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2015]SAVOR-TMI 53 분석연구, 암발생·사망률에 차이 없어

▲ 2015년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15)가 6월 5~9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렸다.

삭사글립틴(상품명 온글라이자)이 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논란으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5일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15)를 통해 공개된 SAVOR-TMI 53 분석연구(Abstract 11-OR)에 따르면 삭사글립틴을 복용 중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위약군 대비 암 발생률 또는 암 사망률이 증가되지 않았다.  

발표를 맡은 Lawrence A. Leiter 교수(토론토대학)는 "심혈관계 아웃컴을 비교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연구긴 하지만 암에 대해서도 적정한 검증력이 있다고 본다"면서 "삭사글립틴과 위약을 복용한 환자들이 임상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령·남성·흡연자 등에서 암 발생 위험 높아

제2형 당뇨병은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정 약물이 암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Leiter 교수는 "대규모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혈당강하제가 암이나 관련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무작위대조임상은 진행된 적이 없었다"고 연구 배경을 소개했다. 특히 DPP-4 억제제가 췌장암을 증가시키는지 여부는 학계의 고질적인 숙제였다는 설명.

Leiter 교수팀은 이에 대한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 SAVOR-TMI 53 연구에 포함됐던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 6413명을 대상으로 암에 관한 새로운 분석을 시도했다.

SAVOR-TMI 53 연구는 삭사글립틴의 대표임상격으로 심혈관계 고위험군이 주대상이다.

등록시점부터 80%에서 심혈관질환이 있었고, 나머지 20%도 여러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동반하고 있었다. 무작위배정 방식을 통해 삭사글립틴군(8240명) 또는 위약군(8173명)으로 나눴으며, 신기능에 따라 삭사글립틴 5mg 또는 2.5mg을 처방했다.

연구 참여군의 평균연령은 65세로 3분의 1이 여성(33%)이었고, 당뇨병 유병기간은 평균 12년, 당화혈색소(A1C) 수치는 8.0%였다. 또한 69%는 메트포르민을, 40%는 설포닐우레아, 41%는 인슐린을 투여하고 있었다.

이번 분석에서는 흑색종, 전립선암, 피부암, 폐암, 혈액암, 간담도암, 갑상선암, 유방암, 위장관암, 요로 및 방광암, 대장암, 췌장암에 이르는 12개 암종의 발생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평균 2.1년(중앙값)의 추적관찰 기간 중 위약군 362명(53%)과 삭사글립틴군 326명(47%)을 포함해 총 688명에서 1건 이상의 신규암이 발견됐다(HR 0.89, P=0.13).

암이 발견된 환자들은 대부분 고령 남성으로 당화혈색소(A1C) 수치와 이완기혈압, 사구체여과율(eGFR)이 유의하게 낮았다. 다변량 분석에서는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거나 현재 흡연자인 경우 암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eiter 교수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암발생건수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면서 "삭사글립틴군에서 65세보다 어리고 당뇨병 유병기간이 5년 미만이면 암 발생률이 낮았지만, 그 수가 너무 적었기 때문에 확대해석 해서는 안된다"고 경계했다. 

당뇨병 유병기간만으로 암 발병을 예측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으로, 개별 암에 대해서는 발생건수나 추적기간이 짧았다고 한계점을 인정했다.

다만 "2년 동안 1만 6000여 명에서 신규암이 700건 가까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매우 놀라웠다"며 "암이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결과"임을 강조했다.

한편 해당 세션의 좌장이었던 Anthony L. McCall 교수(버지니아대학)는 "암이 새롭게 진단된 700여 명 중에는 발견되지 않았을 뿐 사전에 악성종양을 동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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