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회 손쉽게 투여 '순응도·삶의 질' UP

흡입형 호흡기 치료제가 잇따라 허가되면서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앞두고 있다. 새로 나왔거나 앞으로 나올 품목까지 합치면 10여 종(품목허가 기준) 가까이 된다. 약물이 많아진다는 건 그만큼 환자 특성에 따른 세밀한 처방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새로 나온 약물은 대부분 흡입형 천식 또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들로, 이 중 일부는 두 적응증을 모두 갖고 있다.

기존 약제 대비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순응도 개선이다. 좀 더 쉽게 투여가 가능하게 고안됐음은 물론 1일 1회 사용만으로 지속적인 기관지 확장과 유지효과를 통해 삶의 질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 최근 제약사들이 선보인 흡입형 호흡기 치료제들 비교

△GSK '렐바 엘립타'

▲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의 렐바 엘립타. 세레타이드에서 살메테롤 대신 빌란테롤이 들어갔고 기계가 바뀌었다.
우선 ICS+LABA 계열로는 두개가 나왔다.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은 최근 세레타이드의 계보를 이을 제품으로 렐바 엘립타(사진)를 했다. 6월 1일부터 급여처방도 가능하다.

먼저 렐바 엘립타는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제제인 플루티카손(ICS)에 장기 지속형 베타2항진제인 빌란테롤(LABA)이 하나의 기기에 들어간 복합제로, 계열로만 보면 세레타이드 디스커스와 같다. 다만 살메테롤 대신 빌란테롤이라는 약제가 들어간 것이 다르다. 

좀 더 장기간 사용하고 보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여기에 엘립타라는 새로운 기기(디바이스)가 적용됐으며, 1일 1회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세레타이드와 비교한 연구를 보면 두 약물의 24시간 1초 강제호기량(FEV1)은 유사하며,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 효과도 유사하다(Chest. 2013. doi:10.1378/chest.13-0178). 아시아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플루티카손 대비 저녁 최대호기류(evening FEF) 개선을 입증했다(doi: 10.1016/j.rmed.2014.10.012. Epub 2014 Oct 31).

이상반응도 두통, 상기도 감염 및 비인두염으로, 기존의 세레타이드와 유사한 수준이다(2012 ERS). ICS 포함 약제와 마찬가지로, 렐바 엘립타로 치료받은 COPD환자에서도 폐렴의 위험이 증가하는데 발생률은 다른 ICS/LABA복합제와 유사한 수준이다.

따라서 전반적으로는 효과가 월등히 개선됐다기 보다는 안전성과 순응도에 초점이 맞춰진 약물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심비코트 라피헬러'

▲ 아스트라제네카의 심비코트 라피헬러. 성분은 기존 제품과 같고 기기가 바뀌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기존의 심비코트 터부헬러의 차기 모델인 심비코트 라피헬러(사진)를 출시했다. 지난 5월에 허가를 획득했으며 하반기 급여목록 등재를 준비하고 있다. 주요 성분은 심비코트와 같은 부데소니드와 포르모테롤로서 ICS+LABA 계열이다. 차이점은 기기다.

기존 제품이 건조분말흡입기(DPI)로 환자가 호흡해야 하는 반면 새로운 제품은 정량식 흡입기(pMDI)로 분무하는 형태이다.

LABA+LAMA 계열로 잇따라 선보여

2014년 결핵및호흡기학회가 낸 COPD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무스카린 길항제(LAMA)와 장기 지속형 베타2 항진제(LABA) 복합제제는 다군에 선택할 수 있는 1차 약물이다. 다군은 호흡곤란 중증도 지표나 COPD 평가지표인 CAT에 상관없이 FEV1이 60% 미만이면서 지난해 악화 횟수가 2번 이상인 군으로 정의하고 있다.

△GSK '아노로 엘립타'

▲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이 처음 선보인 LAMA+LABA 복합제인 아노로 엘립타.
아노로 엘립타(사진)는 이러한 다군 환자에 쓸 수 있는 LABA+LAMA 계열 약물이다. 각각의 성분은 빌란테롤과 유메클리디니움이다.

1일 1회 용법으로 24시간 기관지 확장 효과를 나타낸다. 엘립타 기기를 사용한 만큼 충진된 약물을 환자가 들이마시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나온 임상 결과를 보면, 티오트로퓸, 유메클리디니움, 빌란테롤 단독 약제군 대비 폐기능 개선을 입증했다. 가장 최근에는 악화가 없는 환자뿐만 아니라 악화가 있는 중등도~중증 COPD 환자에서 세레타이드 대비 폐기능 개선을 입증한 연구가 Respiratory Medicine에 실렸다(doi: 10.1016/j.rmed.2015.04.018). 이상반응은 두 군간 큰 차이가 없다.

△노바티스 '조터나 브리즈헬러'

LABA+LAMA 복합제제로는 인타카테롤 성분에 글리코피로니움이 들어간 노바티스의 조터나 브리즈헬러가 있다. 이미 출시된 아노로 엘립타와 다른 점은 캡슐 형태를 사용할 때마다 넣어 들이마시는 방식이다. 하지만 1일 1회로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동일하다.

IGNITE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세레타이드, 스피리바 등 국내 대표적 COPD 약물과 비교를 통해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 SPARK 연구 결과, 티오트로퓸 대비 호흡곤란, 응급 약물 사용 횟수 및 건강 관련 삶의 질 측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입증했으며, ILLUMINATE 연구에서는 세레타이드 대비 폐기능 개선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을 확인했다. 두 연구 모두 2013년 Lancet Respir MED에 실렸다.

△베링거인겔하임 '스티올토 레스피멧'

국내 시장 진입을 앞둔 약물도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준비 중인 스티올토 레스피멧(미국 허가명)이 그 주인공으로, 주 적응증은 COPD이다. 주 성분은 티오트로퓸과 올로다테롤 복합제로, 1일 1회 투여만으로 기도유지와 관리가 가능하다.

올해 5월 미국흉부학회(ATS)에서는 스티올토 레스피멧의 랜드마크인 TONADO 1과 2의 종합적인 분석연구가 발표됐다. 연구를 요약하면 스티올토 레스피멧은 호흡기 유지치료를 받은 적 없는 환자들에서 스피리바 단독 대비 폐기능을 두 배 이상 개선시켜주며(148ml vs 72ml), GOLD 가이드라인 기준에서 정한 모든 단계의 COPD 환자의 폐기능을 유의하게 향상시킨다.

이 외에도 티오트로퓸과 올로다테롤 각각의 단독군 대비 안전성 프로파일도 유사한 것으로 나오면서 스피리바에 이어 환자들의 순응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의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윤호주 학술이사(한양의대 호흡기내과)는 "다양한 방식의 호흡기 제제가 나옴에 따라 환자별 처방이 좀 더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특히 LABA+LAMA와 같은 복합제 형태의 약물이 나옴으로써 COPD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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