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다각화 일환 개원가 중심으로/과학적 검증위해 의사 적극 나서야


그동안 의료계에서 도외시해왔던 건강기능식품이 개원가를 중심으로 경영수지개선을 위한 관
심사로 부각되고 이를 취급하는 의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로인한 부작용과 유통질
서 문란으로 자칫 의사의 신뢰도가 실추되거나 선의의 피해를 당할 우려가 있는 만큼 이를 받
아들이는데는 제반 검증절차를 우선 거치는 등 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
적이다.
 
의료계는 과거 건식에 대해 일반적으로 과대 광고로 인해 효능·효과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가
져 왔지만 최근 들어 건식 제품의 효능·효과 등 의사들이 의학 전문 지식을 활용해 확인, 국민
건강 향상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건식을 자가치료보조제로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이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는 얘기다. 이에 대한 의사들의 의학적 관찰과 적절한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논리다.
 
특히 이는 건식 시장 규모가 90년대초에 2천억원에 불과했으나 2000년에는 1조억원대로,
올해에는 2조억원대로 대폭 증가했으며 오는 2005년에는 10조원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추정
되고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최근 1천명을 모니터링 한 결과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한 12%정도
가 소화장애나 설사, 변비, 위장 장애 등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난데 기인한 것이다.
즉, 시장 규모 확대에 따라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도 상대적으로 크게 늘 것으로 전망, 향후
이에 대한 의학적 지식을 가진 의사들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의사들이 건식에 눈을 돌린 이유는 노령 인구의 증가로 만성퇴행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는 등 질병 패턴이 변화하고 있어 지속적이고 대중적이며 보조적 치료가 필요하고 흡연
이나 음주, 잘못된 식이습관, 운동이 부족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달 29일 8차 의료정책포럼에서 이를 주제로 선정, 공
식적인 논의 과정을 거치며 공론화했다. 이른바 의원급 의료기관의 건식 취급에 대한 본격적
논의가 시작된 셈이다.
 
대한가정의학과 개원의협의회가 지난달 회원 1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의료기관에서의 건강
기능식품 처방 및 영양치료에 대한 설문에서도 64%가 찬성한 반면 반대는 22%에 불과했
다. 건식에 대한 연수 교육 등에 참여할 의사 역시 79%로 나타나, 이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줬다. 건식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의료기관의 건식 처방을 부적절하게 보는 이유로는 의학적
으로 증명이 되지 않아 효과가 의문스럽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윤해영 가정의학과개원의협의회 회장(본지 객원논설위원)은 "현재는 건식을 취급
하는 개원의가 일부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는 개원가의 건식 취급률이 점차 높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내다보고 "건식을 취급하기 전에 반드시 해당 제품의 효능·효과를 확인하
는 등 과학적 검증 절차가 있어야 의사 신뢰도가 실추되지 않고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조언했
다.
 
또 대개협 김종근 회장과 산개협 최영렬 회장 역시 "의사의 본분은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므로
건식을 다룰 때도 반드시 환자 중심의 사고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검증된 건식만을 취
급해 의사에 대한 국민 신뢰에 오점이 남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산개협은 조만간 회원들의
건식 인식 실태 등 이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도 펼칠 계획이다.
 
김일수 경실련 상임부의장도 "의료기관이 건식에 관심을 갖고 의학적 검증 작업과 더불어 이
를 취급하면 무질서한 유통의 개선과 올바른 의학 지식 전달 등을 통해 이 문제가 긍정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의사들의 건식 취급에 대해 환영할 일임을 시사했다.

바야흐로 의료기관도 건식을 통한 경영 구조개선을 꾀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의료의 영
역에서 배제돼 왔던 건식이 의료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기관의 건식 취급이 경영 활성화의 돌파구 마련과 국민건강 증진 도모라는 명분을 갖고
있지만 성급히 이에 접근하기 보다는 이에 앞서 의료계 내부의 철저한 검증과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는 신중함을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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