에서 일하는 의료진, "지원 필요" 촉구

한편 의사협회는 메르스 종식을 위해 전 국민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데 힘쓸 것을 당부하면서, 동시에 이를 위해 목숨받쳐 일하는 의료진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의료진들 메르스 환자 치료를 위해 목숨걸고 일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의료기관의 피해에 대해 국가에서 확고한 지원 약속을 해야 한다"면서 "정부에서 신속하게 이 점을 추진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국민들이 의료기관의 발길을 끊은 것과 관련, "현재 정부에서 안심병원을 지정하는 것은 물론 의협에서는 일선 의료기관들이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도록 독려 중"이라며 "대부분 의료기관에서 방역체계가 완비됐고, 선별진료소 운영해 메르스 환자를 사전에 차단 중이므로 안심하고 이용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선별진료소 운영과 관련해서 의협은 대구광역시의사회, 전주시의사회 등 지역의사회와 협의를 통해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며, 보건소 중심의 메르스선별진료소(가칭)가 구축될 수 있도록 제안 중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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