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기 티카그렐러 투여 빠를수록 혈전증 더 줄여

 

PLATO 연구에서 티카그렐러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으로 입원한 환자에게 투여해 1년간 관찰했을 때 클로피도그렐 대비 빠르고 강력한 항혈소판 효과를 나타냈고, 궁극적으로는 출혈위험을 높이지 않은 상태에서 심혈관사건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 티카그렐러가 체내 흡수된 후 여타 생체변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P2Y12 수용체를 억제하는 기전 특성이 이를 가능케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PLATO 연구가 ACS 발생 후 입원한 환자들에서 티카그렐러의 임상혜택을 보았다면, 2014년 새롭게 보고된 ATLANTIC(NEJM 2014;371:1016-1027) 연구는 투여시기를 보다 앞당겨 증상발생 후 병원도착 전에 티카그렐러를 투여했을 때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지를 보았다. ACS 급성단계에서 항혈소판제 투여시기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져갔을 때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느냐를 검증한 것이다.

이를 시도해볼 수 있었던 것은 역시 티카그렐러의 특수한 작용기전 때문이다. PLATO 연구를 통해서 직접·가역적 P2Y12 수용체 억제기전이 빠르고 강력한 항혈소판 효과를 일관되게 발휘하도록 했고 궁극적으로 심혈관사건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에 근거해 보다 빠른 항혈소판 효과의 임상혜택을 보고자 했던 것이다.

ATLANTIC
ATLANTIC 연구는 증상발현 후 구급차에서 심전도 검사(ECG)를 통해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증(STEMI)으로 진단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매우 흥미롭게 디자인됐다. 환자들을 병원도착 전 구급차에서 티카그렐러(부하용량 180mg)를 투여하고 병원도착 후 위약(부하용량)으로 치료하는 pre-hospital 그룹(909명) 또는 구급차에서 위약을 투여받고 병원도착 후 티카그렐러로 치료하는 in-hospital 그룹(953)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이렇게 배정된 환자들은 구급차를 통해 PCI 시술을 받기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한 모든 환자들은 연이어 티카그렐러 90mg 1일 2회 요법으로 30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 1차 종료점은 PCI 전 ST분절 상승 해소(소실)를 70% 이상 달성하지 못한 환자의 비율과 관상동맥 병변의 심근경색 혈류(TIMI) 3등급을 달성하지 못한 환자의 비율을 평가했다.

관찰결과 pre-hospital 그룹에서 PCI 이전에 ST분절 상승 해소를 70% 이상 달성하지 못한 환자의 비율은 86.8%, in-hospital 그룹은 87.6%로 두 군이 유사했다(odds ratio 0.93, P=0.63). TIMI 3등급을 달성하지 못한 환자의 비율 또한 각각 82.6%와 83.1%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odds ratio 0.97, P=0.82). 주요 안전성 평가결과도 유사했다.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긴급 재형성술, 스텐트 혈전증 등의 복합빈도가 pre-hospital과 in-hospital 그룹에서 각각 4.5%와 4.4%로 비슷했다.

PCI 후 스텐트 혈전증 감소
PCI 후 스텐트 혈전증에 있어서는 두 그룹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PCI 후 30일 시점에서 스텐트 혈전증 빈도는 pre-hospital 그룹의 상대위험도가 81%나 낮았다(hazard ratio 0.19, P=0.0225). In-hospital군 대비 pre-hospital군에서 PCI 후 24시간(0% 대 0.8%)과 30일 시점(0.2% 대 1.2%) 모두에서 스텐트 혈전증이 감소했다. 즉 구급차에서 티카그렐러를 투여한 것이 혈전증 발생위험을 낮춘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하버드의대 Elliott Antman 교수는 “티카그렐러를 31분 앞당겨 투여해 STEMI 환자의 스텐트 혈전증 위험을 유의하게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ATLANTIC의 수석 연구자인 프랑스 살페트리에르대학병원의 Gilles Montalescot 교수는 “스텐트혈전증의 조기 발생을 줄이는 잠재적 혜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STEMI 환자에게 이중항혈소판요법을 급성기 단계에서부터 시작할 것을 1등급으로 권고하고 있는 유럽심장학회(ESC)·유럽심장흉부외과학회(EACTS)의 ‘2014 심근 혈관재생술 가이드라인’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표>.

 

티카그렐러 분쇄투여 가능
ATLANTIC 연구는 티카그렐러의 조기투여를 통해 PCI 후 혈전증 위험의 감소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편 티카그렐러는 최근 식약처의 허가변경 승인에 따라 분쇄투여가 가능해지면서 급성기 STEMI 환자에게 적극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티카그렐러는 약을 고운 가루로 분쇄해 물 반 컵에 타서 그대로 마신 후 복용한 컵을 물 반 컵으로 헹궈 다시 마시거나, 코위관(CH 8 이상)을 통해 투여하는 방식으로 분쇄투여 할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 분쇄투여가 의약품 허가사항에 명시된 경구용 항혈소판제는 티카그렐러가 유일하다. 따라서 연하장애(삼킴장애)가 있거나 목 넘김이 어려운 고령의 환자뿐만 아니라 정제를 삼키기 어려운 응급상황의 환자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약물을 투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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