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당 1차약물 선택 환자·약제특성 따라 다변화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가 당뇨병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해 새로운 개정판을 선보였다. AACE는 학회 공식저널 Endocrine Practice 2015;21:e1-e10에 ‘2015 AACE Comprehensive Diabetes Management Algorithm’ 제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 당뇨병 환자에서 합병증 예방을 위한 종합적인 고혈당 관리전략을 알고리듬으로 제시했다.

AACE 가이드라인은 고혈당에 더해 당뇨병 합병증 예방을 위한 심혈관 위험인자(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당뇨병 전단계 환자에서 당뇨병 예방을 위한 전략을 알고리듬으로 제시해 일선 임상의들이 사전에 효율적으로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이드라인은 특히 고혈당 관리에 있어 혈당조절 목표치의 유동적 적용, 환자특성에 따른 목표치 설정, 환자와 약물특성에 따른 혈당강하제 선택 등 개별 맞춤치료를 강조하고 있다.

혈당조절 목표치 A1C 6.5% 기준…유동적 적용 강조
AACE는 당화혈색소(A1C) 7%에서 6.5% 미만을 오가던 혈당조절 목표치를 6.5%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A1C 6.5%를 황금률로 못박지 않고 유동적인 적용을 주문하면서, 환자 각각에 따른 맞춤치료에 무게를 뒀다. 학회 측은 우선 “중증의 동반질환이 없고 저혈당증 위험이 낮은 당뇨병 환자에게 A1C 6.5% 이하로의 혈당조절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증의 동반질환이 있고 저혈당증 위험이 높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A1C 6.5% 초과를 허용하는 동시에 개별 목표치를 정해 치료하도록 부연했다. 학회는 이와 관련해 “당뇨병 환자의 A1C 목표치는 연령, 동반질환, 당뇨병 이환기간, 저혈당증 위험, 순응도, 잔여수명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개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당조절 알고리듬
AACE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당뇨병의 진행 정도에 따른 고혈당 치료전략을 알고리듬으로 제시하고 있다. A1C 수치에 따라 생활요법과 함께 단독, 2제, 3제 약물요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식화해 설명하고 있다. 알고리듬은 최우선적으로 당뇨병의 진행 정도에 관계 없이 생활요법을 치료 전반에 적용하도록 권고했다. 생활요법에는 의학적 도움을 통한 체중감소도 포함됐다<그림>.

 


A1C 7.5% 미만엔 혈당강하제 단독요법

A1C가 7.5% 미만인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생활요법과 함께 혈당강하제 단독요법의 적용을 권고했다. 주목되는 것은 기존의 가이드라인들이 메트포르민을 유일한 단독요법 약물로 권고해 온 것과 달리 다양한 약제들을 1차선택에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환자와 약제특성에 따른 맞춤치료를 고려한 결정이다<표>.

 


메트포르민 1순위

여러 약제들을 단독요법에 포함시키기는 했어도, 1순위는 메트포르민이었다. 가이드라인은 메트포르민 > GLP-1 수용체 작용제 > SGLT-2 억제제 > DPP-4 억제제 > 알파글루시코다제 억제제 > 티아졸리딘디온계 > 설폰요소제 순으로 단독약제 선택의 선호도에 차등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메트포르민·GLP-1 수용체 작용제·SGLT-2 억제제·DPP-4 억제제·알파글루시코다제 억제제는 부작용이 적으며 잠재적 혜택이 있는 약제로, 티아졸리딘디온계·설폰요소제는 사용에 주의가 필요한 약제로 분류했다.

SGLT-2 억제제 약진
전반적으로는 인크레틴 요법(DPP-4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과 SGLT-2 억제제 등 신규 혈당강하제의 약진이 주목된다. SGLT-2 억제제의 경우, 약물 선호도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부작용 위험에 대한 주의도 제기되지 않았다.

A1C 7.5% 이상에선 2제요법
가이드라인은 단독요법에도 불구하고 3개월 이내에 혈당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약제를 추가하는 2제요법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A1C가 7.5% 이상일 경우에도  2제요법 약물치료를 권고했다.

메트포르민 또는 여타 혈당강하제 1차선택에 이은 2차선택 역시 선호도를 차등화해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은 GLP-1 수용체 작용제 > SGLT-2 억제제 > DPP-4 억제제 > 티아졸리딘디온계 > 기저 인슐린 > 콜레세브이람(colesevelam) > 브로모크립틴(bromocriptine QR) >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 설폰요소제 순으로 단독약제에 추가할 수 있는 2차선택을 권고했다.

3제요법과 인슐린 강화
2제요법 단계에서도 3개월 이내에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경우 3제요법으로 진행이 이뤄지고, 여기서도 치료에 실패할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약제 추가 또는 인슐린 요법의 강화가 적용된다. 3제요법의 약제선택은 GLP-1 수용체 작용제 > SGLT-2 억제제 > 티아졸리딘디온계 > 기저 인슐린 > DPP-4 억제제 > 콜레세브이람 > 브로모크립틴 >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 설폰요소제 순으로 권고됐다. 한편 기저시점의 A1C가 9.0%를 초과하는 고위험군에서는 증상의 유무에 따라 2·3제요법 및 인슐린 + 여타 약제의 적용과 함께 인슐린 강화로 이어지는 공격적 치료전략이 강조됐다.

당뇨병 전단계 알고리듬

AACE 가이드라인은 당뇨병 전단계에서 당뇨병 예방을 위한 치료전략 또한 알고리듬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전단계에서 당뇨병 예방을 위한 전략으로 생활요법과 함께 메트포르민이나 아카보스와 같은 약물치료를 권고하는 수준이었다. AACE 가이드라인은 여기서 더 나아가 △생활요법을 중심으로 △심혈관 위험인자 관리 △비만요법 △고혈당 치료 등 크게 4가지 측면에서 당뇨병 고위험군에 대한 치료 접근법을 세세히 제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복혈당장애(IFG) 100~125mg/L, 내당능장애(IGT) 140~199mg/dL로 혈당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 고혈당 경계수치에 근접해 있을 경우 당뇨병 전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AACE 가이드라인은 여기에 대사증후군(2005년 NCEP 기준)도 당뇨병 전단계로 정의했다.

생활요법·심혈관 위험인자·비만치료
AACE 가이드라인 역시 고위험군에서 당뇨병 예방을 위한 핵심전략으로 생활요법을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다만 가이드라인은 생활요법 가운데 체중조절과 관련해 의학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포함된다는 점을 부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이와 더불어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압·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심혈관 위험인자의 관리와 함께 비만치료의 알고리듬을 제시하고 있는데, 당뇨병 전단계 환자 역시 이 알고리듬에 따라 여타 인자들을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혈당치료
가장 중요한 고혈당 치료는 공복혈당 100mg/dL 초과, 식사 2시간 후 혈당 140mg/dL 초과 시에 약물요법을 권고했다. 우선, 당뇨병 전단계 기준에 1개가 부합할 경우에는 비만치료 강화와 동시에 이와는 별도로 저위험도 약물인 메트포르민과 아카보스를 통한 예방요법을 제시했다.

다수의 당뇨병 전단계 기준을 만족시키는 환자의 경우에는 티아졸리딘디온계나 GLP-1 수용체 작용제를 바로 사용하거나, 메트포르민과 아카보스 치료로도 혈당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에 주의와 함께 티아졸리딘디온계 또는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사용하도록 로드맵을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은 이와 함께 정상혈당에서 고혈당의 진행에 이어 당뇨병을 명확히 진단받았을 경우 항고혈당 치료 알고리듬을 따를 것을 주문했다.

비만 알고리듬
AACE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당뇨병 환자의 관리에 있어 과다체중 또는 비만의 치료를 핵심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제2형 당뇨병 환자 대부분에서 합병증의 이환, 사망, 장애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비만치료가 필수적인 요소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이에 근거해 1·2·3단계의 비만치료 알고리듬을 제시하고 있다.

1단계에서는 비만에 따른 합병증 여부와 정도에 대한 평가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심장대사질환과 생체역학적 합병증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궁극적인 치료전략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합병증이 없는 상태에서 BMI(체질량지수) 25~26.9 또는 27 이상인 경우와 합병증이 있는 상태에서 BMI 27 이상인 환자들에게 각각 차별적인 비만치료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2단계에서는 비만과 합병증의 정도에 따라 구체적인 치료전략이 제시된다. 합병증이 없는 상태에서 BMI가 25~26.9 또는 27 이상인 환자들에게는 생활요법만 권고됐다. 반면 합병증이 있는 상태에서 BMI 27 이상인 경우에는 합병증의 중증도에 따라 생활요법과 함께 약물치료와 수술치료가 모두 권고됐다.

비만약물은 펜타민(phentermine), 올리스탯(olistat), 로카세린(lorcaserin), 펜타민 /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ER, 날트렉손(naltrexone) / 부프로피온(bupropion),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등이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수술치료는 위밴드술, 위소매절제술, 위우회로술 등이 합병증의 중증도가 높은 경우에 한해 권고됐다.

가이드라인은 비만치료의 3단계에서 정해진 치료를 통해서도 합병증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에 보다 높은 수위의 체중감소를 위해 생활요법, 약물치료, 수술치료를 강화하도록 주문했다.

심혈관 위험인자 치료
AACE 가이드라인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합병증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로 비만과 함께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을 명시, 당뇨병 환자에서 약물치료를 통해 어떻게 이들 인자를 조절할 것인가에 대한 알고리듬도 제시했다.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은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관리를 위한 약물치료에 스타틴을 우선적으로, 여기에 중성지방(TG)이 500mg/dL을 초과할 경우에는 피브레이트, 오메가-3지방산, 나이아신 등을 권고했다. 스타틴에 불내약성을 보이는 환자들에게는 다른 스타틴 제제를 적용하거나, 스타틴 용량 또는 투여빈도를 줄이거나, 비스타틴계 LDL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사용하도록 했다.

가이드라인은 또 당뇨병 환자의 지질 위험도를 40세 미만에 여타 위험인자가 없는 당뇨병 환자(중등도위험군), 심혈관질환 병력 또는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고혈압, 가족력, 낮은 HDL 콜레스테롤, 흡연 등)가 있는 당뇨병 환자(고위험군)로 구분해 이에 따른 지질치료 목표치를 설정했다. 중등도위험군은 LDL 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 고위험군은 LDL 콜레스테롤 70mg/dL 미만으로의 조절이 권고됐다.

고혈압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압의 관리는 130/80mmHg 미만으로 기존 목표치를 고수하고 있다. 이를 위한 약물치료에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또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를 1차선택으로 권고했다. 이어 이들 환자에서 2~3개월 동안 치료 목표치가 달성되지 않을 경우에는 베타차단제, 칼슘길항제, 티아지드계 이뇨제 등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처음부터 혈압이 150/100mmHg를 초과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들의 경우에는 ACEI 또는 ARB에 티아지드계 이뇨제, 칼슘길항제, 베타차단제를 병용하는 2제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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