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A 2011;305:175-182

 

배경·목적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는 좌심실박출률이 감소된 심부전 환자의 입원과 사망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T₁수용체에 대한 결합 친화력의 차이에 따라 각 ARB 제제의 임상혜택이 달라질 수도 있으나,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ARB 제제를 직접 비교한 사례는 없었다. 심부전 환자에서 칸데사르탄과 로사르탄의 사망률 개선 혜택을 비교·평가하고자 했다.

방법
2000~2009년 사이 62개 병원 및 60개 외래진료 클리닉에 등록된 환자 3만 254명으로 구성된 심부전 등록 코호트(Swedish Heart Failure Registry)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총 5139명의 환자들이 칸데사르탄(2639명) 또는 로사르탄(2500명)으로 치료받았으며, 2009년까지 각 그룹의 사망률을 비교·조사했다.

결과
분석결과, 칸데사르탄과 로사르탄 그룹의 1년 생존율은 90% 대 83%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P<0.001). 5년 생존율은 칸데사르탄군이 61%를 유지한 반면 로사르탄은 44%에 그쳐 역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P<0.001). 다변량 분석에서 칸데사르탄 대비 로사르탄의 사망 위험비는 1.43배 높았다(hazard ratio 1.43, P<0.001).

결론
연구팀은 “심부전 환자 등록연구를 통해 ARB 제제 중 칸데사르탄이 로사르탄에 비해 사망위험을 더 낮춘다는 것이 시사됐다”고 밝혔다.

 

최근 약물치료의 임상혜택을 계열효과(class effects) 하나로 묶어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동계열 내에서도 약제의 기전상 특징으로 인해 유효성과 안전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계열 내에서도 각각의 약제특성에 따라 임상혜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보고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ARB는 일련의 임상연구를 통해 좌심실박출량이 감소된 심부전 환자에서 입원 및 사망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입증돼 왔다. 때문에 대부분의 심혈관질환 관련 가이드라인이 이들 환자에게 ARB를 권고하고 있다.

심부전 환자에서 ARB의 효과를 입증한 사례는 CHARM 연구가 대표적이다. 칸데사르탄이 심부전 환자에서 심근경색 및 여타 관상동맥사건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것으로, NYHA(New York Heart Association) 심부전 단계 II~IV기에 해당하는 7599명(평균연령 66세)의 환자들을 최적 약물요법에 더해 칸데사르탄(타깃용량 1일 32mg) 또는 위약군으로 나눠 37.7개월(중앙값) 치료·관찰했다.

칸데사르탄 그룹의 1차 종료점(심혈관 원인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발생비율은 20.4%(775명)로 위약군(22.9%, 868명)과 비교해 유의한 감소효과를 나타냈다(P=0.004).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역시 3.1% 대 3.9%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3). 심혈관 원인 사망도 12.1% 대 13.8%로 유의한 통계치에 이르렀다(P=0.01). 2차 종료점이었던 치명적 심근경색증, 돌연사, 비치명적 심근경색증에서도 12.1% 대 13.8%로 차이가 있었다(P=0.02).

불내약성으로 ACEI 사용이 어려운 심부전 환자에서 칸데사르탄을 평가한 CHARM-Alternative 연구에서도 칸데사르탄군 33%(334명) 대 위약군 40%(406명)에서 심혈관 사망 또는 만성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 발생해 유의한 혜택이 확인됐다(비보정시 P=0.0004, 다중변수 보정시 P<0.0001).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11년 칸데사르탄의 임상혜택을 리얼월드에서 확인한 연구가 발표됐다. 관찰연구를 통해 ARB 제제의 1 대 1 직접 비교를 진행했는데, 여타 ARB에 비해 칸데사르탄이 심부전 환자의 사망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

주저자인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원의 Maria Eklind-Cervenka 교수는 “임상현장에서 ARB 제제의 효과가 다양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들을 1 대 1 직접 비교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이드라인이 심부전 환자에게 ARB 계열을 권고할 뿐 특정 약제는 명시하지 않는다”며 “각각의 약제에 따라 임상혜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근거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특히 칸데사르탄이 로사르탄과 비교해 AT1 수용체에 결합 친화력이 보다 강해 혈압강하 효과가 더 우수할 뿐 아니라 고혈압 환자에서 심부전 위험을 낮춘다는 설명이다.

Eklind-Cervenka 교수팀은 이를 근거로 심부전 환자에서 칸데사르탄과 로사르탄의 사망률 개선 혜택을 비교·평가했다. 총 5139명의 환자들을 장기적으로 관찰한 결과, 칸데사르탄과 로사르탄 그룹의 1년 생존율은 90% 대 83%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5년 생존율은 칸데사르탄군이 61%를 유지한 반면 로사르탄은 44%에 그쳐 역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 최종적으로 칸데사르탄 대비 로사르탄의 사망 위험비는 1.43배 높았다.

 

본 연구는 real world의 심부전 환자들을 대상으로 2개의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즉 칸데사르탄과 로사르탄의 임상 성적을 비교한 연구로서 의의를 둘 수 있다. 현재 심부전의 약물치료에 있어서 베타차단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등과 더불어 ARB 제제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의 임상연구들을 통해 비록 ACEI에 비해 우월하다는 증거는 없지만 ACEI에 불내약성인 환자군에서는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심부전 치료 약제이다. 현재 임상에서는 다양한 ARB 제제들이 시판되어 사용되고 있으나 각 제제들 간에 반감기, AT1 수용체 결합 부위 숫자, 친화력 정도, T/P 비율 등에 의해 약물의 효과와 임상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 FDA가 승인한 좌심실 수축기 기능이 감소한 심부전 환자들에게 사용 가능한 ARB 제제는 칸데사르탄과 발사르탄 두 가지뿐이다. 물론 심부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승인했다.

본 연구는 비록 외국에서 시행된 결과지만, 3만명 이상의 대규모 심부전 환자들의 코호트를 대상으로 했고, 두 약물 투여군을 서로 공정하게 비교하기 위해 propensity score 등의 통계기법을 통해 분석했다. 또한 전체 사망률이라는 hard endpoint를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면 왜 칸데사르탄이 로사르탄에 비해 심부전 환자들의 전체 사망률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켰을까? 그 이유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있을 수 있는데, 칸데사르탄은 AT1 수용체 결합 부위 숫자(4개)가 로사르탄(2개)에 비해 더 많고 친화력 정도도 로사르탄에 비해 강하기 때문에 AT1 수용체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이론적 근거를 들 수 있겠다.

그러나 실제 이러한 약제 간의 효과를 임상에서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복용 후 약물의 반감기 혹은 각 개인의 약물대사 정도에 따라 약물의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 통계적 기법을 통해 두 약물 투여군의 임상효과를 판단하는 데 있어 환자군의 혼란변수(나이, 성별, 칸데사르탄과 로사르탄의 용량, 베타차단제 사용 유무 및 용량, 알도스테론차단제 사용 유무 및 용량, 동반질환, 좌심실 기능 등)를 최소화 했다고 하지만 제한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특정 환자군에 한정되어 진행하는 무작위 임상연구에 비해 본 연구처럼 실제 치료받고 있는 심부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인 점과 심부전 악화로 인한 입원율 감소가 아니라 전체 사망률 감소에 있어 칸데사르탄이 로사르탄에 비해 생각보다 월등히 우월하다는 사실은 우리가 임상에서 심부전 환자 치료에 어떤 ARB 제제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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