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테바·화이자 바이탈스 등 실적 부진

 

다국적제약사 대부분이 국내 제네릭 시장 공략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국내 진입 당시에는 제네릭이 대부분인 국내 제약사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됐으나 여파는 찻잔 속 미풍에 그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들 제약사는 향후 성적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동안 실적이 미진했던 요인은 무엇이며 향후 전망은 어떨지 조명해봤다.

'기우'로 그친 글로벌 제네릭 출현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20여 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연간 약 730억정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테바가 한독테바(테바 지분 51%, 한독 지분 49%)로 2013년 10월 국내 공식 출범할 당시 큰 여파가 예상됐다.

특히 출범 전 테바와 판권계약을 체결하고 약 1년간 플라토신주, 타모프렉스정 등 항암제 10개 품목을 판매했던 명문제약으로부터 한독테바가 판권을 회수하면서, 테바가 보유한 추가적인 제품 도입 등을 통해 판세를 확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2013년 출범 후 매출은 약 1억원, 2014년 매출은 37억원에 그쳤고 판매 관리비는 2013년 67억원, 2014년 136억원이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손실도 2013년 74억원, 2014년 77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출범 초기에 따라 의약품 허가 절차와 초기 시장 진입 등 물밑 작업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해까지 성장 기반을 닦지 못하고 적자를 지속한 셈이다.

또 초대 경영자였던 홍유석 사장이 GSK로 이직하고 박선동 전 BMS 사장으로 수장 자리가 교체되면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퀄리티 제네릭(Qulity generic)을 표방하고 출범한 화이자 바이탈스의 국내 성적도 미미했다. 화이자는 2012년 2월 LG생명과학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제품 생산과 허가는 LG생명과학이, 판매는 화이자가 담당키로 했다. 그러나 연 매출 1억원에 못 미치는 제품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LG생명과학에서 생산을, 화이자가 판매하는 것은 맞지만 실질적인 매출은 크지 않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화이자 제네릭 사업부가 주력으로 삼는 노바스크브이도 유비스트에 따르면 월평균 1~2억원 수준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생명과학이 허가받은 노바스크브이의 2013년 생산실적도 2억 3400만원, 2014년은 21억 9400만원 규모였으며, 암로디핀·발사르탄 제네릭 시장은 월 원외처방액 10억원 규모의 CJ헬스케어 엑스원, 7억원대의 대원제약 엑스콤비 등이 주류를 이뤘다.

일찍 국내에 진출했던 산도스도 고전하는 모양새다. 매출액이 2012년 142억원, 2013년 202억원, 2014년 284억원으로 점차 개선됐지만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 그나마 손실규모는 2012년 37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600만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다국적사 제네릭, 국내 고전 이유는

해외에서 잘나가는 다국적사들의 국내 제네릭 시장 부진은 영업적 한계와 복잡한 유통 구조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이미 국내 제약사를 중심으로 제네릭 시장이 포화상태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다국적사 제네릭을 대체하기 쉽지 않다는 것.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영업 기반을 잘 닦아놓은 상황에서 오리지널이 아닌 제네릭은 의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힘들 것"이라며 "굳이 교체할 이유가 없 어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정부가 리베이트 단속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위축된 영업환경 속에서 이미 깔려 있는 국내사의 제네릭을 다국적사 제품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내사도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거쳤기 때문에 품질면에서 차이를 벌리기 쉽지 않고, 국내사의 생산능력이 충분한 상황이라 다국적사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울러 다국적사와 국내 제약사의 유통 마진이 다르기 때문에 유통업체가 다국적사의 제네릭을 굳이 취급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었다.

실제로 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낮은 마진과 다국적사의 생산시설 철수에 따른 미미한 산업 기여도 등을 이유로 전개하는 국산약살리기운동에서도 다국적사 제네릭의 국내 제품 교체를 권장하는 등 유통업체에서의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또 다른 '공룡'들 국내 진출 현재 진행형

그러나 새로운 업체의 진입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캐나다 제네릭업체 파마사이언스도 한국콜마와 공동으로 파마사이언스코리아를 설립,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에 돌입했다. 캐나다 10위권 제약사인 파마사이언스는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60여 개국에 약 300여 품목의 의약품을 수출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푸로작의 제네릭 피엠에스플루옥세틴캡슐을 비롯해 리스페리돈, 미르타자핀 등 신경정신 분야에서 기반을 닦고 있다.

근화제약과 드림파마를 흡수한 알보젠코리아도 6월 출범했다. 알보젠코리아는 근화제약의 신장, 비뇨기 분야와 드림파마의 식욕억제제 및 비만치료제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글로벌 제네릭사의 시장 확대 전략은 무엇일까? 대체로 영업망 확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귀결된다. 알보젠코리아는 항암제, 중추신경계, 심혈관, 비뇨계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제품을 확대해 약 200여 개의 품목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한국산도스는 정신신경용제에 집중하다 최근 호흡기와 호흡기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대웅제약(산도스졸레드론산주사 제휴), 안국약품(에어플루잘 포스피로 제휴), 진양제약(임프리다 제휴), 환인제약(산도스에스시탈로프람 제휴) 등 국내 제약사와 협력을 강화했다.

파마사이언스코리아는 5곳의 CSO(영업대행업체)와 계약을 맺고 영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독테바 등 다른 업체들도 영역 확장을 위해 국내 제약사 등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업체들의 노력이 국내에서는 글로벌 제네릭사가 자리 잡기 어렵다는 공식을 깨뜨릴 수 있을지, 또 다국적사와 국내사의 제네릭 경쟁이 어떤 구도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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