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지 측 KOCD에 메르스 관련 수차례 메일 보냈지만… '무답변'

해외 학자들이 국가의 잘못된 의사소통이 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메르스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꼬집었다.

8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대전 대청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80대 환자가 사망했다. 이로써 전국적으로 메르스로 인해 숨진 환자는 총 6명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역시 23명 추가돼 전체 87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국가적으로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을 철저하게 막겠다고 선포했지만, 감염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증가하면서 국민들은 더욱 좌불안석이다.

초기에 메르스 관련 병원 이름을 공개하고 이용자와 방문자들의 신고를 당부했다면, 피해가 이토록 커지지 않았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것도 이 때문이다.

사이언스지도 질병관리본부(KCDC)가 지난 3일 갑작스레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던 점을 언급하며 "소통의 갭을 오히려 늘리면서 메르스 확산 우려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은 일부 정치인들이 보건당국을 비판하는 발언이나 메르스에 대해 한마디씩 던질 뿐, 과학자들이 공식석상에서 메르스와 관련해서 발언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면서 "비난과 의혹에 휩싸이자, KCDC가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던 것이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이언스 역시 KCDC에게 메르스와 관련한 메일을 수 차례 보냈지만 답변을 전혀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메르스 관련 자문을 담당하는 Peter Ben Embarek 박사도 "국가적으로 제대로된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면, 메르스 확진 환자 수가 얼만큼 늘었는지에 대한 발표는 무의미하다"면서 "국민들이 알아야 하는 명확한 정보 제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전문가들은 한국이 메르스 여파로 인해 학교 휴교령을 내리 점을 두고 의문감을 표시했다.

사이언스지는 "한국이 메르스 여파로 인해 1000여 개의 학교와 유치원들이 잇따라 휴업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이 급속도록 늘고있고, 심지어 동물원에서는 낙타들이 격리 수용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같은 조치는 이치에 맞지 않는 대처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유인 즉슨 최초 감염자(index case)는 의료진, 다른 환자를 비롯한 가족들을 감염 시켰을 뿐, 최초 감염자가 학교나 거리 등에서 다른 사람을 감염 시켰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Embarek 박사는 "중동의 경우 낙타가 주요 감염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국의 바이러스 유입 경로를 보면 지난 5월 업무 출장차 중동 4개국을 방문했던 60대 남성을 통해 메르스가 최초로 전파됐다"면서 "그러므로 항간에서 떠돌고 있는 낙타 감염설은 사실 무근이기 때문에 한국 사회는 이러한 사실을 확실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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