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선 고려의대 좋은의사연구소 소장

▲ 안덕선 고려의대 좋은의사연구소장 ⓒ고민수 기자

"좋은의사요? 무료봉사를 많이하면 좋은의사인가요? 인술을 펼치는 의사는 좋은의사일까요?"

최근 좋은의사연구소를 개소한 안덕선 소장(고려의대 교수·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은 우리나라에서 좋은의사에 대한 답은 없다며 웃는다.

좋은의사와 나쁜의사에 대한 개념조차 없고, 의사가 전문직으로서 어떤 역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지난 4월에 좋은의사연구소를 개소한 것도 이러한 문제를 하나하나 풀기 위한 첫 걸음이란 게 안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 의대교육이 안고 있는 맹점으로 역사와 문화, 철학 등 인문학의 부재를 꼽았다. 미국에서 의학을 들여오면서 인문학적 요소를 배제한 채 사이언스만을 집중적으로 받아들여 현재의 갖가지 부작용을 낳게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의료에 인문학적 배경지식을 강조하게 된 이유도 우리나라 의학이 몸과 질병에만 집중해 '인간'을 놓쳐왔다는 반성이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좋은의사연구소에서 의사에게 부족한 인문학적 학문을 커리큘럼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고, 의사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엇인지 연구할 것"이라며 "좋은 의사를 배출하려면 의학지식 하나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연구소에는 의대교수는 물론 의철학을 전공한 교수, 의학윤리를전공한 교수, 디자인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해 좋은의사상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안덕선 고려의대 좋은의사연구소장
의사에게 필요한 Practice와 Standard 등을 세우면서 차근차근 좋은 의사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Standard란 법 이전의 윤리성으로 의사가 직무상으로 어떤 윤리를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좋은의사 개념 뿐 아니라 의사의 악행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나 규범, 나쁜 일을 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영국은 보편적 윤리보다 더 강력한 윤리에 적용을 받는다. 그외 다른 외국 국가들은 전문가집단은 굉장히 높은 수준의 윤리수준을 요구받고 또 내부 규제도 강하다"며 "우리도 사회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의사상은 어떤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야할 시기에 왔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연구소에서는 의대생, 전공의, 전문의를 대상으로 '환자 중심'을 핵심에 두고 미래 의사의 역할과 덕목에 대한 교육과 새로운 의학교육모형도 연구될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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