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동호 아이레그플러스의원 원장...교정·운동으로 소아 안짱다리·오다리 치료

 

안짱다리와 오다리 등을 가진 소아들은 성장하면서 대부분 좋아진다거나 혹은 심각해졌을 때 수술을 하면 된다는 것이 이 분야의 정설이다.

하지만 이런 편견을 깨고 소아 때부터 교정과 운동을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개원의가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아이레그플러스의원 송동호 원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이레그플러스의원은 소아 안짱다리나 오다리 등 소아족부과 관련된 교정을 하는 국내 몇 안 되는 소아족부전문의원이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송 원장이 정형외과 의사가 아닌 소아청소년과 의사라는 점이다. 그는 자신을 "청진기 안 잡고, 감기환자를 진료하지 않는 소아과 의사"라고 소개하면서 웃는다.

교과서에 도전한 소아과의사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왜 정형외과 영역인 소아족부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그의 고향은 제주도다. 개원 당시 그는 마라톤에 빠져 있었다. 마라톤을 뛰고 나면 무릎이 아팠지만 병원에 가면 근본적 해결보다 쉬라는 처방을 받기 일쑤였다고.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미국 족부의사를 만나 도움을 받고 난 후 무릎 통증이 훨씬 좋아지는 걸 느낀 후 생각이 달려졌다고 한다. 이후 관심이 확장돼 소아족부에까지 이르게 됐고, 더 나아가 소아 안짱다리와 오다리 등에 대한 논문까지 발표하면서 본의 아니게 기존 교과서와 반대편에 서는 개척자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 아이레그플러스의원 송동호 원장 ⓒ메디칼업저버 민수 기자

그는 "제주도에 있을 때 주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면서 421명의 경골염전각을 측정했는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는 서양과 달리 좌식문화로 인해 안짱다리가 심해지며, 6세경에는 정강이뼈가 서양 아이들에 비해 평균 10도 정도 안으로 틀어져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현재 교과서는 서양사람에게는 맞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05년 소아과학회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논쟁이 크게 일었다"고 말했다.

논문 발표 후 달라진 삶의 행적

논문 발표 이후 그의 인생은 다른 궤도에 진입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 하지교정클리닉 초빙교수 제의가 들어온 것. 당시 그는 2주에 한 번 제주도와 서울을 왔다 갔다 하며 안짱다리와 오다리를 가진 소아들을 진료했다. 이후 소아족부에 관심 있는 의사들이 점점 증가해 소아족부연구회가 만들어지고, 2주에 한 번 진료하던 안암병원의 환자도 증가해 그는 결국 서울로 자리를 옮겨 개업하게 된 것이다.

2005년 학회에 논문을 발표할 당시부터 그는 자신의 앞날이 험난할 것이란 슬픈 예상을 했다고. 그는 "의학 교과서는 바이블이 아니지만 의사들이 교과서에 보내는 신뢰는 상상 그 이상이다. 한마디로 굳건하다. 그런데 당시 내가 교과서에 나온 얘기와 다른 주장을 했으니 그 파장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말을 아낀다.

▲ 병원 1층에 운동치료실을 갖추고 소아족부의원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개업했을 때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2005년과 2007년 소아과학회에 각각 '제주지역 소아의 경골 염전'과 '경골 내염전 환아에서의 경비골 역회전 교정장치(TCR) 치료 효과'에 대해 논문을 발표하면서 그를 바라보는 타 진료과의 시선이 매우 차가웠기 때문이다.

그는 "제일 힘들었던 것은 2, 3돌 된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한 번 진료를 받은 후 돌아가 병원 홈페이지에 욕설을 하거나, 나를 오해하는 글을 남기는 행동을 했다. 개원 초창기에는 며칠에 한 번은 꼭 겪어야 했던 일이었다"며 "타 진료과의 공격은 참을 수 있었는데 환자들의 오해는 너무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하지만 오해도 서서히 걷혀 지금은 환자들의 입소문으로 병원은 그야말로 예약을 잡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서울은 물론 지방과 외국에서도 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는 것. 게다가 날카롭게만 대했던 타 진료과 의사들이 그가 진료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병원을 찾는 등 분위기는 그야말로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바른 자세가 치료의 시작

현재 병원에는 안짱걸음, 팔자걸음 등을 해결하는 보행문제 클리닉과 휜다리와 대퇴골내회전 등을 치료하는 휜다리 클리닉, 평발, 까치발, 무지외반 등을 치료하는 발 클리닉, 척추체형교정 클리닉이 있다. 안짱다리 등을 가진 환아가 병원에 오면 상태를 검사하고 이후 생활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으면 습관을 바꿀 수 있도록 강하게 교육한다. 만일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철저한 검사를 통해 환자의 발과 다리의 역학적 상태, 질병 상태 등 특징에 따라 맞춤 제작해 교정기를 제작하고 이후 교정과 운동요법을 진행한다.

운동과 교정치료가 가능하도록 병원은 1층에 운동치료실을 꾸며놨다. 근력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할 수 있는 첨단 장비인 BTE와 천장에 탄력이 있는 줄과 견고한 줄을 때에 따라 다르게 사용해 운동할 수 있는 슬링 등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이레그플러스의원의 특징을 꼽으라면 약물이나 주사요법 없이 운동과 교정으로 안짱다리와 오다리 등을 치료한다는 점이다. 그는 "부모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막막한 상황에서 운동이나 교정요법만으로 안짱다리 등을 치료한다는 것에 만족하고 또 실제 치료가 되는 것을 보고 안심한다"며 "처음에 냉담했던 부모들이 하나 둘 돌아왔고, 데이터가 쌓이면서 환자도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꿋꿋이 견디면서 그가 끊임없이 진행한 것은 근거를 만드는 일이다. 개원 이후 6000명 이상의 아이들의 교정치료를 했고, 고대안암병원 이후 1만 7000여 건의 임상사례가 그의 힘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 아이레그플러스의원은 교정과 운동 등으로 안짱다리 등을 치료하고 있다.  

그는 병원을 운영하면서 '바른 자세 전문가'가 되고 있다. 평소에 올바른 자세를 가지면 다리가 예쁘게 되는 것은 물론 키도 크는 등 일석이조라고 강조한다. 게다가 바른자세를 갖게 되면 노인이 된 후 관절염 등 노인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좌식생활을 하는 우리나라는 무릎이나 발을 꿇고 앉아 W자 자세로 앉는 습관을 지닌 아이들이 많다. 이때 발이 눌리는 방향으로 다리가 휘게 되며, 골반이 한 방향으로만 회전되어 휜다리나 척추측만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며 "어린이집 등 어린이들이 많은 곳에서 바르게 앉는 문화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다면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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