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의 역습, 대응방안 있나?
항생제의 역습, 대응방안 있나?
  • 원종혁 기자
  • 승인 2015.05.15 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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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감염재단, 국제 심포지엄 열고 '글로벌 액션플랜' 공개
▲ 아시아태평양감염재단(APFID, 이사장 송재훈)이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14~15일 이틀간 제10회 '항생제와 항생제 내성에 관한 국제심포지엄(ISAAR)'을 개최했다. 사진은 회의장 전경.

"항생제 내성문제는 이제 국가 차원을 넘어 국제적인 공조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아시아 지역은 이미 발생빈도가 위협적인 수준으로 다각적인 해결전략이 필요하다."
 
14일 아시아태평양감염재단(APFID, 이사장 송재훈)이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한 제10회 '항생제와 항생제 내성에 관한 국제심포지엄(ISAAR)'에서 성균관의대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삼성서울병원장)는 이같은 주장을 개진했다.

주목할 점은 새로운 항생제의 개발이 더딘 상황에서 매우 소수의 항생제만이 내성을 보이는 감염증 치료에 이용된다는 것. 결국 내성문제를 손놓고 관망만 하다가는 항생제가 도입되기 이전의 전염병 대유행시대로의 회귀를 예고했다.

항생제 내성이 전 세계 공공보건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항생제 내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장균(E.coli), 폐렴간균(Klebsiella pneumoniae), MRSA 등에 사용되는 3세대 세팔로스포린 계열 항생제의 내성은 이미 높다. 또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 치료에 쓰이는 페니실린의 민감도 역시 이제는 떨어진다.

아시아권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꾸준히 발표되는 통계자료에서 아시아 지역은 주요 병원성 출현지역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항생제 내성률을 보고한다. 중국, 인도네시아, 한국, 일본, 태국, 베트남 등 지역이 MRSA와 관련해 절반을 넘어서는 항생제 내성을 기록한 것. 또 폐렴구균에 사용되는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 내성 또한 70%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

일반적으로 항생제 내성이 환자 치료에 문제가 되는 이유는 질병 이환율을 비롯한 입원기간과 사망률을 올린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항생제 내성으로 최소 200만명의 환자가 관리가 안되고 있으며, 해마다 2만 3천명 이상이 사망한다. 영국은 항생제 내성으로 2050년까지 매년 천만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암으로 인한 사망을 넘어서는 수치다.

국가경제 위협, '2050년까지 GDP 손실 100조 달러 달할 것'

항생제 내성이 단순히 공공보건의 이슈에 그치지 않고 매우 심각한 경제적 문제를 위협한다는 것도 문제를 더한다.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감염증을 치료하는 데 막대한 의료재정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

송 이사장은 "미국에서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직접 투입비용을 매년 약 200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간접적인 의료비용을 더한다면 가격은 350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난다"며 "유럽도 마찬가지다. 영국에서 최근 연구된 논문에서는 2050년까지 총 누적 GDP 손실은 100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보고가 있었다. 아시아지역은 이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라고 지적했다.

진료현장에서 항생제의 오·남용이 무분별하게 자행되면서 내성위험이 이미 인류에 위협적인 수준까지 증가했기 때문에 국가차원의 공조와 강력한 규제가 요구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때문에 이를 직시한 일부 선진국에서는 국가 보건의료 아젠다의 최상단에 항생제내성 관리전략을 올려 놓았다. 다국가, 다학제가 참여해 항생제 내성의 실제 현황과 경제성 평가를 통해 충분히 설득력있는 관리전략을 구축한다는 입장이다.

△ 항생제 내성 관리 전략, WHO '글로벌 액션플랜' 살펴보니

현재 WHO는 항생제 내성 관리 전략을 담은 글로벌 액션플랜(action plan)을 세계보건회의에 제출한 상태다. 액션플랜의 취지는 명확하다. 실제 진료현장에서 지속가능한 감염병 관리전략을 펴자는 것으로 이미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항생제의 시의적절한 사용과 치료제가 절실한 이들에게까지 접근성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지침에서 제시된 다섯가지의 행동강령은 △ 항생제를 처방하는 의료진 대상 교육의 강화와 효율적인 소통을 통한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인식 제고 △ 조사와 연구를 통한 근거 기반 데이터 구축 △ 개인위생 및 위생시설, 감염예방 관리 강화로 감염병 발생 감소 △ 사람과 동물에 항생제 사용 최적화 △ 전세계 수요를 고려해 새로운 항생제의 개발 및 진단툴, 백신 개발에 대한 투자 확대와 경제적인 사용전략을 개발한다는 것이 골자다.

△ 항생제 오·남용 문제 심각한 아시아 지역, 해법은 있나?

이미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항생제 내성이 위협적인 수준임을 인식하고 항생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미국의 경우 현 오바바 정권에서는 지난 2014년 9월 대통령명으로 국가적인 항생제 내성 관리 전략을 새로이 공표한 바 있다. 영국 역시 정부가 앞장서 항생제 내성에 대한 현주소를 점검하고 오는 2016년 2분기까지 정부 주도의 액션플랜을 준비중에 있다.

하지만 항생제 내성 문제가 심각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대체로 미온적인 반응이다. 대부분이 인정은 하지만 구체적인 행동에선 한발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는 항생제 내성과 관련된 근본적인 진료지침조차 미약한 실정이다.

그렇지만 나비효과라고 했던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감염재단(APFID)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공조를 통해 지난 2010년부터 항생제내성 관리 전략을 새롭게 짜는 대응방안을 논의해 왔다. 작년에는 첫 결과물로 아태지역 항생제 내성 관리 방안을 담은 APEC 가이드라인이 제시됐다.

여기에 포함된 항생제 내성 관리 및 예방 전략은 크게 여섯가지다. △ 지역별 항생제 사용과 항생제내성 조사 △ 항생제내성에 대한 인식 증진 △ 효과적인 항생제의 적절한 사용 △ 원내감염 관리와 예방 △ 백신접종 △ 항생제 사용부터 위험 약물 방지까지 보건당국의 효율적인 규제 등이다.

한편 이번 국내에서 개최된 ISAAR은 2년 마다 열리는 국제 학술대회로 전 세계 감염질환 및 항생제 내성 분야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내성 및 차세대 항생제, 백신, 감염병 등에 대한 최신 지견을 논의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 학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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