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파이프라인으로 항암시장 겨냥...변수는 약가

▲ 암젠이 최근 열린 ASCO에서 자사의 파이프라인을 소개했다.
미국 최대의 바이오제약사인 암젠이 한국 진출을 결정하면서 향후 들여올 파이프라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암젠은 최근 한국법인 사장으로 전 바이엘코리아 대표 출신인 노상경 씨를 선임했다. 현재 조직을 갖추기 위한 임직원 채용이 한창이다.

암젠은 그동안 개발된 약물을 다국적 제약사들에 판권을 넘기는 방식으로 시장을 키워 왔는데, 항암시장이 갈수록 커지자 직접 진출이라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항암시장은 약 5000억원 규모로 정부의 암 등 중증질환 지원사업과 더불어 매년 폭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암젠이 시장에 선보일 약들을 보면, 아직 치료제가 없는 암질환군이 많다.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공개한 내용을 보면, 현재 암젠은 총 24개의 암질환을 겨냥할 수 있는 방대한 항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익히 잘 알려진 데노수맙(Denosumab)을 비롯해 AMG780, 트레바나닙(Trebananib), AMG172, AMG595, AMG232, AMG211, AMG228, 블리나투모맙(Blinatumomab), 탈리모젠(Talimogene laherparepvec), AMG900, AMG208, AMG319, AMG337, 파니투무맙(Panitumumab), 달베포에틴 알파(Darbepoetin alfa), 카르필조밉(Carfilzomib), 오르포조밉(Orpozomib), AMG820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 중 미국에서 3상을 진행하고 있는 약물은 트레바나닙, 데노수맙, 블리나투모맙, 탈리모젠, 파니투무맙, 달베포틴 알파, 카르필조밉 등이다.

트레바나닙은 안지오포이에틴 억제제(Angiopoietin inhibitor) 계열로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약물로 난소암 치료제로 임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랭클 리간드 인히비터(Rankl ligand inhibitor) 약물인 데노수맙은 유방암과 다발성 경화증에 3상임상이 진행 중이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면역항암제도 있다. 블리나투모맙으로 현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 개발이 막바지에 이른 상태며, 탈리모젠은 흑색종 치료제로 3상임상이 한창이다.

또한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기전의 약물인 EGFR 억제제 파니투무맙도 직결장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고, 달베포틴 알파는 골이형성증후군, 카르필조밉은 다발성 경화증에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 외에 2상임상에 진입한 약물은 데노수맙, 카필조맙, 오르포조밉, 빌리나투무맙 등이 있는데 각각 비소세포폐암, 소세포폐암, 혈액암, 백혈병 등의 적응증 추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지서 만난 미국암젠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허가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머지않아 다양한 항암제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한국 암환자들의 삶의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항암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장벽은 약가이다.

국내 한 다국적 제약사 항암부서 임원은 "기존 제약사들이 경험한 것처럼 약간의 개선된 효과로 혁신성을 강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국내 항암제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약제제도를 얼마나 빠르게 파악하느냐가 향후 시장 성공의 변수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암젠은 PCSK9 억제제 계열의 LDL-C 저하제인 에볼로쿠맙(evolocumab)의 개발이 끝나 암보다 이상지질혈증 시장을 먼저 두드릴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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