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의대 이경복 교수팀

▲ 사진 왼쪽부터 건양의대 미생물학교실 유영춘, 생화학교실 이경복, 해부학교실 한승연 교수

혈뇌장벽 투과 뇌질환 치료 약물전달체가 우리나라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해조류에서 추출한 폴리페놀 계열 성분인 디엑콜(dieckol)이 혈뇌장벽을 투과해 독성작용으로부터 뇌 신경세포를 보호한다는 연구결과가 국제저널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건양의대 이경복 교수팀(생화학교실 이경복, 미생물학교실 유영춘, 해부학교실 한승연 교수)과 고려대 화학과 김종승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뇌 혈관에는 선택된 물질만을 뇌 속으로 전달하는 일종의 여과장치인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이 있어, 염증작용이나 독소의 침입 등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혈뇌장벽은 질병의 치료에 유용한 약물성분이 뇌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 기능도 있어,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는 후보약물이 혈뇌장벽을 투과할 수 있는가가 성패의 관건이 된다.

연구팀은 형광물질을 표지한 디엑콜을 혈관에 투여하고 뇌로 침투되는 과정을 조사한 결과, 디엑콜이 혈뇌장벽을 효과적으로 통과함은 물론 뇌 조직 내의 신경세포에까지 도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디엑콜은 신경세포 내의 소기관인 소포체로 선택적으로 이동해 소포체 스트레스를 경감시킴으로써 뇌 질환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경세포 내 소포체 스트레스는 치매, 파킨슨병 등 만성 퇴행성 뇌 질환의 발생의 중요한 원인인 만큼, 효과적인 혈뇌장벽 투과성과 세포 내 소포체로의 선택적 이동성을 지닌 디엑콜은 그 자체로서 뇌 질환 치료제로서의 응용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디엑콜은 혈뇌장벽을 통과하지 못하는 뇌 질환 치료약물의 혈뇌장벽 투과 보조제로서, 혹은 세포 내 소포체로 약물을 전달하는 선택적 전달체로서의 응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경복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응용화학과 기초의학의 전문지식을 융합한 학제간 공동연구의 모범적인 사례이며, 뇌신경과학자의 숙원이며 난제였던 혈뇌장벽의 문을 연 의미 있는 결과"라고 밝혔다.

특히 "혈뇌장벽을 뚫고 뇌세포의 소포체에 치료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첫발을 내딛는 연구로 뇌신경계 질환은 물론 소포체 스트레스와 관련된 많은 질병의 극복에도 폭넓게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Blood-brain Barrier-permeable Fluorone-labeled Dieckols Acting as Neuronal ER Stress Signaling Inhibitors 제목의 연구결과는 세포치료와 조직공학분야의 최고권위인 바이오머티리얼(Biomaterials)지 5월 16일자 온라인에 발표됐다. 이 저널은 5년간 평균 SCI 피인용지수 8.9를 보이는 나노메티컬 융합분위 순위에 있어 상위 5%에 있는 국제적 권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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