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제9차 메르스 긴급위원회 결과 발표 … 혼잡한 응급실·다인실도 주목

"우리나라 메르스 확산은 의료전달체계를 비롯 총체적 문제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와 관련, 보건당국·보건의학계·의료계 등은 한결같이 열악한 공공의료, 환자 집중, 혼잡한 응급실, 의료쇼핑, 가족에 의한 간병, 다인실 문제 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가 잠잠해지면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의료문화에 대해선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7일 오후 5시(스위스 현지 시각 오전 10시) 제9차 메르스 긴급위원회 결과를 발표했다. 긴급위원회는(Emergency Committee)는 국제보건규칙(IHR)에 근거하여 국제 공중 보건 비상사태의 성립·종결 여부, 권고안 등을 WHO 사무국에 전달하는 기구이다.

발표에 따르면 WHO는 대한민국의 메르스 확산 주요 원인에 대한 합동평가단의 평가결과에서 △의료진과 일반대중의 메르스에 대한 이해 부족 △최적화되지 않은 병원내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 △병원의 혼잡한 응급실과 다인병실에서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과 노출기간 증가 △여러 개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문화(의료 쇼핑) △많은 방문객과 환자가족이 병실에서 머무는 문화로 인해 접촉자들의 2차 감염 활발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긴급위원회는 그러나 한국정부가 IHR의 규정에 따라 중국 정부에 감염환자의 중국여행 사실을 알려준 결과, 중국측에서 환자에 대한 신속한 위치 파악, 격리, 치료 제공, 접촉자에 대한 격리가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재 가용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정보에 따르면 한국 확진환자에게 채취한 메르스 바이러스는 중동에서 채취한 바이러스와 비교할 때 중대한 변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메르스 전파는 병원시설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러한 측면은 효과적인 감염병 예방 및 관리 조치 실행을 위해 보건당국이 항상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지역감염의 증거는 없다고 보고 있다. 긴급위원회는 접촉자 추적향상을 위한 광범위한 노력, (잠복기간 동안) 확진자 및 접촉자에 대한 적절한 격리, 검역, 감시 및 여행제한을 포함한 메르스 발병 억제를 위한 지속적인 공중 보건 조치로 확진자 발생이 감소추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메르스 전파를 차단하고, 밝혀진 전파경로와 분명한 역학적 관련이 없는 모든 확진사례를 주의깊게 평가하기 위해 메르스 상황에 대한 집중 감시는 매우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향후 수 주간 메르스 발병 초기에 확인되지 않은 접촉자를 포함한 메르스 확진환자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메르스 접촉자가 한국 외 지역을 여행한다는 신고나 소문이 확인되면, 다른 국가는 주의를 기울여 이에 대해 신속히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긴급위원회는 주변 환경오염, 열악한 환기시설, 기타 요인 등이 메르스 전파에 미친 영향을 포함해 사람 간 전파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이와 관련한 지속적인 연구도 강조했다.

특히 이번 메르스 바이러스가 이동이 활발한 국제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으며, 모든 국가는 예기치 못한 메르스 및 기타 심각한 전염병 발병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 상황을 통해 보건 분야와 항공과 같은 주요 다른 분야의 협력과 소통 강화의 필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긴급위원회는 합동평가단 권고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밝혔고 현재 상황은 국제적인 공공보건위기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WHO 사무총장은 긴급위원회의 조언과 현재 가용한 정보에 기초하여 위원회의 평가를 수용하고, 노고를 치하했다.

WHO는 현재 여행 및 무역에 대한 어떠한 제한도 권고하지 않으며, 입국 시 별도 심사는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긴급위원회 위원들과 자문위원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된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시 긴급위원회를 다시 소집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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