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억원대 밴딩에 공급자들 '회의감 팽배'

4차 수가협상은 '인상률' 대신 '재정소위'가 화두로 부상했다. 협상 의지자체를 상실케 할 정도의 밴딩으로 정해졌기 때문.

1일 열린 4차 수가협상에서 공급자단체들은 오후 6시에 열릴 재정소위에서 보다 많은 추가소요 재정(밴딩)이 정해지길 바라는 모양새였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마경화 부회장(수가협상단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 파탄이 났을 때는 진료비를 12% 정도 인하했다"며 "이번에는 그걸 다 잊은 듯한 밴딩을 제시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12%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조원 가량을 협력한 셈"이라며 "오늘 오후 열리는 재정소위에서 공단측이 이부분을 간곡히 설명해 추가재정소요(밴딩)를 현실화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처음 원하는 인상률을 많이 줄였지만 여전히 큰 접점에 대해 토로했고, 재정소위에 대해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의협 김숙희 부회장(수가협상단장)은 "국고 미지급금까지 20조원의 흑자를 반영될 수 있도록 재정소위에서 달라진 밴딩을 내놔야 할 것"이라며 "처음 제시한 인상률을 깎아서 4%대로 줄였는데 여전히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병원협회 역시 간극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다른 단체와 달리 부대조건을 '목표관리제' 뿐 아니라 'ABC 원가자료'까지 제시된 상태여서 다소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병협 이계융 부회장(수가협상단장)은 "ABC원가분석은 병원이 자료를 내는 것이 관건이다. 추후 협상에서 이 부분을 고려해볼 것"이라며 "아직은 간극이 크지만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줄여가볼 것"이라고 했다.

부대조건에 대해서는 대한약사회가 가장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이영민 부회장(수가협상단장)은 "거부하지는 않았다. 장기적으로 볼 것이며, 모호한 제안이었기에 생각할 부분이 많다"며 "인상률을 좁혀나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재정소위에 대한 기대도 버리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그간의 브리핑을 통해 "밴딩을 더 늘려야 한다. 공단의 흑자분을 고려하는 동시에 약국의 어려움, 재정파탄시 공급자단체들의 인하률 등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재정소위가 마치는대로 공급자단체들이 오후 10시부터 5차 협상을 이어가며, 자정이 되면 협상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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