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행생존기간, 전체생존기간 갈수록 길어져

▲ 암종을 떠나 면역기전을 이용한 면역항암제가 차세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면역억제제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대거 발표됐다. 본지는 현지에서 여전히 생존율이 낮은 폐암분야 연구를 관심있게 찾아봤다.
폐암을 정복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아니지만 생존율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다.

올해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5)에서는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폐암치료제들의 연구결과가 대거 쏟아져 나왔다. 폐암 환자의 90%가 속한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비소세포폐암은 선암(Adenocarcinoma), 편편평세포암(Squamous), 대세포암(Large Cell)으로 구분되는데, 이중 선암분야에서 주목을 끌었던 약물은 3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EGFR TKI)라고 할 수 있는 로실리티닙(Rociletinib, CO-1686)과 AZD9291이다.

로실리티닙은 지난해 5월 FDA에 신속승인된 약물로, 1세대 EGFR TKI 제제들에 저항성을 보이는 환자들을 위해 개발된 약이다. 기존 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T790M 돌연변이 저항성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타깃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올해 ASCO에서는 최소 1개 이상의 EGFR TKI 제제들을 사용했지만 반응이 없었던 환자 345명을 대상으로 로실리티닙의 최적의 용량을 찾는 연구가 처음 발표됐다.

연구 결과, 로실리티닙 500mg(BID)에서 효과가 가장 좋았다. T790M 유전자 양성 환자에서 객관적 반응률과 질병조절률은 각각 60%와 90%였다. 약물의 부작용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고혈당증도 500mg에서 가장 낮았다(Oral Abstract No 8001).

이 결과를 발표한 하버드 암센터 Lecia V. Sequist 박사는 "로실리티닙은 기존 EGFR TKI 제제와 구별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현재 진행되는 TIGER 1, 2, 3 등의 연구결과가 나오면 결론은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제제와 함께 또다른 3세대 제제로 평가받고 있는 AZD9291도 주목을 받았다. 현재 이 약물은 EGFR 유전자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썼을 경우 기존 제제들과 비교한 연구를 진행중인데 이번에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결과가 살짝 공개됐다.

에몰리의대 Suresh S Ramalingam 박사는 무진행 생존기간이 12개월가량 남아있는 환자의 비율을 따져봤을때 AZD9291 80mg에서 73%까지 보고됐다고 소개하면서 아직 데이터가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9개월 12개월 시점에서 무진행생존율이 매우 높다고 말해 신약탄생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ALK 유전자 양성인 비소세포폐암환자를 위한 약인 알렉티닙(Alectinib)과 세레티닙(Ceretinib)도 소개됐다.

먼저 알렉티닙은 2상임상을 통해 현존하는 ALK 유전자 양성인 크리조티닙(Crizotinib)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Oral Abstract 8008). 전반적인 객관적반응율(ORR)은 49.2%였으며, 질병조절률은 79.5%로 나타났다.

세레티닙은 이전에 크리조티닙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와 치료경험이 있지만 반응이 없었던 한자들에 대해 관찰한 2상임상 연구가 발표됐는데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치료경험이 없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뇌전이 여부에 상관없이 매우 강력한 객관적반응률(63.7%)과 질병조절률(89.5%)을 확인할 수 있었고, 특히 뇌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에서도 좋은 반응이 나타났다(Abstract No:8060).

이와 함께 크리조티닙 치료를 받았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세레티닙의 지속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객관적반응률과 질병조절률은 38.6%와 77.1%였으며, 무진행생존기간은 5.7개월로 관찰됐다.

아직 바이오마커가 없는 편평세포폐암을 위한 연구성과도 새롭게 쏟아졌다. 이중 현재 선암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아파티닙(afatinib)은 엘로티닙과 비교를 통해 전체생존기간을 19% 가량 늘림으로서 2세대 EGFR TKI제제로서의 위치를 각인시켰을 뿐만 아니라 편평세포폐암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가톨릭의대 강진형 교수는 "편평세포폐암은 아직 바이오마커가 없다는 점에서 약물 선택기준이 없는데 아파티닙이 첫 기준을 제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면역치료제가 가능성도 떠올랐다.이번에 폐암분야에서 눈길을 모은 주요 약물은 니볼루맙(Nivolumab)과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MK-3475) 그리고 MPDL3280A이라는 후보물질이다.

올해 ASCO에서는 니볼루맙이 비편평세포폐암 환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근거가 발표돼 화제를 모았다. 연구 결과 니볼루맙이 도세탁셀군 대비 사망률을 27% 가량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펨브롤리주맙 또한 현재 치료제가 거의 없는 소페포폐암 환자에게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MPDL3280A은 항PD-L1 계열의 면역항암제인데 이전에 백금화학요법을 경험이 없고 TKI 계열의 약제만 사용한 환자에게 투여했을때 임상적으로 효과가 나타났다. 나아가 PD-L1이 발현이 반응률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그외에도 인간 단일클론항체인 니모투주맙(Nimotuzumab), 포지오티닙(Poziotinib) 등의 연구결과가 발표돼면서 올해 ASCO 폐암분야는 면역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캐나다 오타와의대 글렌우드 고수 교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폐암은 여전히 정복해야할 과제가 많은 암 중 하나로 새로운 TKI제제를 비롯해 면역항암제가 개발중이라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면역항암제는 아직 개발초기이기는 하지만 반응률과 생존율이 긍정적이며 부작용도 적어 향후폐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주목받는 약물로 주목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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