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 아스피린 불내성 환자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 경우 아스피린을 빼야 하지만, 유지하는 방법으로는 둔감화 전략(desensization)이 제시되고 있다. DAPT 전략이 부득이한 상황에서 아스피린 과민반응 환자가 있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PCI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스텐트 혈전증 또는 심혈관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일정 기간 DAPT 전략을 쓰는 것이 표준이다. 문제는 드물지만 환자에 따라 아스피린을 투약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 경우 대부분은 아스피린 과민반응(hypersensitivity)을 보이는 환자들이다.

지난 2005년 영국 NICE 가이드라인은 아스피린의 불내성(intolerance)을 아스피린 과민반응이 입증됐거나, 저용량에서도 심각한 소화기 이상반응을 보이는 환자로 정의한 바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아스피린 불내성 환자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것이다. 성균관의대 한주용 교수(삼성서울병원 심장내과)는 지난달 18일 순환기통합학술대회에서 “아스피린 불내성 발생률은 6~20% 정도라고 보고되고 있지만, 실제로 과민반응이 발생하는 경우는 0.6~2.4%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극소수라도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대안이 있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아스피린 둔감화 전략, P2Y12 억제제 단독투여, 실로스타졸 대체투여가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아스피린 둔감화 전략은 환자들에게 처음부터 고용량을 투여하지 않고 1mg 또는 5mg을 초회용량으로 시작해 30분 간격으로 아스피린을 두배 용량으로 올리는 방식이다. 즉 아스피린 적응기간을 두는 것이다.

한 교수는 “근거는 많지 않지만 2005년 발표된 단일기관 연구에서 88%(14명)의 환자가 둔감화 전략을 통해 불내성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보고 된 바 있다”며 “현재로써 아스피린 사용을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안은 클로피도그렐과 같은 P2Y12 억제제를 단독으로 투여하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가 선보인 ‘비ST분절상승 급성관상동맥증후군(NSTE-ACS) 관리 가이드라인’을 보면, 아스피린 과민반응 또는 주요 위장관 불내성 문제로 아스피린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 클로피도그렐을 사용하라고 권고되고 있다.

한 교수는 “대규모 임상연구인 MATCH 결과를 보면 클로피도그렐에 아스피린을 추가한 DAPT 요법이 클로피도그렐 단독보다 혈전증 발생 등 위험을 줄이지 못했으나, 출혈위험은 더 높은 것으로 나와 환자상태에 따라 클로피도그렐의 단독치료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려되고 있는 옵션은 아스피린 대신에 실로스타졸을 쓰는 것이다.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CSPS2 연구에서 실로스타졸의 아스피린 대체 가능성이 확인됐다. 따라서 DAPT 전략을 써야 하는 환자 중에 아스피린을 투여할 수 없으면 P2Y12 억제제와 실로스타졸도 고려될 수 있다는 게 한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그 외에 심각한 위장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프로톤펌프억제제(PPI)를 병용처방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는 위장관 출혈이 있거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65세 이상, 항응고제 사용, 비스테로이드제제 사용 등 다중적 위험요소가 있는 환자에게 적합할 수 있다”면서 “중요한 점은 환자에 따른 적절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PEGASUS-TIMI 54 연구와 관련해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의 DAPT 치료 가이드라인이 빠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EGASUS-TIMI 54 연구는 2만여 명에 이르는 ACS 환자를 대상으로 DAPT(아스피린 + 티카그렐러) 전략을 쓸 경우, 현재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는 기간 이상으로 장기간 투여를 통해 위약군 대비 심혈관사건 위험을 15%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ACS 환자에서 1년 이상의 DAPT 장기치료 효과를 명확히 규명한 사례는 없었다. 이 문제에 답을 준 것이 바로 티카그렐러를 검증한 PEGASUS-TIMI 54 연구다. 심근경색증 후 1년가량이 지나 안정된 상태의 환자들에게 아스피린에 더해지는 P2Y12 억제제 티카그렐러 전략을 장기적으로 지속할 경우 최대 3년까지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이어 갈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ACS 환자에서 급성기·단기에 이어 장기치료까지 티카그렐러 치료영역을 넓힐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울산의대 이철환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는 “현재 국내외 가이드라인이 ACS 환자에게 적용하는 DAPT 전략을 1년까지 권고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를 계기로 그 이상 장기투여해도 된다”고 임상적 의미를 피력했다. 특히 그는 “이번 연구의 그래프 도식을 보면, 1차 종료점이 초기부터 차이가 나면서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벌어진다”면서 “PEGASUS-TIMI 54 연구는 평균 33개월까지 관찰했지만 추가적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장기치료에 따른 추가이득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에 따른 가이드라인 변경도 예상했다. 다만 대상은 연구에서 정의한 대로 1~3년 내 심근경색증 병력이 있거나 하나 이상의 위험인자(고혈압, 당뇨병 등)를 가진 환자로 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혈의 문제는 좀 더 관찰해야 하지만 대체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했다. PEGASUS-TIMI 54 연구에서 출혈위험은 티카그렐러 90mg, 60mg 모두 위약 대비 증가했다. 위약을 1로 볼 때 2.3~2.6배가량 증가한 것이지만 대체로 조절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출혈위험이 컸지만 대뇌출혈은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위장관 출혈은 병원에 오면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지만 뇌출혈이 발생하면 기능적 장애로 인해 환자들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뇌출혈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호흡곤란이 PLATO 연구보다 5배가량 증가한 문제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상태에서 갑작스런 스위칭 문제로 해석했다.

이 교수는 “PLATO 연구에서 0.9%의 호흡곤란이 발생했는데 이는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라는 상황 때문인 반면 PEGASUS-TIMI 54 연구에서는 치료 후 안정적인 상태에서 티카그렐러로 스위칭하는 과정에서 숨가쁨이 발생할 수 있으며, 다만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 외 PLATO 연구에서 나타난 암발생 증가 또한 이번 연구에서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철환 교수는 “티카그렐러는 대규모 임상을 통해 DAPT 전략의 장기적 혜택을 임상적으로 입증한 유일한 연구라고 볼 수 있다”며 “그동안 다양한 연구에서 ACS 발생 후 DAPT 투약기간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PEGASUS-TIMI 54 연구를 통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내렸다.

 

미국심장협회(AHA)와 뇌졸중협회(ASA)는 지난 2014년 발표한 ‘뇌졸중 2차예방 가이드라인’을 통해 “경한 허혈성 뇌졸중(minor ischemic stroke)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후 24시간 이내에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병용치료를 고려할 수 있고, 이를 3개월 동안 지속할 수 있다(IIb, B)”고 밝혔다. 뇌졸중 2차예방을 위한 전략으로 단기간의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조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권고한 것이다.

이 권고안의 근거가 된 것이 바로 CHANCE(NEJM 2013;369:11-19) 연구다. 지난 2013년 국제뇌졸중학술대회(ISC 2013)에서는 DAPT 전략의 뇌졸중 예방효과를 검증한 CHANCE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구는 경한 뇌졸중이나 TIA 환자의 급성기 조기치료 전략으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DAPT 전략을 적용했을 경우 뇌졸중 발생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검증했다. 결과는 클로피도그렐에 아스피린을 더해 치료한 결과, 아스피린 단독과 비교해 단기적으로 뇌졸중 재발위험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었다.

단기 전략으로 뇌졸중 위험 32% 줄여
경한 뇌경색이나 TIA는 뇌졸중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신호로 알려져 있다. 경한 뇌경색은 뇌졸중 증상이 지속되지만 환자에게 장애를 야기하지 않는 상태로 중한 뇌졸중(major stroke)에 선행되는 경우가 많다. 미니 뇌졸중(mini stroke)으로 불리는 TIA는 심하게 좁아진 뇌혈관으로 피가 흐르지 못하다 다시 흐르거나, 뇌혈관이 혈전에 의해 막혔다 다시 뚫린 것으로 잠시 증상이 나타났다가 수분 또는 수시간 내에 사라진다. TIA나 경한 뇌경색 환자에서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뇌졸중 위험을 막기 위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강조되고 있지만, 급성기의 조기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것이 알려져 있지 않다.

CHANCE 연구는 이러한 환자들에서 클로피도그렐에 아스피린을 더하는 DAPT의 조기적용을 통해 뇌졸중 위험을 유의하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고했다.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에 저용량 아스피린 단독 또는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 병용군으로 무작위 배정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90일간 관찰한 결과, DAPT 그룹의 뇌졸중 발생빈도는 아스피린 단독군과 비교해 32% 낮았다(P<0.001). 2차 종료점이었던 뇌졸중, 심근경색증, 혈관 원인 사망의 복합빈도 역시 병용군의 위험도가 31% 낮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출혈성 뇌졸중 빈도는 두 그룹 모두 0.3%로 차이가 없었고, 출혈위험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급성단계 적용 근거
연구는 DAPT 조기치료를 통해 경한 뇌경색이나 TIA에 이어지는 뇌졸중 발생을 줄일 수 있었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Claiborne Johnston 교수는 “이들 환자에게 조기에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시작하면 2차적으로 발생하는 뇌졸중 위험을 3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이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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