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치료제·백신 전무…예방 외에는 항바이러스제 등 대증요법 시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환자수가 거침없이 늘어나면서 전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같은 공포심리에는 앞으로 얼마나 확산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과 함께 치사율이 40%에 달한다는 점, 특히 효과가 입증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 주효할 것이다.

현재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 치료를 위한 항바이러스제는 개발돼 있지 않다.

때문에 메르스에 특화된 항바이러스제나 예방백신의 개발이 최우선 순위로 떠올랐다. 항간에서는 한방요법이나 콧속에 바세린을 바르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황당무계한 소문도 들린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공인된 치료법은 수분공급(hydration)이나 해열제, 진해거담제 투여와 같은 대증요법 뿐.

의료기관에서는 간염 환자들에게 투여하는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과 리바비린(ribavirin)을 병용처방하며, 중증도가 높을 경우 인공호흡기나 인공혈액투석 등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십수년 전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때와 비슷하다.

"동물실험, 소수 데이터지만 근거수준 가장 높아"

그렇다면 메르스 환자들에 대한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병용 효과는 입증이 된 걸까?

물론 이들 약제 역시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고 있진 못하다. 일부 동물실험이나 실험실연구에서 항바이러스 작용을 입증했던 경우나 케이스 리포트 수준이다. 

몇몇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2013년에는 붉은털원숭이(rhesus macaque)에게 인터페론(interferon-α2b)과 리바비린을 병용투여했을 때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이 줄었고 숙주반응 및 임상 아웃컴이 개선됐다는 미국립알레르기 및 전염병연구소(NIAID)의 보고가 있었다(Nat Med 2013;19:1313-7).

이후에는 마이코페놀산(mycophenolic acid)을 인터페론( interferon-β1b)과 병용하면 강력한 활성반응을 나타낸다는 시험관실험(in vitro)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J Infect 2013;67:606-16).

▲ 김성한 울산의대 교수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 5명을 대상으로 했던 관찰연구에서는 리바비린과 인터페론(interferon-α2b) 병용이 아무런 혜택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들은 모두 인공호흡기를 적용 중인 중환으로, 다만 입원부터 약물투여까지 평균 19일(중앙값)이 소요돼 치료시기가 너무 지연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감염내과)는 "신종 전염병은 워낙 무작위대조연구(RCT)를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임상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 상황에서는 리바비린과 인터페론의 병용이 최선이라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스 유행 당시 때부터 축적된 경험이 있고, 실험실 데이터나 이론적으로 따져보더라도 가장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과도하게 유발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약물과 더불어 항바이러스제의 병용에 관한 연구가 시도될 필요가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메르스 예방백신이 속히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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