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연구회, 19일 개최

메르스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에크모(ECMO)에 대해서도 덩달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에크모란 심폐부전에 빠져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응급 환자들에게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하는 체외순환형 막형 산화기를 지칭하는 용어다.

폐렴이 심해져 폐가 산소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환자의 피를 몸 밖으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몸 속으로 넣어주는 원리로, 메르스 환자들 중에서는 인공호흡기만으로 생명유지가 불가능할 만큼 중증 호흡부전이 발생한 이들에게 에크모 치료가 요구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35번 환자인 삼성서울병원 의사 박 모 씨와 평택 경찰관 119번 환자가 에크모를 달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메르스 환자에 대한 에크모 적용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가 많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심평원의 수가처방 자료 외에는 에크모 데이터 자체가 전무한 실정.

이렇듯 풀리지 않는 궁금증을 해소하고 향후 치료대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에크모 치료 전문가들이 나섰다.

얼마 전 '메르스 에크모 적용 권고안'을 낸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이사장 이정열) 에크모연구회(회장 성기익)가 다가오는 19일 긴급 집담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

메르스 환자와 사망자수가 급증함에 따라 에크모 적용사례 및 사회적 관심이 늘고 있는 데다 향후에도 중증  환자에 대한 적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전문가 차원의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연구회 권고안에 따르면 인공호흡기 FiO2가 90% 이상일 때 PaO2/FiO2가 150 이하 또는 Murray score 2-3점에 해당하는 중증 폐부전 환자와 인공호흡기의 plateau pressure가 30cmH2O임에도 CO2가 높게 유지되는 환자(CO2 retention), 심한 기흉, 공기누출이나 피하기종이 지속되는 경우가 에크모 적응증에 해당한다.

또한 알려진 메르스의 특성과 과거 H1N1 독감 치료경험에 비춰봤을 때 7일 이상의 인공호흡기 치료는 비가역적인 폐손상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치료반응이 없는 중증 폐부전이나 신기능 저하자의 경우 중증 신장애가 발생하기 전에 에크모 치료를 고려하도록 권하고 있다.

집담회에서는 고려의대 정재승 교수(고대안암병원)와 성균관의대 조양현 교수(삼성서울병원)가 참석해 국내 메르스 환자 현황과 에크모 적용사례를 보고하고, EURO ELSA(Extracorporeal Life Support Organization) 등 국외 데이터를 리뷰한 뒤 '메르스 에크모 적용 권고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에크모연구회 홍보위원회 소속 정의석 교수(상계백병원)는 "실제로는 2명보다 많은 환자가 에크모 치료를 받고 있다"며 "메르스 환자수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 중환자수가 18명 정도 보고되고 있고, 당분간 에크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전국에서 에크모를 보유한 의료기관수는 180여 곳에 이르지만 경험이 많은 곳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려면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 교수는 "집담회에서 메르스 환자에게 에크모를 적용했던 의료진이 직접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구체적인 현황 파악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면서 "이날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권고안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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