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화장품 시장 진출 사업전략은?

 

의약품 분야 매출 저하에 따른 제약사의 사업다각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가장 대표되는 분야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음료 등이다.

특히 기존에 보유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분야를 필두로 매년 제약사의 화장품 산업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제품을 만들기도 허가받고 시장에 내놓기도 쉽지만, 이를 통해 제약사가 매출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여러 업체가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후 매출은 희비가 교차한다.

이에 제약사가 화장품 산업에 진출했을 때 극복해야 하는 난관과 성공을 위한 사업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급증하는 코스메슈티컬 시장 '화장하는 제약사'

 

화장품(cosmetics)과 제약(pharmaceuticals)의 합성어인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지난해 약 5000억원 규모로 매년 15%씩 성장하는 추세다. 의약품을 만드는 제약사가 제조한 화장품이라는 신뢰, 의료진을 통해 진행한 임상 결과 등이 소비자의 기대감을 자극해 구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은 직접 개발한 상피세포성장인자(EGF) 기술을 활용해 만든 제품 이지듀를 지난 2006년에 론칭하고 자회사 디엔컴퍼니를 통해 판매한다. 연간 매출 현황을 보면 2012년 90억원에서 2013년 110억원, 2014년 15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디엔컴퍼니는 병의원에서만 구입 가능한 이지듀EX와 온라인몰, 면세점에서 구입 가능한 이지듀, 에스테메드 등으로 유통라인을 차별화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아토홍은 국내 병원, 약국,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되며 중국 티몰에 입점돼 판매 중이다. 이 회사는 중앙대학교 김형준 교수 팀에서 실험한 아토홍의 아토피 개선 효과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오츠카제약의 남성화장품 우르오스는 2012년 국내 론칭 당시부터 홍보모델로 차태현을 내세우며 브랜드 대중화에 나섰다. 유통채널도 대형마트, 드럭스토어 등으로 잡아 대중과 눈높이를 맞췄으며, 약 2년간 꾸준한 투자 끝에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이밖에도 GSK, 휴온스, 일동제약, JW중외제약, 한미약품 등이 화장품 산업에 진출했고, 올해에도 동국제약이 센텔리안24, 신풍제약이 아이나이라는 브랜드로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에서 내놓은 화장품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개발한 제품들로, 인체에 덜 해롭고 안전한 성분과 우수한 효능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소비자의 신뢰 등이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일반 화장품보다 이점이 있다. 특히 민감한 피부를 가진 소비자, 혹은 피부에 순한 화장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선 더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약사의 도전이 매번 큰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국제약품의 색조화장품 스틸라의 2013년 매출은 약 42억원이었지만 지난해 36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기초화장품인 오리지널로우도 2013년 138억원에서 지난해 44억원으로 줄었다. 동성제약의 화장품 매출도 2013년 109억원에서 지난해 91억원 수준에 그쳤다.

치열한 화장품 업계…판매 전략 고민 필요

이는 화장품 시장이 병의원, 약국만 관리하는 기존 의약품 시장에 비해 백화점, 면세점, 마트, 드럭스토어, 화장품전문매장 등 다양한 유통경로를 갖고 있으며, 기존 화장품 업체들 간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2014년 화장품 주 구매채널 조사에 따르면 화장품 구매 경험 채널(복수응답)은 여성의 경우 화장품 전문매장(87.74%), 백화점(69.81%), 온라인쇼핑몰(62.26%)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그 외에도 면세점, 마트, TV 홈쇼핑 등 다양한 구매 경로에 대한 이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약국은 16.04%로 비교적 저조했다.

▲ 한국인 여성의 화장품 주 구매채널(복수응답, N=106, 단위 %, 출처 :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남성의 구매채널도 화장품 전문매장(65.45%)이 가장 많았고 마트(41.82%), 백화점(40%)이 주된 구매 경로였지만 약국은 8.18%에 그쳤다.

이 때문에 제약사가 병의원 전용, 약국전용 화장품으로 판로를 잡았을 경우 매출은 상대적으로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결국 중요한 것은 마케팅이고 유통경로다. 일단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사러가는 곳에 제품이 깔려있지 않으면 판매가 어렵고, 기존 화장품 업체와 브랜드 인지도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의약품 다루듯이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당부했다.

또 "약이라는 카테고리와 화장품은 많이 다르고, 우리가 의약품에 대한 이미지와 역량이 있으니까 화장품을 하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부연했다.

기능성의약품의 장점을 대중에게 설명할 수 있는 TV 홈쇼핑을 통한 마케팅도 빛을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에 따라 주성분과 관련된 일반의약품 명칭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제약사로서 명성을 쌓아온 회사명도 나가고 성분에 대한 설명을 방송 시간 동안 할 수 있기 때문에 기능을 알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효능·안전성으로 기존 화장품과 차별화해야

이 밖에도 효능 및 안전성을 꾸준히 강조하며 기존 화장품과 차별화하면 재구매 사용자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 화장품 기업은 전문적인 홍보 마케팅과 그동안의 유통 노하우가 있지만, 제약에 근간을 둔 우리는 성분의 우수성과 제품의 효능, 브랜드의 신뢰도 강화를 중점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며 "이를 위해 피부민감성 테스트, 임상 논문 등 학술적 데이터 추가 작업 등을 병행하는데 이 같은 노력이 제품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제약사의 성공적인 화장품 시장 진출을 위해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며, 일반 화장품이 진행하는 마케팅 활동이나 시장상황, 트렌드 등에 대한 이해와 벤치마킹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약사의 화장품 산업 진출과 관련해 한국화장품협회 장준기 상무는 "화장품 산업의 진입장벽은 낮지만 문제는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인데 쉽지 않다"며 "의약품은 질환에 대한 기능과 제품의 효과가 뚜렷하게 구분되지만 화장품은 스킨, 로션 등 부분에 중복되는 제품이 많아 화장품에 맞는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화장품 내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며 "제약사도 수출을 보고 화장품 산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화장품 수출을 위해서는 기존 제약사의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화장품에 맞는 네트워크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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