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 티카그렐러 계속 적용시 심혈관사건 감소

 

현재 국내외 가이드라인은 심근경색증 등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게 혈전성 심혈관사건 예방을 목적으로 급성기 단계에서부터 아스피린과 P2Y12억제제의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적용, 이를 최대 1년까지만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후에는 아스피린만의 항혈소판요법이 계속된다. 이 같은 권고는 아직 DAPT를 1년 이상 장기적으로 적용했을 때의 임상혜택에 관한 명확한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DAPT 1년 이상 치료전략의 근거
최근까지만 해도 ACS 환자에서 1년 이상의 DAPT 장기치료 효과를 명확히 규명한 사례는 없었다. 이 문제에 답을 준 것이 바로 티카그렐러를 검증한 PEGASUS-TIMI 54 연구다. PLATO와 ATLANTIC에 이어 가장 최근에 발표된 PEGASUS-TIMI 54 연구는 심근경색증 후 1년가량이 지나 안정된 상태의 환자들에게 아스피린에 더해지는 P2Y12 억제제 티카그렐러 전략을 장기적으로 지속할 경우 최대 3년까지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이어 갈 수 있다는 것을 보고했다. ACS 환자에서 급성기·단기에 이어 장기치료까지 치료영역을 넓힐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로써 티카그렐러는 PLATO와 ATLANTIC에 이어 PEGASUS-TIMI 54 연구를 거치면서 심근경색증 환자의 급성기 및 단기·장기치료 근거를 모두 갖추게 됐다.

PEGASUS-TIMI 54
미국 하버드의대 브리검여성병원의 Marc S. Sabatine 교수는 지난 3월 15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PEGASUS-TIMI 54 최종결과를 발표, “적어도 연구시작 1~3년 전에 심근경색증을 경험한 환자들에게 아스피린과 티카그렐러의 DAPT 전략을 적용해 최대 36개월까지 치료·관찰한 결과, 위약군 대비 심혈관 원인 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 상대위험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주요출혈 위험은 티카그렐러군에서 더 높았다. 연구는 NEJM 3월 15일자 온라인판에 동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ACS 환자에서 확인된 티카그렐러 급성 및 단기치료의 심혈관사건 예방혜택이 심근경색증 후 안정된 상태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장기간 치료에서도 가능할 것인가를 보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Sabatine 교수팀은 심근경색증 발생 1년 후 환자에게 이 DAPT 요법을 적용했을 때 장기적으로 임상혜택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키 위해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진행했다.

환자들은 연구시작, 즉 무작위 배정이 이뤄지기 최소한 1~3년 전에 심근경색증을 경험한 경우로 고령·당뇨병·다혈관 관상동맥질환·만성 신장질환 중 적어도 한 가지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했다. 총 2만 1162명의 환자들이 아스피린에 더해지는 티카그렐러 1일 2회 90mg, 티카그렐러 1일 2회 60mg, 또는 위약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됐으며 33개월(중앙값)의 관찰이 이뤄졌다. 1차 종료점은 심혈관 원인 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의 복합빈도를,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TIMI 주요출혈 위험을 평가했다.

종합하면 심근경색 발생 후 12개월 이상이 경과한 안정된 환자에서 아스피린 + 티카그렐러 DAPT 전략의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최대 3년까지 장기적으로 관찰한 것이다. 또 임상현장의 치료패턴으로 본다면 심근경색증 후 1년간의 아스피린과 P2Y12 억제제 병용요법을 티카그렐러 치료로 계속 연장했을 경우 장기적 혜택을 본 것이다.

“가이드라인 판도에 변화줄 것”

 

결과는 3년 시점에서 티카그렐러 90mg과 60mg 그룹의 1차 종료점 빈도가 각각 7.85%와 7.77%로 모두 위약군(9.04%)과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티카그렐러 90mg군은 위약군 대비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가 15%(hazard ratio 0.85, P=0.008), 60mg군은 14%(0.84, P=0.004) 낮았다. 연구팀은 “티카그렐러의 임상혜택이 치료초기부터 위약군과 차이를 보였으며, 이 효과가 연구종료 시점까지 유지됐다”고 밝혔다<그림>.

주요출혈 위험은 티카그렐러 90mg군 2.60%(hazard ratio 2.69, P<0.001)와 60mg군 2.30%(2.32, P<0.001)로 위약군의 1.06%와 비교해 높았다. 반면 두개내출혈 또는 치명적 출혈 위험은 0.63%(1.22, P=0.43), 0.71%(1.20, P=0.47), 0.60%로 세 그룹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조명된 부분은 티카그렐러 60mg 요법이다. 약제는 현재 1일 2회 90mg이 사용되고 있는데, 급성기에서 더 나아가 안정된 상태의 장기적 혜택을 본다는 측면에서 60mg 요법을 임상연구에 적용했다. 결과는 약제의 효과가 90mg, 60mg 모두에서 우수함의 차이가 없었던 데 반해, 출혈 관련 안전성은 60mg이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연구팀은 이에 근거해 “두 용량의 임상혜택 차이가 유의하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60mg 요법이 위험 대비 혜택에 있어 보다 매력적”이라며 “내약성에 문제가 없는 한 MI 환자에게 티카그렐러 치료를 장기적으로 지속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PEGASUS-TIMI 54 연구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ACS 환자의 DAPT 전략에 대해 가이드라인 권고안을 바꿀 정도의 파워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현재 국내외 가이드라인이 ACS 환자를 대상으로 DAPT 요법을 1년까지 권고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를 계기로 1년 이상 장기투여를 권고하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1차 종료점이 초기부터 차이가 나면서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벌어진다는 점에 주목, PEGASUS-TIMI 54 연구는 평균 33개월까지 관찰했지만 추가적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에도 기대를 표하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